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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추석전날 밤에...

by 그레이스 ~ 2008. 9. 13.

 

 

어제 은행 마감하기 전 4시에,

 

하청업체들,자재납품 회사들,작은 용역업체들...

(회사 경영자와 의견충돌을 해가면서도) 두달씩 밀려있던 대금30억 정도를 통장으로 다 넣어줬다며

술 한잔을 마시며 얘기한다.(외국에서 이번 선수금이 남편에게로 입금되어서)

하청업체의 하소연을 내게 들려주며,

사람답게 사는게 뭐냐고? 남 가슴아프게는 하지말아야지  그런다.

 

남편의 의견은 신랄하다

평소에도 누가 열심히 일 한다,고 하면,

열심히 하면 뭘해? 잘해야지! 그게 대답이었다.

똑같은 인형 눈붙이기 일을 누구는 두세시간을 꼼짝없이 앉아서 잰 동작으로 10시간을 한것과,

누구는 10분마다 물먹고,10분마다 화장실가고...밤을 새우며 열심히 했다고 한다면,

그 결과가 엄연히 다른데도,

그 성과를 똑 같이 아니 시간만큼 더 평가해달라고 떼쓰는게 요즘의 근로현실이란다.

근무중에 인터넷하고,몰래 증권시황 알아보고,메신저하고,사적인 전화하고...

그러고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야근한다는 사람들...

그게 일반적인 근무자세더라 - 무슨 경쟁력이 있겠냐?

그러면서도 인원감축에는 결사반대하는 근로자들.

 

이혼전문 변호사가 온갖 나쁜 사례를 다 알고있듯이...

남편은 참~ 비판적이네.

또 기업하는 사람들 과욕이 문제라며...

사업확장,매입...

무리한 회사 키우기가  자금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

선수금을 다른 용도로 쓰고싶은 유혹이 생기겠지 - 그래서 일이 터진거고.

회사 오너에 대한 불만도 강도 높게 터뜨리고...

 

다음주에도 줄줄이 회의가 기다리고있다.

양쪽회사의,

국내지불보증은행 - 외국회사의 보증은행 간의 의견 조율.

이쪽회사의 대주주 - 외국회사의 주주대행.

 

조금전 낚시도구를 챙겨들고 밤바다에 나가셨다.

바위에 걸터앉아 밤바다를 바라보며 수백억 살려볼 묘수풀이를 연구하겠지?

아마도 새벽녁 까지...

.............................................................................

밤바다를 보시면서 낚시도 하시지만 생각도 많이하시고,
그렇게 차분하시고 자세하신면이 계시니 잘 되실것입니다.

그레이스님 추석도 한가하시네요.
저도 아이들이 결혼하기전 아이들이 직장에 매였을때는
그렇게 한가하게 보냈는데............
아이들이 결혼하고 사돈들도 생기고 식구가 느니까 분주해지드라구요 ㅎㅎ
그레이스님도 이제 조금만 기다리셔요.
즐거운 비명하실 명절을 지내실테니까요.

답글
  • 그레이스2008.09.14 00:01

    둘째에게도 내려오지말라 그러고,
    올해는 조용히 지내기로 했어요.
    남편이 맡은 일이 워낙 심각해서 명절도 없답니다.
    외국회사 실무자들이 한국에 와 있는 상황이고요.

    프로젝트가 중간에 포기되는 일이 안생기도록 협상을 잘해야하는게 남편의 임무예요.
    깨어지면 한국회사가 부도나고,
    지불보증을 선 은행에서 외국회사가 낸 돈을 다 물어줘야하고...

    한번씩 일을 맡으면 너무 혹사를 당하는것같아서
    저는,
    이제 은퇴를 하라고 권유를 합니다만
    남편은
    일을 찾아서 맡을 생각은 없지만
    수입보다 위기에 처한 회사를 어떻게 외면하냐고 되묻습니다.

  • June2008.09.15 08:03 신고

    여기서두요, 큰회사에서 일잘하는 CEO를 찾을때는 꼭 부인을 본다고 합니다.
    그래그런지 언제나 실력있는분 뒤에는 멋진 여인(아내)이 있어요.
    그레이스님도 그러신것 같습니다.
    남편이 말을 할수있게 부인이 얼마나 편안하시면 그러시겠어요.
    그레이스님은 "Good Listener"이시구요.
    두분이 참 멋지십니다.

  • 그레이스2008.09.15 10:08

    제이님^^
    과도한 칭찬의 말씀을~~~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전에 미팅을 하러 출발했습니다.
    각각 다른 호텔에서 양쪽을 만날 예정이라네요.

  • 씨클라멘2008.09.13 23:38 신고

    언니도 아저씨 회사 고문이시네요.
    저도 남편 회사 일들 들어주고 보고 받는 고문 역할인데...^^
    그 어떤 구체적인 조언은 못해주지만
    남편이 편하게 얘기 할수 있는 상대로 앉아 있어주면
    얘기하면서 본인 스스로 정리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하나봐요.

    그레이스 언니도 풍성한 명절 보내시고
    소원 성취 하시는 남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08.09.14 00:10

      바둑의 복기처럼,
      나한테 설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것 같아.
      변호사처럼 중간에서 조정하는 일이 주 업무이고,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게 보조업무인데,
      기술은 내가 모르는 분야이지만
      양쪽 회사의 의견이나 협상카드는 듣다보면 제 3자의 시각으로 느낀점을 말하기도 하고...

      다음주 혹은 그다음에 서울가서 시아버지 산소도 가고...
      두루 인사도 챙기고...
      세훈이도 찾아보고...
      일주일은 서울에 있을 예정이야.

      보름달은 같이 보자구^^

  • hyesuk2008.09.14 16:45 신고

    아이고..
    없는 사람만 명절이 고달픈 줄 알았더니..
    아저씨도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군요..
    덩달아 그레이스님도..

    저희 남편도 세계 여러나라 다니면서 노동법에 대한 의견조율을 노사정 사이에서 해주는 일을 하는데..
    처음에 출장가면 다들 놀랜데요..
    왠 조그만 동양남자가 전문가랍시고 오는게..
    서양인들은 놀라운가봐요..
    그래서 남편은 더 열심히 하지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종의 벽까지 넘어야되는..

    ㅎㅎ
    내조가 힘들어요~~ 은근~~ㅎㅎ

    답글
    • 그레이스2008.09.14 19:50

      남편이 말하는 가상 시나리오 4가지 중에서 어느쪽으로 결정나더라도
      남편이 손해볼게 없지만,
      의뢰자가 외국이라도 자기가 한국사람임을 명심하고 있다고...
      양쪽이 다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 낼려는 묘수찾기와,
      자료조사,심층분석...
      입시막바지의 고 3 같아요.

      지난번
      명훈이에게서 이박사님 하시는 일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어요.
      가까운 선배도 같은 일을 한다면서~

  • hyesuk2008.09.15 00:03 신고

    어?
    명훈씨가 우리 신랑하는일을 어찌 알았데요?..
    저 말한적 없는데..ㅋㅋ

    답글
    • 그레이스2008.09.15 00:40

      놀랐어?
      아마도 국제노동기구(ILO)일꺼라던데?
      내가 대충 설명했지 - 경제학 전공인데,아프리카도 가시고,방콕도 가시고...
      출장지를 주섬주섬 말했더니 그러데?

  • hyesuk2008.09.15 02:20 신고

    하하하..
    맞아요..
    역시 명훈씨는 예리한데요..

    답글
    • 그레이스2008.09.15 10:03

      명훈이가 대학원(존스 홉킨스)에서,
      계획경제를 전공해서 저개발국가의 발전에 일부분을 담당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아버지의 상세한 설명과 조언으로 (아들이 부유한 생활과 인생을 즐길수있는 여건이기를 바랬으니까)
      금융을 택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노동경제,개발경제,계획경제에 대해서도 귀동냥은 한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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