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산소량이 30% 밖에 안 되는 위급상황이라고 가족회의를 하라는
의사의 통고를 받았다며 아버지의 위급함을 알려왔다.
전화받고 10 분만에 출발해서 병원 도착하니 12 시
급하게 모인 (서울을 뺀) 거제,부산,진주,창원 네 곳의 형제자매들.
더 나빠지면 목에 구멍을 내어 산소공급을 할것인가가 쟁점.
아들 둘,딸 둘, 며느리 사위까지 다들~ 조심스럽고...
내가 나서서 그랬다
이런 문제는 딸들이 책임져야한다고.
많은 자식들이 피붙이의 감정이 앞서서 급한 마음에 생명연장을 해드리고 싶고,
고통스러움을 면하게 해드리고 싶은 맘으로 수술에 동의하게 되는데
나는 반대다.
정상으로 회복해서 퇴원하게 되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게 되어 나쁜 상태가 되더라도
한번 장치를 했으면 혼수상태로 몇 달이 지나더라도 의사도 보호자도 임의로 제거할 수가 없다,
그러니 생명연장 장치는 하지 말자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침착하게 대처하고,
장례절차, 앞으로 준비할 문제 등등을 유념하자고 말했었다.
한밤을 넘기고 막내 남동생이 내게 하는 말
집안에 대장이 있어서 마음 든든하다고~ 그러면서 내 손을 잡는다.
큰누나를 대장으로 부르는 막내.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잠드신 후
깜깜한 밤중에 운전을 해오며 떠오르는 생각 - 코끼리 무리들.
코끼리를 보면 제일 먼저 지도력이 떠오르는 건 티비에서 본 다큐 때문일까?
티비 프로그램으로 코끼리의 일대기를 본 적이 있는지?
그 많은 무리를 이끌고 이동하고, 생존방법을 가르치는 이는 제일 연장자 - 할머니 코끼리인 것을!!
애기 코끼리들의 육아, 교육을 담당하는 이모들을 정해주는 것도,
무리 속의 여러 젊은이들 중에서 지혜를 시험하고 후계자를 키우는 것도,
자연의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대장 할머니의 몫
여러 해 전에 교양채널에서 그 내용을 보고 남편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내게 부탁했었다.
코끼리처럼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어서
아들들과 태어날 손주들을 잘 이끌어 줘라고...
나이 들수록 더 지혜롭고 또 현명한 판단력을 가지는 게~ 대관절 그게 가능하겠냐고?
나는 어리석게 그저 나이만 먹어갈까 봐... 두렵다
오늘 오후엔 농담도 하시고, 읽을 거리도 찾으시고,
그런데 저렇게 회복이 되셨는데
큰딸이 그런 매정한 말을 한 줄 아시면 얼마나 놀라실까?
창원 ~ 부산을 밤 3 시쯤 돌아왔다가 아침에 다시 갔었고
오후 4 시에 돌아와서 잠도 못 자고 비몽사몽 하다가
이렇게 두서없이 넋두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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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더 지혜롭고 더 현명한 판단력을 가진다는것~~~
답글
그리될 수 만있다면...
할머니코끼리 이야기 다큐로 본적이 있지요.
그레이스님과의 짧은 만남,코끼리의 지혜와 반듯함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레이스2007.11.06 09:44
^^
아주 잘~봐주었군요^^
같은 또래가 아니어서 재미가 없었을텐데
좋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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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비 넘기신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답글
그레이스님처럼 저도 그런 지혜와 현명한 판단력이 있었음하고 바래봅니다.
정말로 그 순간의 그 선택은 젤 맏이가 힘들지만 현명하게 내려야 할 듯 하네요..
수고많으셨네요..
아직도 친정아버님이 계심이 많이 부럽습니다.-
그레이스2007.11.06 09:47
많이 쇠약해지셨기에 조심하셔야하는데
무리하게 총회에 참석하시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생을 하셨다네요.
회장자리 인수인계 등등...
아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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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suk2007.11.06 04:15 신고
남의 일은 객관적으로 바라보지만 막상 나의 일이 되면 당황해서 모두들 잘못된 판단을 하지요..
답글
참 어렵더라고요..
특히 부모자식간 문제는 더더욱..
위급상황에 지혜를 발휘하시는 그레이스님이 부러워요..-
그레이스2007.11.06 09:52
똑 소리가 난다고도 하지만 냉정하고 매정하다고도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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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참 힘든일이죠..
답글
저희도 장남이 있어도 남동생이다보니 뭔가를 결정하고 통보를 하는데에는 첫째인제가 해야 하더라구요..
문제는 제가 그닥 카리스마가 없다보니..... ㅜ.ㅜ
3년전 저희 아버지 가시기 전에도 저문제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나네요.
아버지도 원치 않으셨고 저도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순간 어머니는 그게 아니신가 보더라구요.
그런 상황이 닥치면 산소호흡기는 달지 않는걸로 다 결정했는데 긴박한 상황이되니 어머니가 그냥 동의해버리셨더라고요.
어머님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아버지와 함께 하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셨겠죠......
지금 생각해도 인생을 누려야 하실 시기에 병과 싸우다 가신게 계속 맘이 아픔니다.
그레이스님도 건강하세요 ^^-
그레이스2007.11.06 10:03
육남매의 맏이는 오빠인데
선비 타입의 오빠 대신
교통정리는 내가 많이 합니다.
카리스마는~~~ 확실하지요.
친정뿐이아니라 시댁에서도...
친정아버지께선 평소 아주 건강하셨고,
해외여행준비하시다 몸이 안좋은걸 아셨기에 수술을 하셨고,
그후로도 일상생활은 그대로 하시는 편인데
너무 무리를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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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 지나갔군요.
답글
내 앞가름하기 바빠서 나들이가 뜸했습니다.
시어머님을 그렇게 구멍을 뚫어서 살려냈었지요.(연세가 아직 있어서...)
그러나 반쪽 수족을 못 쓰시는 상태로 10년을 방안에만 갇혀 지냈답니다.
모든 수발을 시아버님이 하셨지요.
지금은 두분 나란히 양지쪽에 계십니다.
20일을 간격으로 손잡고 가셨다는.
전 친정에서는 4남매의 맏이라서 모든 결정을 도맡아 합니다.
그러나 시댁에서는 6남매의 막내며느리.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요.
부모님께서 이 세상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근데, 전 언니처럼 결정 못 할 것 같아요.
감정이 앞서서.
건강 챙겨가며 살아요. -
그레이스2007.11.06 14:38아침에 답글을 쓰다가 도중에 그만두고 목욕을 다녀왔어요.답글
어깨가 결리는 듯 근육이 뭉쳐서 그냥 있으면 하루종일 피곤할 것 같아서...
한결 가벼워졌어요.
점심먹고, 차한잔을 하면서 조금 쉬는 중.
은행이랑 또 나가야하는데...
서울있을 때 이웃집에 그런일이 있었지요.
남편은 지방의 큰병원 의사였고,시누이는 서울에서 대학교수.
사리분별이 갑자기 닥친일에는 소용이 없는지...
딸이 울고불고... 칠십몇살 어머니 그렇게 인공장치를 했었는데
결국 중환자실에서만 일년 넘게 계시다가(병원비 칠천만원 넘고)돌아가셨는데,
우리엄마~우리엄마~ 아우성치던 딸둘은 시중 안들고 며느리만 엄청 고생했어요.
인간 존엄성이랄까?
품위있게 사는 삶이 아니라면, 냉정하게 포기하는게 환자에게도 좋은 결단이라고 나는~~~~생각합니다. -
아버님..고비 넘기셔서 참 다행입니다.
답글
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 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언니는 그런 단호함과 현명한 판단력도 가지고 계시군요.
늘 의외의 모습을 하나씩 알게 되어 감탄스럽네요.
언니야 말로 바라시는 대로 지혜로운 코끼리 할머니 모습으로 손자, 손녀들에게 지혜를 가르쳐 주실테죠.
부럽습니다.-
그레이스2007.11.07 08:09
우리 만났을때
내가 겉보기와 달리 냉정하기도 하다고 했던가?
아이들 키울 때 그 단호함 때문에 남편도 어쩌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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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답글
동물나오는 프로를 신랑이랑 저랑 다 찾아보는 편인데...
그건 몰랐군요~~~
머리속 이런저런 생각들... 정리가 안되어... 제 머리속으로만...-
그레이스2007.11.07 16:23
케이블 방송 - BBC 에서 했던걸 자막을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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