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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

며느리의 취업.

by 그레이스 ~ 2012. 12. 18.

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면서... 

2~3일 고민을 했더니, 체중이 줄었다는 며느리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어떻게 할까요?"

학교 은사님께서 놓치기 아까운 직장을 추천해주셨다는...

직장을 택하려니 이제 겨우 4개월 된 아기가 안쓰럽고,

포기하자니 앞으로 그런 자리가 쉽겠냐~ 고민이 되고,

 

며느리의 고민이 너무나도 공감이 되어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원래의 내 본심을 밝히자면 며느리가 전업주부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인데,

막상 현실적으로는 그런 내색을 못하겠더라구.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자기의 발전과 성취감을 위한 선택인 줄 알기에... 

 

일주일에 2~3일만 출근을 한다니, 그나마 조건은 괜찮은 편인데... 그래도... 

"아유~~ 참으로 어려운 숙제로구나, 나는 하지 말라는 말은 못 하겠다. 

출근을 하든지, 거절을 하든지, 너의 선택으로 결정해라~ "

 

이번 주 안으로 결정을 해서 연락을 드려야 한다는 며느리에게,

심사숙고하라는 말만 해주고 통화를 끝냈다.

 

통화를 마치고부터 내 고민은 뭉게~뭉게~~~ 연기가 피어오르듯이, 점점 커져만 가고...

아마도... 출근을 하겠지?

하윤이는 어쩌지?

낮부터 시작된 걱정은 늦은 밤까지, 그리고 오늘 또...

5시쯤 목욕을 하고 나와서 가운을 입고 기초화장 파우치를 꺼내려 락커를 열고 보니,

며느리의 문자가 와 있다.

 

'오늘 선생님을 만나서... 아직 아기가 너무 어려서 그러니, 나중에 다시 불러달라고 정중히 거절하고 왔다는.'

많이 아쉬웠을 며느리의 마음도... 짐작이 되고,

육아에 전념하려는 결심이 기특하기도 하고.

 

사실은... 니가 출근하게 되면 둘째는 언제 낳을건지 그것도 걱정되더라~ 했더니,

연년생으로 낳아서 3년만 키워놓고,일 할게요~ 한다.

가슴이 답답하던 체증이 싹 내려간 듯 편해졌다.

 

  • (
    • 그레이스2012.12.19 10:07

      며느리에게 전화를 받았을 때는 며느리의 입장을 먼저 생각했었는데,
      전화를 끊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손녀걱정이 어찌나 되는지...

      만약에 딸이었으면,곧바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했을텐데,
      내가 시어머니여서,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게 먼저 염려가 되더라구요.
      거절하더라도 본인의 결정으로 거절을 하면, 후회를 안하게 되지만
      시어머니가 반대를 해서 못하게되면,나중에라도 아쉬움이 클 것 같아서...
      객관적으로 보면,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첫돌도 안된 아기를 남에게 맡기고 나간다는 건... 좀 그렇죠?
      다행히,
      아무래도 안되겠다며.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해서 반가웠어요.

      달진맘2012.12.24 12:19 신고
  • 여름하늘2012.12.18 22:55 신고

    육아문제가 있어서 하윤엄마도 그레이스님도 정말 고민 많이 하셨겠네요.
    요즘 취직하기 워낙 힘이드니 기회 있을때 일 하는것이 맞는것 같기도 하지만...
    만일 우리 딸이 그런 입장 이라면 내가 어떻게 말해주게될까...
    생각 해 보게 되네요..
    그렇다고 내가 키워 줄 형편은 안되고...

    언니들이 학교 선생님으로 결혼 하고도 직장 생활을 계속 했어요
    항상 육아 때문에 동동동 거리는것을 보고
    엄마가 단호하게 제게
    '넌 졸업하면 취직할생각 말고 바로 결혼하고 육아에 전념해라' 고 하셨던 생각이 나는군요.
    남의 손에 천덕꾸러기처럼 자라던 조카들이 생각이 나구요.

    하윤엄마가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딸 같아도 제가 그렇게 조언을 했을것 같아요.
    육아에 전념하라구요..

  • 친정어머나 시어머니입장에서 마음표현이 다 짐작이 갑니다.
    제생각에도 자아 성취도 좋치만 아이들 양육은 어머니손에서 키워 져야 한다고 생각듭니다.
    연연 두아이키우고 자아성취나 자기발전 하는일이 꼭 전공을 살리는 일이 아니드라도 많이 있슬겁니다.
    하윤엄마 결정에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네요

    • 그레이스2012.12.24 13:36

      시어머니가 되고보니,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옳고 그름을 떠나서 며느리가 어떤 기분일까? 며느리의 생각은 어떨까?... 그걸 먼저 생각하게 됩디다.
      그러니,어떤식으로 말할까?...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예요.

      발레를 전공하고,무용과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일류 발레단에 속한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는 자리가, 그런 기회가 왔으니 얼마나 아까웠겠어요?
      하지만,아기를 위해서 포기해줬으니... 고맙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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