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가기전에 작은며느리에게는 연락을 했지만,
큰아들집에는 서울 간다는 것을 알리지않았다.
내가 서울 간다고 하면 아무래도 신경 쓰일 것이고,
만약에 외국출장이나 다른 바쁜일과 겹친다면 연락 안하고 그냥 내려올 생각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월요일이 되어서 큰며느리에게 간단하게 문자를 보낼 심산이었는데,
마침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큰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랫동안 연락을 못드렸다면서 잘 계시는지 안부전화란다.
마음이 통했는 모양이라고 반갑게 말하고,
지금 서울인데, 저녁에 너희집에 가도 괜찮겠는지... 물었다.
왜 연락을 안하셨냐고 놀라는 말에,
둘 다 직장일로 바쁘고 모처럼 쉬는 주말에 방해하고싶지않아서
오늘 쯤 연락을 해보고,
너희들 사정이 안되면 이번에는 만나지않고 그냥 내려 갈 생각이었다고...
명훈이의 연락을 받은 선영이가 전화를 했고...
저녁먹고 갈테니 아무런 준비도 하지말라고... 차한잔만 마시자고 했다.
큰아들집에 갔더니,조각케잌을 준비했더라.
3가지 다 조금씩만 떼어 맛보고,
늦은 시간이니 내일 아침에 먹겠다고, 입에 살살녹는 케잌이건만,참았다!!
(아침에는 과일과 빵을 먹느라 케잌은 부산으로 가져와 남편과 나눠 먹었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사과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애플파이로 생각하고 먹었네.
어째서 사과맛이었을까?
30대 그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애플파이.
지금도 애플파이를 먹으면,자동적으로 몇몇 장면이 떠오른다.
여섯살 일곱살 아이들에게는 햄버거를 사주고 나는 차 한잔과 애플파이를 뜨거워서 식혀가며 먹던...
빵을 먹으며,며느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다음에도 맛있는 애플파이 사놓을게요~ 한다.
전날 밤에,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해었다.
준비를 다 마치고,
곧 나가야 하는데도 잠시 식탁의 맞은편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며느리.
먼저 일어나서 물을 끓여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데, 식탁에 좀 특별한 바구니가 있어서
뭐가 들었나 봤더니 견과류와 팥이 든 만쥬의 일종이다.
이것도 맛보고...
6월 15일이 결혼 2주년인데,장모님께서 보내신 축하 화분을 보고,
"너는 사랑 많이 받는 사위구나 야~"
"예~ 그래요" 아들이 웃으면서 답한다.(나는 며느리에게 축하 전화만 했는데)
식사 한끼도 대접 못해드려서 죄송하다고, 다음에는 꼭~~~ 오시기전에 연락 주십사고 당부를 한다.
맛있는 음식도 사드리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도 넉넉히 가지고싶다고...
아침에 회의가 있어서 둘 다 (아침밥은 회사가서 먹는다며) 일찍 출근을 하고,
나는 느긋하게 샤워를 하고,집에서 서울역이 가까워서, 11시 기차를 탔다.
-
예의 바르고 심성이 반듯한 큰자부와 아드님게서 일이 바쁘신것 알고 미리 연락을 안드린 어머님 싱정이나 미안해 아쉬워하시는 자식들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답글
부산으로 가져가시어 맛나게 두분이 자식을 그리며 드셨를 케잌 맛 저두 궁금합니다.
큰딸이 아쁜 케잌 구우면 전 그맛을 잘몰라 강평은 못하지만 아가워 못먹겠드라구요
더위와 가뭄이 극성 입니다.
건강 하세요 -
장모님께서 저렇게 사위에게 축하화분도 보내시는군요
답글
이런이야기는 처음듣는것인데 감동입니다.
저도 이렇게 알아 놨다가 나중에 사위에게 ... ㅎㅎㅎ
남들은 사위에게 어떻게 하나..귀를 쫑긋 해봅니다.
바구니는 카루이자와 특산물이로군요
저는 팥이 든것은 뭐든 좋아하는데 보고 있으니 군침이 넘어가요 ㅎㅎ
저도 애플파이를 엄청 좋아하는데
저도 아이들 햄버거 사주고 저는 뜨거운 애플파이 호호불며 먹었는데...
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문득 그리워지는 애플파이입니다.-
그레이스2014.07.13 07:08
작년에는 첫 결혼기념일이어서 챙겨주시는구나~ 했는데,올해도 보내셨네요.
딸이 직장에 나가느라 음식을 못한다고,평소에도 반찬이랑 별식을 만들어서 냉장고를 가득 채워주시고...
정이 많으신 장모님이세요.
가루이자와 다녀오면서 사왔었구나~
편하게 쉬고 즐기는 휴양지로 아주 좋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맥도널드의 애플파이는 어찌나 뜨거운지...생각없이 한입 먹었다가는 입안이 데일 정도였지요.
영국에서는 햄버거 파는 곳이나 간단한 음식을 파는 카페테리아 에서 애플파이를 시키면 뜨겁게 데워서 주더라구요.
티포트에 담긴 홍차와 함께 먹었던 추억이 새롭네요.
그 이후 울산에서 살때는 현대호텔의 치즈케잌이 유명해서 오래도록 치즈케익과 호두파이를 애용했어요.
이시간,유리문에 부딪치는 빗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네요.
가뭄 때문에 아우성인데,비오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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