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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조언.

믿음쌓기.

by 그레이스 ~ 2013. 1. 28.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몇 사연이 있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무렵,

명절에 어른들께서 주신 용돈을 엄마가 맡아있겠다고 해서

처음에는 기분좋게 나중에는 반강제로 맡겼다가 몇 푼만 돌려받고 나머지는 항상 엄마가 챙기셨다.

 

오빠와 내가 소소한 심부름이나 기특한 일을 해서 받기로 한 돈도 장부상으로만 액수가 늘어났을 뿐...

중학생이 되어서 전부 되돌려 달라고 했다가

지금껏 키워준 값을 내놓으라는 어이없는 말씀만 들었었다.

 

그게 어찌나 억울하고 서운했던지... 

내가 어른이 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와의 약속은 꼭 지킬 거라고 결심을 했었다.

 

처음 용돈을 줬던 다섯살 여섯 살 시기부터, 날마다 받다가 주급으로 바뀌고

받은 돈을 일주일 나누어 쓰는법을 배우고

일주일을 버티고 약간 남기는 법을 배우고

800원을 맡았으면 천원을 주는 식으로 약간 불어서 돌아가는 식으로 맡아줬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때까지

아들이 맡긴 돈은 계속 약간의 돈을 붙여서 은행통장을 만들어줬었고

대학 입학식후 상당한 액수를 현금으로 찾아서 돌려줬었다.

엄마는 아들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아들이 중학생일 때 동창모임에 갔다가 점심을 못 먹고 돌아온 적이 있다.

아들에게,

엄마가 3시까지 돌아와 있을 거라고 아침에 말했는데,

모임 장소가 바뀌는 사정이 생겨서 1시에 약속 장소에 모였고... 점심이 늦어지게 되었는데,

시내까지 돌아올 시간을 계산하니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에게는 변명을 둘러대고 혼자 돌아왔다

아들에게 말한 약속을 지키려고.

 

아들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4살 때 백화점 2층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는데,

엄마가 찾으러 꼭 올 거라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사연도 있고

구체적인 사연이 여럿 있지만 생략하고,

말귀를 알아듣는 연령이 되면,

어떠한 경우에도 규칙을 꼭 지키는 게 좋겠다.

엄마와 아이가 정한 규칙은

남편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함께 지켜주어야 엄마를 신뢰하게 된다.

 

과자를 못 먹게 했는데 손님이 온 날은 괜찮다거나, 할머니가 사줬다거나...

(일관성이 없으면 엄마의 말을 무시하게 되고 믿음 쌓기에 실패하게 된다)

12개월만 지나도 아기는 말귀를 알아듣고 이해하니까,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적절하게 활용하도록 부탁하고 싶다. 

 

음식은 항상 정해진 자리에서  바르게 먹도록 가르치는 것은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잊지 말도록.

바르게 밥 먹기에 모든 기본교육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규칙, 시간, 자립심, 질서, 참을성, 예절까지.

 

20개월부터는 훈육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기록하고 체크해 나가는 것이

훗날 큰 도움이 되므로 참고하기를..

세 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기억하도록~

 

  • 맞는 말씀,....12개월도 말귀를 알아들으면 무조건 받아주지말고 훈육을 해야할거 갔습니다.
    신뢰가 제일 중요한데 부모자식간이나 형제 자매간에도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면 더욱더 안된다 생각 듭니다.
    세살 버릇 여든간다고...예말이 꼭 맞는거 갔습니다.

    • 그레이스2013.01.29 10:08

      아기들은 먹는게 제일 중요하니까 이유식을 먹일 때 부터
      1.정해진 장소에서
      2.처음에는 먹여주지만 손목에 힘이 생기면 반은 쏟고 흘리더라도 혼자서 먹도록 가르치고.
      (돌아다니는 아이 따라다니면서 먹이는 행동 끔찍이 싫어합니다, 교육의 기초부터 망가지는 행동이니까요)
      3.시간을 정해놓고 지키도록 하고.
      4,3살만 되어도 먹기전 먹고난후 인사를 하게하고.
      5.먹기싫어하면 과감하게 한끼를 굶기고.(간식도 주지말고 물과 우유만 먹게하고 한끼를 굶기면 깨작깨작 하던
      아이도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습니다. )
      거의 모든 기초공부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아이와 사소한 약속을 했더라도 지킬려고 노력해야하고, 만약에 어려우면 아이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겠지요. 엄마가 아이를 한사람으로 존중해주면 아이도 엄마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합디다.
      꼬마들은 자기가 당당한 대접받는 것을 무척 뿌듯해하고 행동도 의젓해지려고 하더라구요.

  • 멋진 인생2013.01.29 11:44 신고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 잘 지내셨죠~ 그간 직장일로 너무 너무 바빴답니다. 역시 그레이스 님의 글을 읽으면서 믿음과 소통부분이 정말 중요하다는걸 다시한번 느껴요~~ 이유식도 그렇고... 훈육 프로그램.. 마음에 확 와닿습니다. 저희 아이는 6살인데 아직 한글을 몰라요. 너무 마음 조급해하지 않으며 기다려줬더니 이제 제법 보고 잘 그리더라구요 (?). 언젠가는 흥미를 느끼면서 한글 알려달라 하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주고 방향을 잘 잡아주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는게 목표인데.. 그레이스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시한번 다잡아 봅니다.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 그레이스2013.01.29 14:36

      아무래도~ 아이의 나이에 맞는 이야기가 필요하겠죠?
      연년생 두아이를 혼자서 키우다보니, 두돌이 되기까지는 거의 혼이 빠진듯 정신없이 살았던 나날이었고,
      커피 한잔을 앉아서 못마시고,
      세탁기 옆에 서서 한쪽 다리에는 둘째가 매달려있는 상태로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큰애가 4살이 되었을 무렵 나는 커피를,아들에게는 코코아를 타서 식탁에 마주앉아
      귀부인과 도련님 흉내내기를 했었지요.
      많이 즐거워 합디다.
      그 후로 하루에 한번 차마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지요)

      유치원에 다니고 부터는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차마시는 시간을 가졌지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즐거웠거나 속상했던 일,느낀점을 이야기하고,
      엄마는 시장 다녀온 이야기,누구를 만났던 이야기를 아들에게 하고...
      말을 잘 안하는 아이에게는 막연하게 묻지말고, 맘에 드는 친구가 있는지, 무슨 놀이가 재미있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지요.
      가끔은 엄마의 사생활을 얘기하면서 속내를 털어놓는 것도 친밀감을 만들기에 도움이 됩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퇴근후 알맞은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않겠네요.
      어려우면 주말에라도,, 함께 차마시는 시간을 가지는게... 그게 습관이 되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도
      속을 터놓고 말하는 시간이 됩디다.
      (초등학생 무렵부터는...가끔은 아들에게 속상했던 이야기를 먼저 했어요. 오늘 모임에 가서 기분나쁜일이 있었는데, 이런 경우 넌 어떻게 생각하니? 그러면 아들이 엄마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어른스러운 말도 하더군요)

      6살 아이라도 가끔은 귀한 손님 대하듯이 높임말을 쓰면서 품위있게 차미시자고 해보세요.
      훨씬 의젓해질꺼예요.(그런 놀이를 여자애,남자애 다 좋아합니다)

      아직 한글을 다 모르고 보고 그리기 하는 단계가 정상입니다.
      좋아하는 글자를 먼저 익히고, 지나가다 간판을 보고 아는 글자를 읽는 정도가 평균수준이예요.
      엄마에게,아빠에게,친구에게 편지쓰기를 하겠다고 종이쪽지마다 글을 그리면서... 의사표시를 하고싶어서 배울려고 할꺼에요.

  • 여름하늘2013.01.30 22:17 신고

    예전에 딸들이 어릴때 받은 세배돈을 제가 슬쩍 했던일이 생각이 나서
    찔끔하고 있습니다. 미안하다 딸들아...

    작년에 유치원에 나가면서 배운점이라면
    원아들이라고 애기 취급을 하는것이 아니라 참으로 인격적으로 대하고
    수업진행이 늦어 지더라도 원아가 하는이야기를 끝까지 경청을 해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원아들에게도 맡겨 놓으면 마무리까지 말끔하게
    그야말로 혼자서도 척척 잘 하더라는것입니다.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빨리빨리 하면서 다그쳤던 일들이 떠 올라 자극도 받고...
    그때 유치원에서 느끼고 배웠던것을
    나중에 딸들이 결혼을 하면 이야기 해 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그레이스2013.01.31 09:38
      사택에서 살던 시절이었는데,이웃의 다른 엄마들 대부분 아이가 받은 세배돈 엄마가 쓰더군요.
      제 여동생도 그러길래 못마땅해서 한마디 했더니,
      조카들 세배돈을 자기가 주었으니 자기딸이 받은 세배돈은 자기가 가지는게 맞다고 합디다.웃고 말았지요~ ~
      결혼후 6년간은 월급의 반을 시어머니께 드렸기 때문에 매달 식비해결도 어려울만큼 가난했어요.
      그래도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70년대 중반 그시절에는 과일장수,채소장수,계란장수... 사택에 물건 팔러오는 상인이 정해져 있어서
      외상으로 사고,월급 받아서 갚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단 한번도 외상으로 물건 사는 일이 없었어요.
      김치만으로 보름을 버티더라도, 돈이 떨어졌으면 아예 안사는 성격이었지요.
      그후 12개월 할부,카드가 나오고는 3개월 무이자 할부...세상은 그렇게 변해갔습니다만,
      아직도 무이자 3개월 할부도 안하는... 제가 정한 원칙대로, 고집불통으로 살아갑니다.

      돌이 지나고 혼자서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 것도 그렇고, 장난감을 통에 담고
      정리하는 것도 그렇고... 엄마가 지켜보고 있더라도 혼자서 하도록,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어야 하는 훈련이지요.
      (엄마도 아이가 성장하는 같은 속도로 사고가 성숙해지고 지혜가 생기고 성장한다고 생각됩디다)
    • 인격적으로 대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둘째는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였어요.
      4~5세 예민한 시기에 뭐든지 형과 비교해서 형보다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주눅들어하는...
      많이 걱정되고 속상했어요.
      "천천히 하더라도 끝까지 해낼수있을꺼라고..."
      "너는 오리가 아니고 백조의 새끼 같은 아이여서 지금은 남보다 못하지만 훗날에는 뛰어난 사람이 될꺼다~"
      "니 가슴속에 보석이 들어있다~ 그래서 니가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아이란다~"
      그렇게,투정과 하소연을 들어주고 다독이면서 상처 받지않도록 살폈습니다.
      유치원 다닐때 부터 초등학교 마칠때까지 둘째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게 나의 큰 숙제였어요.
  • fish2013.02.01 18:07 신고

    그레이스님 안녕하세요 ? 새해가 훌쩍 지나 인사드립니다..
    제가 자랄때도 보통의 부모님들이 그러하시듯 세뱃돈이나 다른 어른들로 부터 받은 용돈을 부모님께 맡겼드랬었죠~~
    결과야 비슷하구요..
    저희 아이들이 크면서도 처음엔 습관이 안되서 따로 모아준다 말하고 제가 가지고 있긴했는데 어느새 써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큰아이 4학년 되었을 때부터는 통장을 만들어주고 세뱃돈이나 생일 그밖에 친척들로 부터 받은 용돈을 모으도록 통장을 하나씩 만들어주고 꼬박꼬박 저금하다보니 이젠 제법 되더라구요.
    아이들도 방학때 통장정리 할때 마다 뿌듯해하구요

    늘 좋은 말씀 보면서 제가 놓친 부분들도 깨닫고 반성도 많이 합니다..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2013.02.01 19:02

      딸아이가 6학년이라 했던게 몇년전 같은데... 이제 대학생이 되었지요?
      자기 통장을 가지게 되면 더 알들해지고 규모있게 지출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지요?
      돈의 소중함을 알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에 대한 믿음을 주고싶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있는 사람이 엄마다~!! 그런 믿음을 가지도록...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행기값과 숙식비를 모아서 봉사활동 간다니 참으로 기툭하네요.
      그녀석~ 다컸네 다 컸어~^^

      다른분에게...
      만약에 아이가 중고등학생이고,용돈을 모아서 사고싶은 물품을 사겠다고 한다면~
      그런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액수라면~
      모자라는 액수만큼 주겠다고 하지말고,
      아예 처음부터 "니가 모은 돈의 반을 보태주겠다든지, 혹은 니가 모은 액수만큼 도아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이를 더 분발하게 만듭니다.
      5만원을 모으면 5만원을 더 받을 수있고,10만원을 모으면 10만원을 더 받을 수 있으니까
      군것질도 안하고 한푼도 안쓰고 훨씬 의욕적으로 저축을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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