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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아버지의 선물을 추억하며...

by 그레이스 ~ 2013. 5. 8.

 

 

 

계속 그릇을 꺼내서 닦을 생각이었는데, 부엌이 너무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오늘은 부엌 청소를 시작한다.

 

양념통을 넣어두는 곳에 이것저것 흘러서 찌든 자국이 시커멓고, 손잡이도 끈적끈적.

 

들어내고 청소를 하고 잠시 세워놓고... 창문대에 있는 식탁용 양념통에 눈이 가네.

 

 

 

 

일본 여행중에,깨끗하고 앙증맞은 모양이 맘에 들어서 샀었던 소품이다.

 

장난감 처럼 작은 그릇을 스폰지로 씻다가 ... 아버지 생각이 아련하다.

 

아마도 일곱살이었던가?

 

수학여행 학생들을 인솔하고 서울을 다녀오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프라스틱으로 된  일제 소꼽장 셋트은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작은 밥솥과 솥뚜껑 밥그릇 냄비 접시 도마  수저  부엌용품은 다 들어있는 한살림을~!!!

 

처음 보는 그 색감과 모양에 얼마나 놀랐던지.

 

전쟁 끝나고 얼마후였으니, 장난감을 돈을 주고 사 준다는 건 쉽지않은 일이어서

 

내가 우리 동네에서 처음으로 소꼽장을 가진 아이여서  날마다  나를 찾아온 친구들이

 

대문앞에서 놀~자고 부르고...

 

더 어린 시절 기억중에  여섯살 나를 데리고 미장원에 가셔서 파마를 시켰던 적이 있었다.

 

뽀글뽀글 파마를 시켜서 데리고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고  아이에게 파마가 왠말이냐고

 

엄마가 많이 화를 내셨고, 소동이 벌어졌더랬지.

 

내 기억속에는 뜨겁고 아팠던 느낌이  나중에는 기억인지 반복된 얘기 때문인지 남아있다.

 

무매독자 외아들로 자란 아버지는 위로 아들 둘 낳고 태어난,첫딸인 나를 무척 예뻐하셨다.

 

"잘~난(별볼일 없는 뜻의 경상도식 반어법)가스나를 어지간히도 안고 다닌다" 지인들에게 핀찬을 들을 정도였다는...

 

입학한 그해엔 하얀 여름구두를 사주셨던 기억도 정겹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만으로도 몇페이지는 넘을 것 같은...

 

일하다 말고  먼~~~ 과거여행을 다녀왔다.

 

 

 

 

 

지난번에 큰며느리가 보고 귀엽고 예쁘다고 했던 좀 특이한 모양의 작은 반찬그릇.

 

이런 종류의 앙증맞은 반찬그릇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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