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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아들과 함께 여행을~! (효도여행)

by 그레이스 ~ 2016. 5. 1.

4월 26일 아침에 카페에 올라 온 '칠순여행'을 읽고,

그 엄마에게는 참으로 뜻깊은 여행이었겠구나~ 내심 부러워했었다.

 

요약하자면,

내 생일이니 내 의견대로 했으면 좋겠다.

번거롭게 칠순잔치는 안하고싶다,아버지와 둘이서 여행을 하겠다고  했더니, 

큰아들이 동행을 하겠다고 해서,

형제간에 의논끝에 며느리와 손주들은 빼고,아들 둘이만 부모님과 동행해서 3박 4일 여행을 했단다.

(가족 모두가 함께 여행하는 건 앞으로도 기회가 많으니

이번 어머니 칠순에는 오롯이 아들노릇을 하자는 큰아들 설득에 작은아들과 며느리들도 동의했다고 한다)

........................

그 중의 일부,

 

아들 형제가 결혼하고, 십 수년만에 단촐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의 칠순여행은 소박하나 편안한 여행길이 되었다.

여행 중 내내 사십대중반의 아들 형제는 칠십대 부모앞에서 수시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아~ 얼마만인가, 저 풋풋해 보이는 편안한 모습들이~

 

3박 4일 여행기간 동안 아들 형제는 오로지 나의 아들이었다.

세상살이에 지친 중년의 사내도 아니었고,

아빠노릇으로 힘겨워 보이는 아버지도 아니었으며,

아내의 눈치를 보는,의젓해야 하는 남편도 아니었다.

 

체면치례도 눈치볼 필요도 없이,유치찬란스러워도 아릅답게 그려질 수 있는 가족.

형제를 키우던 내 푸른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

글을 읽고,아주 많은 60대 70대 엄마들이 부러워하며 댓글을 달았더라.

 

 

 

대부분의 시어머니들은,

아들을 결혼 시킨 후에는,의식적으로 아들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다.

혹시나 본인도 모르게 아들에게 집착해서 며느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생길까봐,

또, 관심을 가지는 자체가 아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결혼식을 마친 그 이후로,

가슴에서 비워내는 연습을 매일 반복하는 게 보통의 시어머니들이다.

그러나,신생아 때부터 쏟았던 그 정이 어디로 사라지겠는가?

가슴 깊숙히 넣어뒀을 뿐.

 

글을 읽은후,마음속으로만 좋았겠다~ 생각했을 뿐,

남편에게도 친구에게도 한번도 말 안하고 넘어갔다.

그랬는데,놀라운 일이 생겼다.

 

이틀후 (28일)에 큰아들이 전화해서 5월 중순에 같이 일본여행 가자고 하네.

생각할 틈도 없이 좋다고 대답했다.

 

큰아들 말이,부모님과 여행 갈 때는 장모님께 아기 봐 달라고 부탁드릴테니까,

장인장모님 모시고 여행 갈때는 어머니 오셔서 아기 봐 주셔야 해요~ 한다.

그럼 그럼~ 해주고 말고~~

 

저녁에 남편에게 말했더니,

일하느라 힘든 아들이, 모처럼 휴가에는 푹 쉬도록,성의는 고맙지만 괜찮다고 사양을 해야지,

왜 여행간다고 했냐며 나무라신다.

 

내가 앞으로 아들하고 같이 여행하는 일이 몇번 더 있겠냐,

당신 때문에 왜 내가 그런 기회를 포기해야 되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하지 말라~

그러니, 여행 안가도 된다는 말은 입도 벙긋하지 말라고 했다.

 

가고시마,가루이자와,가나자와, 세곳중에서 어디가 좋겠냐는 아들의 물음에

남편은 가고시마를 원해서 그렇게 결정했는데,

큰며느리가,

아들 혼자 부모님 모시고 갔다오는 게 더 좋겠다고 제의를 하더란다.

특별한 기회이니 효자노릇 하라며,

아들 혼자 갔다오라고 하는 며느리,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참으로 놀랍고 고맙다.

 

어제 비행기표를 샀다고 문자가 왔다.

 

 

 

    •  
    • 그레이스2016.05.01 14:43

      칠순여행을 하신 저 분의 큰아드님은 판사입니다.
      평소에는 직업에 맞는 신중한 성품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노래도 부르고 재롱도 피우면서 부모를 웃게 하더라네요.
      엄마가 칠순이시니,아들은 40대 중반이 넘었는데 말이지요.
      저희는 손주들이 아직 어려서
      아들과 여행 가는 건 생각도 못했어요.

      갑자기 여행을 가게 되니,
      예전에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를 여행했었던,
      남편이 가장 뜻깊은 여행이었다고 하는 그때를 떠올리게 됩니다.

  • 루제르나2016.05.02 20:47 신고

    올해가 친정 어머니 칠순, 아버지 팔순이시라 지난 번에 유럽은 다녀가셨고해서

    지난 주에 대만에 가셨는데 이번엔 남동생이 같이 갔었거든요..

    사진을 계속 전송해줘서 노는데 엄마 얼굴에 화색이 가득~~

    여행보다는 아들과 함께 했다는 그 즐거움이 표정에 그대로 나타나시더라고요..

    좀전에 통화했는데 너무 즐거웠다고..
    아드님과 일본여행 재미나게 다녀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6.05.02 21:20

      지금은 서울 명훈이집이야~
      오늘 10시 비행기로 왔어
      5월초에 서울 온다는 건 한달전에 결정한거고
      또 비행기표 결제도 일주일 전에 했었다
      그러니까 일본 가는게 훨씬 뒤에 정해진 거지
      큰아들집에서 두밤 자고 수요일 세훈이네 가서
      금요일 부산 갈려고 해
      원래는 일주일 있을 예정이었는데
      다음 수요일 일찍 일본 가는 것 때매 당겨서
      금요일 내려가려구

      아들과의 여행이
      늙은 엄마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한두 마디 말로는 설명이 어렵다
      많은 추억이 버무러지는

  • 여름하늘2016.05.10 00:21 신고

    어머나 멋진 여행을 하시게 되었네요
    전에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어요
    순수 우리가족끼리의 여행이라는...
    공감이 가는 여행입니다. 축하드려요

    답글
    • 그레이스2016.05.10 06:55

      아들이 여행가자고 해서,그순간 얼마나 좋았는지...

      딸은 결혼후에도,엄마랑 사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의논도 하고,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지만,
      아들의 엄마는,그럴 수가 없잖아요.
      전화를 하는 것도,
      얼굴 한번 보는 것도,
      밥한번 같이 먹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니,여행 가서 하루종일 함께 있는다는 건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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