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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행

낚시와 남편 성격.

by 그레이스 ~ 2017. 4. 7.

 

 

아침에,남편이 먼저 커피 한잔을 타서 나온 뒤에,

나도 커피를 마실려고 커피포트 속의 물 양을 확인하니,

역시나 라면 한봉지 끓일만큼 부어놨다.

(대충 600ml가 넘게 끓여서 커피 한잔 타 가고 500이 남았다는 계산이다)

머그컵을 2개 가져와서 물을 쏟아놓고,커피 두잔에 필요한 양 만큼만 다시 끓여서

커피 한잔을 타고,나머지 한잔은 뜨거운물로 마실려고 식탁으로 가져왔다.

필요한 만큼만 물을 끓이라고 몇번 말을 했는데도 소용이 없을 뿐 아니라

한마디 하면,오히려 잔소리 한다고 야단하신다.

그 자체로 큰 문제가 생기는 일이 아니니까,

나도 하고싶은말 참고 그냥 넘어간다.

일상생활에서는 매사가,자기가 하고싶은대로 그냥 하는 식이다.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자기 잘못은 인정 안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그래서 왠만한 일에는 내색을 안하는 편이다.

 

제주도에서는 아들과 며느리가 있으니,운전중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을 하게 되더라.

역시나, 조금도 참지 못하고 버럭 하신다.

어이구~ 참,며느리 보기에 민망해서...

하기사,모든 결정을 본인의 뜻대로 하고,스케줄도 본인이 다 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본인의 입장에서는 감정을 엄청 참고,모든 것을 양보했다고 생각하시는 듯.

 

첫날,

저녁식사를 어디에서 할 거냐고 아들에게 물었더니,호텔 안에서 먹을 거라고 해서,

방에 들어와서 남편에게 아무런 의견도 내지 말라고 부탁을 했었다.

예상을 했듯이,상당히 비싼 가격에 맥주 한잔씩과 술안주에 적당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 아침,

옆방의 아들 며느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시간에,할아버지는 컵라면 하나를 먼저 드시고...

(할아버지만 먹었으면 말도 안한다,손녀들도 빵 바나나 딸기를 먹였으니 아침은 끝났다는)

나중에 아들이 우리방으로 들어오더니,

아침은 호텔조식 뷔페를 먹을 생각이었는데요~ 한다.

내가 얼른, "맞아~ 이런 호텔에서 잠을 잤으면 뷔페를 한번 먹어줘야지~ " 맞장구를 쳤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호텔에서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을 예정이었던,아들 며느리의 로망을 망쳐버린 셈이다.

 

세쨋날 아침에는

수영복을 챙겨 온 아들과 아이들은 야외수영장에서 1시간 반 정도 물놀이를 하고,

12시 쯤 방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호텔 뷔페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30만원 가까운 비용이 너무나 아까운 남편...저녁까지 먹고 나갈 셈이다.

 

호텔에서 한잔에 만 오천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는,분위기값으로 돈을 내는거지 커피값이 아니잖아?

마찬가지로 뷔페도 적당히 먹고 5~6만원 내는 거지.

그걸 모르는 사람도 아니면서...궁상떠는 남편이 딱 싫다~!

 

(나는 친구들과 여행 다닐 때,호텔에서 식사하러 갈 때 입을 우아한 옷은 꼭 넣어가는 성격이라서

작업복 입은 남편이 못마땅했다)

그리고 말 나온김에,

우리가 서울 갔을 때,큰아들이 사주는 비싼 음식도 기분좋게 먹었으면 좋겠다.

"1인당 2만원 이상은 낭비다"라고 못을 박아서, 싼 곳만 찾게 만들지 말고.

아들 수준에 맞춰서, 1인당 5만원~10만원 음식도 먹을 수 있는거지...

 

 

 

 

 

 

 

 

 

 

 

수영장에서 제공하는 어린이용 가운을 입고...

옷을 바꿔입지 않고 그대로 방으로 왔었다.

 

점심식사후 방에서 쉬다가,남편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낚시하러 가는 시간이었다.

낚시만 아니었으면 짐이 홀가분했을텐데,

낚싯대가방,끓여먹을 수있는 버너와 코펠 그릇등등 장비가 들어 간 하드케이스 가방 하나,

라면 소세지 햇반 햄,과일과 간식, 보온병 두개,접시가 들어간 가방

3개의 짐이 일인용 부담은 되고도 남는다.

 

낚시는 하지 말자고,우리집에서 어느 누가  말릴 수 있으랴~

며느리도 안된다.

 

 

 

 

 

 

 

 

 

며느리와 나는,

전망이 좋고 의자가 여러개 있는 언덕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가까이 가지않고 멀리서 휴대폰 카메라를 20배 줌으로 당겼더니,

위의 사진 크기로 찍을 수 있었다.

 

두마리를 잡아서 살아있는 한마리는 물에 놓아주고,

죽은(아주 작은 사이즈의) 한마리는 봉지에 담아와서

밤에 버너에 불피워 구워 줬더니 맛있다며 더 먹고싶다는 아이들 때문에 웃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에는 흑돼지 연탄구이집으로 가서,기본으로 1킬로를 시키고 추가로 400그램을 더 시켰다.

 

 

  • 여름하늘2017.04.07 14:27 신고

    목욕 가운을 입고 이쁜짓~하는 딸래미들이
    천상여자입니다. 카메라 앞에서면
    자동 귀여운짓~하는 포즈가 저절로 나오나봅니다 ㅎㅎ

    낚시 모르는 사람으로서
    물을 배경으로 낚시대를 드리우고 앉아있는
    그러한 풍경은
    늘 운치있고 멋있어 보입니다.
    낚시하는 3대 모습, 참 보기좋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7.04.07 15:24

      사진마다 애교가 철철 넘쳐 흘러요.
      웃으면 작은눈이 더 작아지는 건, 아빠를 닮아서 아들이나 손녀나 거의 손톱수준이 되었네요.

      낚시도구를 안가져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몇번이나 그 생각이 듭디다.
      손녀들이 부산 내려왔을 때, 얼마든지 낚시 갈 수가 있잖아요?
      꼭 그렇게 여행 가서 까지 낚시를 해야 하냐구요.

      도착한 날 저녁부터 호텔방에서 손녀들에게 보여주고,
      작은 낚시의자에 앉아 연습을 하곤해서,아이들은 흥미를 느낍디다.
      낚시하러 안갔으면,말타러 갔을 꺼예요.
      아이들이 말타는 걸 좋아해서요.
      마지막날 말타려고 했으나 비가 와서 포기했지요.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놀다가 점심 먹고 공항으로 갔어요.


  • 키미2017.04.07 16:17 신고

    ㅎㅎ 드디어 할아버지가 손녀들과 낚시하셨네요.
    할아버지는 좋으셨겠어요.

    친정아버지 생각납니다.
    수석과 난을 즐겨하셨는데, 지금은 다 우리 집에 있어요. ㅎㅎ
    엄마는 늘 돌맹이에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인다고 저에게 말씀하시고
    아버지가 워낙 성격이 괄하셔서 아무 소리 안하고 참으셨으니..
    우리 집에 있는 여러 모양의 돌들은 사실 여기 집 앞의 개울의 반질반질한 돌들보다 하나도 이쁘지 않아요.
    한란은 제가 아직 키우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가시고, 아끼셨던 것들은 제겐 그저 그런 것에 속하죠.
    아버지가 심어 주신 목단이 오히려 전 이쁘고, 참가중나무가 좋고,
    엄마가 쓰시던 밥그릇이 좋답니다.

    가끔 남편에게 잔소리하면서 친정엄마 생각납니다.
    깔끔한 집, 필요한 물건 몇 가지만 있는 그런 집에 살고 싶은 요즘입니다.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7.04.07 16:40

      남편과 44년 살면서 터득한 결론이,서로 상처입게 되니까 부딪치지 말자~ 입니다.
      아내가 원하든 원치않든,자기 하고싶은데로 다 하는 성격이어서,
      속으로 싫어도 내색하지 않고 먼저 포기하는 적도 많았아요.
      독단적인 성격이 단점이라면,한편으로는 감동 받을만큼의 장점도 있으니까요.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으니까 내가 참아주는 것이겠지요.

      아들들 어릴 때는,
      잘못에 대해서 단호하고 무서운 아버지였는데,
      하윤이에게는 한정없이 너그러운 할아버지입디다.
      징징거리고 삐지고 울고... 그걸 참아내는 성격이 아닌데, 손녀에게는 잘 참았어요.
      (엉뚱하게 아들과 며느리가 애들 버릇을 잘못 가르쳤다고 나에게 화를 내십디다.
      남편에게 단호하게 주의를 줬어요.
      아들에게 하듯이 했다가는 큰 상처를 줘서 돌이킬 수없는 일이 벌어질꺼라고요.
      만 4세 아이가 왜 말을 안듣는지 그 이유도 충분히 설명을 하고요)

      할아버지가 그렇게 맞춰주니 손녀들이 좋아할 수 밖에요.
      먼 훗날 손녀에게도
      할아버지의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들이 있겠지요?
      그걸 보면 곧바로 할아버지 생각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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