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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붕어빵

by 그레이스 ~ 2013. 2. 3.

 

 

 

 

 

토요일엔 운동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붕어빵을 사러 달맞이 입구 주유소앞 골목길에 들린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우연히 지나가다가 붕어빵을 샀었는데, 그 뒤에 갔더니 그자리에 없어서

다른곳으로 장사를 옮겼다보다~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어느날 또 붕어빵 천막이 보이길래 다른곳으로 옮긴 줄 알았다고 했더니,

토요일 일요일만 이곳에서 장사를 한다고 했다.

그 후로 토요일마다 들려서 한봉지 들고 오는게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아저씨도 나를 기억을 하게되니, 2천원어치 4마리 담아야 할 것을 한개 더 덤으로 주셨다.

 

나도 기분좋게 받아서 집으로 오는 차속에서,갑자기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그걸 다 팔아서 얼마 남는다고? 

내가 하나 덜먹으면 될것을~ 하나라도 더 팔게 사양했어야지,좋다고 받아왔구나~~~

그다음주 토요일에,

지난주에 덤으로 주신 한마리 때문에 마음 불편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는 공짜 안받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저씨도 덤을 안받겠다는 사람 처음 본다며 웃었다.

 

또 몇주가 흘러서 어제,

자기가 주인이니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다면서 "주는 것도 내마음입니다"라며 다섯마리를 담아 주셨다

"많이 뜨거우니 지금 드시면 안됩니다~ 꼭 집에 가서 드세요~"

"예~~~ 집에 가서 먹을께요~" 하고는,

횡단보도앞 빨간불 바뀐 순간에 얼른 하나를 후후 불며 입에 넣는다.

바삭한 겉과 뜨거운 팥 달콤함이 한입 가득~~~

오늘은 사양 안하고 정으로 받았다.

 

 

이야기 하나 더,

어렸을때 할머니께서 며느리에게 당부하셨다.

 

난전에서 물건파는 가난한 상인에게 덤을 달라고 하지말라는...

토마도 하나,감자 한톨 더받아 오는게, 장사치에게는 그게 남는 몫이라는...

촌에서 열무 솎아서 머리가 아프도록 이고나와 하루종일 팔고 저녁에 보믄 몇푼 손에 쥐고 돌아가는데,

야박하게 값을 깎으면 참~ 서글펐다는 젊은시절의 경험을 들려주셨다.

지금도,재래시장의 난전에 펼쳐놓은 푸성귀를 보면 할머니 생각을 한다.

'남을 서운하게 하면 꼭 그만큼 나에게 서운한 일이 생긴다'는 할머니 말씀 영향으로,

새댁때 부터 큰 상점이 아닌, 시장에서 물건을 살때는 안깎고, 덤을 요구 안하는 것을 습관으로 살아왔다.

값 잘깎는 것을 알뜰함의 표본처럼 생각하고, 뭐든지 악착스레 깎는 친구가 있다.

많은 장점을 가진 좋은친구인데,그 악착스러움에 감정이 상해서 한동안 안만난적도 있었다.

 

 

비슷한 일이 지난주에 있었다.

일년에 두번 추석과 구정에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이 돈을 걷어서 강사에게 감사표시를 한다.

한달에 한두번 정도 참석을 하는 언니들 중에서도 꼭 동참을 하겠다고 돈을 주고가는 사람이 있는데,

몇개월간 거의 빼놓지않고 제일 출석률이 좋았던 어느 회원이 2주 전부터 수업에 참석을 안하더니,

자기는 안내겠단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충격을 받았다~!!!

사람이 그정도로 째째해질 수도 있구나~~~~

원칙을 잊지말고...  작은 이익에 인심을 잃지말아야겠다는...

 

 

  • 여름하늘2013.02.03 21:19 신고

    붕어빵집 아저씨와 그레이스님의 주거니 받거니
    베푸는 정이 참으로 훈훈한 겨울이게 하네요.

    아! 재래시장 하시니 문득 생각나요.
    예전에 울산에서 5일장날 이었는데 콩나물을 사러 갔어요.
    그때 1000원어치를 사오면 너무 많길레 반만 사고 싶은데요...
    했더니
    "됐다 고마 가져가라마" 하며 1000원어치를 담아서 던지듯이 내게 밀며
    화를 내시는 할머니, 낯선 동네, 낯선 말투, 퉁명스런 할머니....
    새댁이 무안해서 울뻔 했지 뭐예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3.02.03 23:24

      주식도 아닌 군것질꺼리잖아요?
      하나 덜 먹어도 상관없는 건데, 괜히 받아왔구나 싶었어요.
      덤으로 주는 거 두번이면 천원을 더 벌 수있는데...

      금희씨가 새댁때는 콩나물 100원어치 팔았겠네요.
      옛날 가계부를 보니까 75년도에 콩나물 30원 이라고 적혀있어요~77년도에는 50원으로 올랐구요.
      울산 시장사람들이 유난히 퉁명스러웠어요.
      우리 시어머니 서울에서 오셔서 처음 시장 가셨다가 기분 나빠서 아무것도 안 사시고 그냥 오셨던 적이 있었어요.
      거칠고 상스럽다면서 화가 잔뜩 나셨던...ㅎㅎㅎ

      부잣집 맏딸이셨던 엄마는 풍족하게 자랐지만,
      우리 할머니께서는 근면절약으로 살림을 모으신 분이세요. 농사지어서 장에 내다 파시고...
      그런 모습을 직접 본적이 없지만... 할머니 모습을 상상하게 되네요.

    • 여름하늘2013.02.03 23:35 신고

      완전 새댁때는 아니구요
      일본에서 2년 살다가 1993년즈음 한국에 들어 갔는데 또 울산으로 발령이 났어요.
      그때는 온산 공단이었고 덕신이라는 동네 회사 사택에 살게 되었는데
      그곳에 5일장이 있었어요.
      저도 경상도 사람이지만 경상도 사투리가 어찌나 퉁명스러운지
      울산이라는곳에 참으로 정이 안붙게 하더군요.
      서울 서울 하며 노래를 불렀어요 ㅎㅎ
      그러다가 서울로 발령나고 또다시 도쿄에 와서 지금까지네요 ㅎㅎ

    • 그레이스2013.02.04 07:09

      덕신 알아요~
      울산이... 좀... 특수한 곳이예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울산 가까운 지역에 천민들이 모여사는 큰 부락이 있었대요.
      그 영향으로 울산지역 사람들 말투가 거칠다는 말이있어요.
      천민출신 아닌 사람들도 영향을 받았겠지요.

  • hyesuk2013.02.04 01:26 신고

    몇년전에 한글학교 선생님을 할때 일년에 두번 교장선생님댁에서 점심 초대를 하셔요..
    정말 정성스레 잘 차려내시거든요
    워낙에 외교관 생활들을 오래하셔서 호텔 세프 빰치게 차리셔서 고마운 마음에
    제가 그때 교감이어서 선생님들께 만원씩 정도 걷어서 좀 큰 선물을 했었어요..
    보통떄 잘 살 수없는 본차이나 그릇 같은걸로..꽃다발과 함께요..
    개인으로 선물사가면 만원으론 여기선 택도 없는데..
    세상에 그게 비싸다고 나중에 컴플레인하는데
    저 진짜 그때 충격받았어요..
    가정형편 어려우신 분 절대 아니었는데..ㅠㅠ

    답글
    • 그레이스2013.02.04 07:19

      나도 어이가 없더라~
      그 회원도 비싼 악어백을 들고 다닌다.
      자기가 가진 재력과는 상관없이 마음 폭이 째째한 사람이 있더구나.

  • 달진맘2013.02.04 20:27 신고

    세상을 살다보면 별에별 사람을 다보는데...
    아이없는 경우더 종종 보지요
    비산옷을 두른 멋쟁이 아줌마 난전에서 멸치한줌 더달라고 실생이하는 것 가끔 구경할수 있지요
    치즈를 배우러 다닐적에 외국선생님 모샤다 기술강의를 듣는데 회비안내 겠다고 잔머리 굴리는 사람들때문에
    주머니돈 물어준적도 있섯지요..
    이기심에 눈이 멀어 그러는 사람은 다시는 안볼려고 하고 삽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3.02.04 23:20

      참으로 얄미운데도 내색은 못하겠네요.
      웃는 얼굴을 가면처럼 쓰고 사는...사회생활의 질서라고 해야하나요?
      만나면 반가운척 인사합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선을 그어놓고 경계를 하게되지요.

  • 키미2013.02.05 23:51 신고

    그런 사람들은 꼭 있나 봅니다.
    생각나는 동창 하나, 늘 옷은 고급으로 사고, 좋은 백 샀다고 자랑하더니 동창생 모임에 와서
    목걸이 새로 샀다고 자랑하고서는 회비를 옆친구에게 대신 내달라고 하대요. 너무 웃겼어요.
    매번 그래서 결국 그 모임 깨졌어요.

    같은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도 맨날 자기 잘 사는 이야기 하고, 차 좋은 거 탄다고 하더니
    춘천에서 회의가 있다고 원로분 모시고 가랬더니 기름값 든다고 다른 사람 차 타고 간다며
    슬그머니 발뺌. 그러고 보면 자기가 주동해서 사람들 다 모이게 해 놓고는 다른 사람이 계산하고
    나중에 생색은 자기가 내요.
    저는 그런 꼴을 잘 못봐서 제가 있으면 구석에 있다가 가버리는데,
    너무 예의가 없어서 어떤 땐 쥐어박고 싶어요.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3.02.06 10:01

      젊은시절에는 더러 그런사람이 있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 체면 때문에라도 대부분 안그러잖아요?
      나이값이라는 게 참 부담스러운 것이더라구요.
      연장자가 되면 뭐든지 좀 더 베풀어야 하고...
      같이 운동하는 회원들 60대가 반 오십대가 반 그런 셈인데,60대들은 한번씩 점심을 내겠다고... 분위기가 그래요.
      다들 기부금 협조도 잘하고...
      아마도... 속좁은 짓, 본인도 후회할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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