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부사장 임기가 내년 12월까지 인데,
이번 연말에 그만두겠다고 윗분께 말씀드렸다면서 우리들에게 사전 예고를 한다.
지금이 그만 둘 시기라면서
기분 좋게 만기제대한다며 그동안의 직장생활을 군대생활에 빗대어 말한다.
설레는 맘으로 앞으로의 생활을 기다린다는...
육십을 넘긴 나이까지 대기업에서 현역으로 근무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라고
동생들은 스물여섯 신입사원부터 사십 년 가까운 오빠의 직장생활에 경의를 표했다.
서로서로의 요즘 생활을 들려주기도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말하고
새해부터 중국에서 근무하게 되는 여동생 남편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겉으로는 순탄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저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가 있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큰 남동생이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자기의 인생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내 인생은 도전과 좌절과 극복이었다"라고.
승승장구로 잘 나가다가 하루아침에 끝장이 나버린 듯한 기분.
신문사 부국장에서 국장 승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국장으로 승진하고 부국장 자리에서 물러나서 평기자 신분이 된... 오십 대.
100% 사표를 내고 그만두는 게 수순일 텐데,
묵묵히 출근한 그 시절의 심정은 본인에게는 치욕 아니었을까?
마음을 가다듬어서 곧바로 다음 단계의 준비를 시작한 그 의지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암담한 그때,
그 위기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자고 결심했다고 그랬지.
근무를 하면서 대학원 시험을 치고 박사학위 준비를 한 독종이었다.
남들이 모르게 말이지.
하루에 3~4시간 이상 잘 수가 없었단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아서 두 군데 대학교에서 교수 제의가 왔었고,
대학교로 직장을 옮겼었다.
그게 몇 년 전의 일.
중국에서 책임자로 일하게 된 여동생 남편의 경우도 그렇고,
내 남편도, 오빠도, 남동생도, 여동생의 남편도... 승승장구 후에 지독한 좌절을 한 번씩은 겪었는데,
이렇게 현재의 위치가 주어진 건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고자 노력했던 덕분에
모두 실력으로 재발탁된 케이스였다.
인생이란,
끝없는 도전과, 좌절을 겪더라도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그 시련을 이겨내는... 그래서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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