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인가, 이민생활을 오래 하신 분이 쓴 내 조국이 어찌 저모양인가~ 라는 글을 읽었었다.
사회현상, 정치, 국민의 생활방식,청소년들의 요즘 유행까지..
모든 게 저급하고 구역질 날 정도로 한국이 한심하다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찌 그리도 좋은 점 보다 나쁜 점만 골라서 보실까~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했다.
인터넷으로 접하는 뉴스라는 게... 조회수를 높여서 수익을 얻으려고,
자극적이고 유별난 것들만 찾아서 올리는 쓰레기 수준이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 것을.
미국의 일부 청년들의 마약이나 폭력, 총기사고, 끔찍한 살인을 기사로 읽더라도
그게 미국 전체 젊은이의 현상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듯이...
나쁜 현상은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나 있는 어두운 한 부분인 것을.
한국인의 중산층이라는 정의가
미국인이나 영국 프랑스인과 너무나 천지차이라는 것에 대해,
한국인은 금전으로 인간의 삶을 가늠하는데,
유럽인들이나 미국인들의 중산층의 정의는 금전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나눌 수 있고, 베풀 수 있고, 자신을 얼마만큼 발전시키느냐는...
사람의 됨됨이에 가치를 둔다며,
한국인의 저급하고 경박스러움을 한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산층에 대해서는
카페의 누군가의 글을 통해서도 한국인은 속물이어서 재산으로 평가한다는 비판을 읽었었다.
그때도 댓글로 해명을 하고 싶었지만,
젊은 시절에는 비판하는 게 지극히 정상이라는 판단과
나 자신도 그때는 그랬다는 생각이 들어서 빙그레 웃고 말았다.
30대 40대는 (비록 행동으로는 못하더라도) 비판하고 저항하는 게 정상 아닌가?
50대가 되면 좀 너그러워지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게 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더 많아지더라고.
본론으로 가서, 한국인은 왜~!!
삶의 질이 아니라 금전으로 중산층의 기준을 삼고,
현재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돈 돈 하며, 10억 모으기에 목을 매고 혈안이 되어있을까?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처럼 노후를 국가가 책임져 준다면?
실직자가 되거나 사고를 당해도...
사회복지와 연금제도로 내 삶이 추락하거나 파탄이 날 불안감이 없다면?
풍족하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걱정이 없는 안정된 노후가 보장되어 있다면,
한국인도 역시 악착스레 돈을 모으려고 현재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가 불안하니까~,
사회복지로 해결이 안 되고 내 미래는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그렇게나 부러운,
프랑스와 영국이 자기들 힘으로 국가 기간산업과 사회안전망이 완성되었다고 보는가?
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룬 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의 식민지에서 가져온 재화와 노동력 덕분에 도로와 철도, 모든 기간산업들이 완성되었고,
또 가져온 재료로 제품을 생산하여 저 개발국으로 수출하여 막대한 이득을 챙겨 온 것을...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전쟁, 폐허... 계속되는 온갖 난관... 그 모든 악조건에서 이만큼을 이루어 낸 건
정치인들이나 지도자 때문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라고 믿는다.
5000년 역사 이래 지금과 같은 번영과 국력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땅과 건축물과 지하자원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발전은 오직 우리들의 노력으로 얻은 게 아니던가?
과거보다 도덕적으로 더 나빠져간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20년, 10년 전보다 더 많아진 부패의 뉴스는,
과거에는 묵인되었던 일들이
지금은 그만큼 단속이 강화되고 엄격해져서 적발 횟수가 많아졌다고 본다.
공공질서와 시민의 의식 수준도 마찬가지로 10년 전 보다 얼마나 달라졌는가?
뉴스에 나오는 낭비하는 사람보다 알뜰한 사람이 몇 배로 더 많은 게 현실이고...
3년의 런던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어린 아들은 모든 걸 영국과 비교해서 부족한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뭘 했느냐고~
나는 아들에게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설명했었다.
선조들의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자식의 장래를 위한 노력이 오늘을 있게 만들었다고.
무질서와 부패는 점점 나아질 거고,
서서히 변해서 너희들이 어른이 된 후에는 그들과 같아질 거라고...
자식을 키우면서, 아들의 부족한 점 고쳐야 할 단점을 보고,
꾸짖거나 지적하기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지난번보다 달라졌다고... 계속 희망적으로 격려하면, 서서히 변해가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런 게 아닐까?
금요일자 신문의 사회면 기사를 보고,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내 나름의 변론을 블로그에 쓴다.
["축하합니다, 고객님.
하루 종일 백화점에서 1000만 원어치를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경품에 당첨되셨습니다."
어느 날 뜬금없이 백화점으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8일 이 같은 내용의 당첨 전화를 받은 서 모 씨(56세. 부산 해운대구. 여)는
현대홈쇼핑의 '클럽노블레스 1100회 특집행사'에서 받은 경품 1000만 원 이용권을 자기가 사용하지 않고
패딩점퍼를 사서 외국인 노동자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서 씨의 뜻하지 않은 선행에 현대홈쇼핑도 호응해서 서 씨의 기부액에 맞춰 10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클럽노블레스의 100회 단위 특별 방송 때마다 1억 원씩을 기부하는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위에 인용한 부분이 신문기사 내용이다.(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당부했단다)
내가 그 경품권을 받았다면, 기부는 상상도 못 하고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서 썼을 것 같다.
신문을 보면서,
같은 해운대에 사는 어느 부인의 선행에 감탄을 하면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아침이었다.
뉴스에 나지는 않으나,
반듯한 심성으로 훌륭하게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한국의 평범한 국민들에게 감사하며...
-
이글,,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2013.11.18 08:11
내가 말하고자하는 뜻을 그대로 알아줘서 나도 고마워요~ㅎㅎ
-
-
전쟁 후, 이렇게 단기간 동안에 그것도 반토막 난 나라가
세계의 강대국들과 어깨를 겨루는 이런 나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는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읽은 조동일교수의 책에서 공감가는 글을 봤습니다.
중국과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 놓은 글이었는데요.
중국은 평등이 노동계급에서 되었고, 일본은 아직도 신분차별이 있어서 한번 빵집을 한 집안은 대대로 몇 대씩 하고,
한국은 평등화가 양반으로 되었다네요.그래서 이사를 자주 하고, 내 자식은 그렇게 안 키워야지 하면서
돈과 명예에 대해서 집착한답니다. 그말을 듣고 보니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서구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선진국의 문물을 빠르게 흡수하지만
우리나라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 또한 대단한 민족입니다.
외국에 나가 있으면 한국에 전쟁이 난 줄 아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리고 한번씩 한국에 오면 자신들이 대단한 사람이나 된 듯 하는 사람도 많구요.
나라가 없으면 국민도 없습니다.
예전에 스위스 있을 때, 베트남 보트피플들이 유럽에 많이 나왔었는데요.
그 사람들 돈은 많이 있을지 몰라도 나라가 없으니 다들 차별했어요.
우리나라 만큼 살기 좋은 나라 세상에 잘 없습니다.
한심한 사람들도 많지만, 저는 우리나라 정말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나이가 조금 들어야 알게 되니 ...
그리고 우스개소리로,
우리나라 욕하고 흉보는 사람들 그렇게 싫으면 다른 나라로 갔으면 좋겠어요.
ㅎㅎ-
그레이스2013.11.18 08:09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면,더구나 선진국에 살다보면,
모든 게 뒤떨어져 보이는 한국이 그리고 한국인이 저급하고 못나보이는 것이겠지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상자안에 몇개의 썩은 사과가 있다고... 상자안의 모든 사과가 다 썩은 건 아니잖아요?
-
-
나라사랑2013.12.30 04:36 신고
외국에서 살수록 한국 생각 많이하게 되는데 너무나도 공감되는글 읽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나만 가지고 잇는생각이 아니라는걸 알았습니다
-
그레이스2013.12.30 06:19
외국에서 사시는 분인가요?
공감해주셔서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
'차 마시는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는 걱정 떠날 날이 없네. (0) | 2013.12.27 |
---|---|
여러날 있다보면... (0) | 2013.12.15 |
위기없는 삶은 없더라. (0) | 2013.10.19 |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0) | 2013.10.10 |
어느 시어머니. (0) | 2013.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