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 마시는시간

친구소식

by 그레이스 ~ 2017. 12. 21.



오늘아침 친구의 소식을 올린 어느 글을 읽고,

갑자기 떠오른 숙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이후의 단짝들을 보면,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나이보다 일찍 철이 든 장녀들이다.

그 나이에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면,

거의 대부분 가난한 집의 책임감 강한 딸이다.


중학교 2학년 3학년 2년동안 학교에 갈 때도 집으로 올때도 같이 다녔던 숙희.

숙희는 서원골 올라가는 길이어서 북마산 파출소 가까이 와서 헤어진다.

가끔은 우리집까지 왔다가 되돌아 가기도 하고,내가 숙희집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고등학교는 보낼 수 없다고 하시는 숙희아버지께

숙희 고등학교 보내달라고 애원하기도 했었다.

담임선생님 만나서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 아버지.

결국,시골로 갔다는 소식을,나중에 집을 찾아가서 들었다.

숙희는 장사 다니는 아버지와 셋방에 살고있었다.


안타까운 일년이 지나고,

이듬해에 숙희 성적보다 낮춰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학교에 입학시험을 쳤는데,

수석으로 입학했었다.

계속 우수한 성적으로 3년을 마치고,기업체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끝으로 숙희와 연락이 끊어졌었다.


거의 50년이 다 되어가는 옛 친구가 계속 머리속에 맴돌아서,

칫과에 가서 기다리면서도,

돌아오는 길에 음악을 들으면서도,

숙희가 생각나네.

숙희가 졸업한 학교에 찾아가서 혹시나 찾을 수 있는 지 물어봐야 겠다.


'차 마시는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아침에.  (0) 2018.01.01
한해를 보내며.  (0) 2017.12.30
나에게 활기를 주는 사람들.  (0) 2017.12.14
피할 수 없는 관계.  (0) 2017.11.22
가장 나약해졌을 때 자란다.  (0) 201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