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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지난 일주일

by 그레이스 ~ 2007. 12. 15.

기억 단지에 담아두고 싶은 여러 가지 일들 중에 내 실수부터 먼저 소개합니다.

앞으로 겪게 될 이웃들에게 참작을 하라는 뜻에서 공개할게요.

 

장례를 치르는 동안은

(호상이라고 하더라도) 상주들 모두 슬픔, 아쉬움, 부족했던 점, 피로감 등으로

마음 상태가 많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마치 '젖은 종이'같이 찢어지기 쉬운, 감정 통제가 어려운 상태이니

서로서로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장례식 후에 싸움 나거나, 마음 상해서 멀어지는 일이 많이 생기는 이유가

약간의 언짢음도 자기감정에 증폭되어서 발끈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장례를 마치고 형제들이 술 한잔 하는 자리에서

내가 막내에게 약간의 주의를 줬는데 막내가 발끈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썰렁해지고

(평소엔 내 말에 잘 따르던 막내여서 더욱 놀랐어요)

뒷수습을 하느라 쩔쩔매고 곤욕을 치렀답니다.

 

평소엔 가볍게 넘어갈 일도 때에 따라서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다들 기억해두세요.

혹시 서운한 마음이 생기더라도

'상대도 정상이 아니고 나도 정상이 아니다' 그러니 참고 그냥 넘어가자 - 이렇게

 

임종 전의 이틀, 장례식장에서 닷새 -  일주일 동안

새로운 발견, 새로운 감동!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조카들과 얘기한 시간이 없었을뿐더러 앞으로도 없을 텐데...

너희 아빠 4 살 때... 너희 엄마 6 살 때...

무궁무진한 나의 이야기에 20 대 조카들은 웃느라고 뒤집어지고...

 

당사자들은 "언론의 조작이다""거대 미디어의 횡포다"그때마다 적절한 유머로 받아넘기고...

남동생과도 이렇게 길게 속 깊은 얘기를 해본 적이 예전엔 없었던 듯합니다.

 

질부(오빠의 며느리)를 보면서는 28 살 어린 새댁이 어찌나 맘에 들던지,

아가씨 4 명에게 "너희들도 결혼해서 그 집안 어른들께 이렇듯 칭찬받는 예쁜 며느리 되어라" 당부하고요.

 

자~  이젠 어제의 일. 

삼우제를 지내고 오빠가 하는 말,

모두에게 수고했고 고맙다는 인사와

조문객에게 보낼 편지를 의례적인 문구가 아닌 직접 쓰겠다는 것과

우리들은 그것을 복사해서 조의를 표해준 지인들에게 단체로 보내기로...

아버지께서 관여하신 모임의 친구분들을 초대해서 식사대접을 하고 자식으로서 인사를 드리자고...

두 가지 의견 다 좋은 생각이라고 모두 찬성했습니다.

큰올케가 집안의 대장답게 그동안의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금전적인 것을 포함해서 두루두루 챙기고...

 

연말이어서 멀리서 오는 인사 편지들(아버지께)

그중에 일본에서 온 아버지 학생 때 친구의 안부편지와 달력 선물.

차마 뜯어보지 못하고 오빠에게 보였더니 답장을 보내겠다 하네요.

아마도 오빠는 그동안의 일들을 상세하게 잘~ 적어 답장을 보낼 테지요.

 

겨울,

눈 오는 날

죽은 친구 아들로부터 받아보는 편지를 상상하니...

아버지 친구분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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