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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크리스마스 이야기.

by 그레이스 ~ 2012. 12. 25.

부산으로 이사 온 이후 13년.

아이들과 떨어져 부부만 살다보니,

더구나 기독교인이 아니어서 크리스마스는 그냥 평범한 휴일이었다.

 

며느리가 들어온 올해는,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어제 오전부터 연달아 전화를 받았다.

어머님~~ 뭐하세요?

크리스마스 계획은요~?

오늘 아침에도 두 며느리의 인사전화를 또 받고...

어제는 너희들 즐겁게 잘 보내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통화를 하다가 옛추억 이야기를 해줬다.

 

아기가 있는 작은며느리에게는 

런던에서 두 아들 데리고 연말 세일품목 사러다닌 일,산타크로스 기다리던 일...

(미친듯이 이른아침부터 두 아들 끌고 세일 다닌일이 무슨 자랑거리라고~ )

 

큰며느리에게는 친한 가족들 초청해서 근사한 식사를 했었던 일,

파티에 관한 추억들...

전화를 끊고는, 30대의 내가 생각나서 옛추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평생동안 3번 어린이가 된다고 하더니,(처음은 본인의 어린시절에, 두번째는 자녀가 어린시절에,

세번째는 어린손주와 함께... 장난감에 놀이터에,놀이동산에,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간다고)

그런 맥락으로,

며느리를 보면서, 며느리 덕분에, 젊은시절의 나를 추억속에서 불러낸다.

멋진 시간을 보내겠다고 큰며느리에게 약속을 했으니, 내일은 남편과 외출을 해야겠네.

 

  • 달진맘2012.12.25 20:48 신고

    며느리하고 대화를 하시다 지난날 회상도 하시고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전 어렵다는 사위님들하고 그런 쏠쏠한 재미는 없지만 두 사위님 덕분에 선물받고 기분이 아이처럼 좋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나 성탄절에 큰 감회는 없지만 오래동안 냉담한 성당에 못가 마음이 아립니다.
    내일은 외출하시어 멋진 시간 보내 셔요

    답글
    • 그레이스2012.12.25 21:17

      저녁에 들어온 남편도 며느리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시네요.
      어린시절에 빵 얻어먹을려고 크리스마스 즈음에 교회 갔던 얘기를 하길래, 나도 그랬다고... 그시절에는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했던 일이라고... 그시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육이오 전쟁이 끝난 때라서 미국에서 온 구제품 옷도 마을에서 나눠줘서... 많이 얻어 입었다고.
      나는 전부 새옷만 입어서 그런 경험이 없다 했더니,
      양극화 현상~ 어쩌구하면서 장난을 합니다.
      1950년대,60년대... 그시절의 군것질꺼리, 그시절의 장난감, 놀이종류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오네요.

    • 달진맘2012.12.25 21:21 신고

      요즘 젊은이들 그런 고난 배고품을 아나요?
      배고품 서러움 가난을 모르면서 보수니 좌파 우파 하고 뭉치는것 보면 ,,,소름이 돋을적이 있네요..
      그시정 얻어먹고 가난한 시절이지만 지금처럼 빈부의 차이로 허허로움은 없섰는데요..
      점점 고단해 집니다.

    • 그레이스2012.12.25 21:45

      남편은...초등학생 시절에는 미국 구제품으로, 중고등학생 때는 교복으로,대학생때는 군복 물들인 옷으로,
      그렇게 살았다면서, 겨울만 되면 연탄가스 스며드는 셋방에서 반쯤은 가스에 취해서 살았다는 말도 합니다.

      그때는 대부분의 이웃들이 다 못살아서,우리집이 무척 가난하구나 생각하는 상대적인 빈곤감이 없었지요.
      지금은 이웃 뿐 아니라, 서울 사는 사람들의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다 아는 세상이 되었고,
      정치권에서는 보수,진보로 갈라놓고
      자기쪽 세력을 키우기위해서 은연중에 갈등을 부추기니까,양쪽 사람들 모두 분노가 커져가는 것 같아요.

      은퇴해서,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난 우리집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살아가는데 달라질게 없으니,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살려고 합니다.

  • 그레이스2012.12.26 10:44

    재미있게 보내겠다고 며느리와 약속했으니,영화 보러라도 같이 나가자고 했더니,
    애원하는 표정으로... 꼭 같이 가야겠냐고 합니다.
    웃으면서 보내줬어요, 낚시 가라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다듬고, 나혼자 구경 가야겠네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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