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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친정 아버지.3

by 그레이스 ~ 2007. 12. 13.

장례를 마치고 어제 왔습니다.

사인은 폐렴.

 

6 월에 식도암 수술을 하셨는데 (병원에서 3년은 더 살 거라고 했다)

봉사활동으로 맡고계셨던 회장 직책도 넘기고 주변정리를 하시느라 무리한 일정으로 여러 행사에 다니시더니,

급격한 체력 저하로 쓰러지셔서 입원하셨고, 한 달 만에 떠나셨습니다.

 

폐렴 때문에 호흡이 힘들었지만 암이 퍼지지 않아서 통증은 없었기에

지켜보는 우리들에겐 그나마 참 다행이었지요.

모든 약을 제거하고 다음날 면도를 원하셔서 해드리고,

물 타월로 온몸을 깨끗이 닦아드리고, 머리까지 정갈히 빗은 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를 키우면서 즐거웠고 사랑스러웠다고 또는 고맙고 든든했다고 작별인사를 하시고

 

오빠에겐 장례를 어디서 치를 건지 (운명하신 병원과 장례를 치룬병원이 다름) 사후의 절차도 들으시고,

운명 후 제일 먼저 누구에게 연락하라고 지시도 하시고,

강인한 정신력 때문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또렷한 의식으로 앉고 싶다고 하시더니,

"나 죽고 난 후 울지 말고 형제끼리 술 한잔씩 마시며 아버지를 생각해다오"그렇게 당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먼길 떠나시는 아버지 전송하러 모인 듯이 이틀간을 보내고

토요일 우리 모두가 임종을 지켜보았습니다.

 

5일장을 치르고 어제 돌아와 죽은 듯이 잠을 자고는 오랜만에 블로그를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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