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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피할 수 없는 관계.

by 그레이스 ~ 2017. 11. 22.

 

며칠째 마음이 편치않아서 블로그에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글을 쓰면 상당히 심한 비난의 글이 될 게 뻔하니까.

 

사귄지 40년이 넘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사람이 있다. 

내 성격상 단호하게 정리를 할 건데,

아직도 웃는얼굴로 만나는 이유는 남편의 친한친구 부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된장찌게나 매운탕을 다같이 숟가락으로 떠 먹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게 비위생적이라고 따로 그릇에 담아 먹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듯이,

누구가 나쁘다기보다 성향의 차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일곱명의 부인들 중,

내가 가장 예의를 따지는 편이고,

그 부인은 가장 소탈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약간씩 결례를 하는 편이다.

그런 경우에 당하는 사람은 내색도 못하고 속이 상한다.

 

20대 젊은시절부터 만나기로 약속시간을 정해도 30분씩 늦게 오는 건 예사였고,

(나는 그 게 싫어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여행지 다니면서 물건값 깎는 건 옆에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여서 일행이 아닌척 멀리 피해있기도 했다.

한번은 그사람이 사고난 후에,

내가 가서 그사람이 무리하게 깎은 오천원을 대신 주고 온 적도 있다.

 

약속시간 안지키는 것과,물건값 깎는 것보다 더 기분 나쁜 것은

아무리 거절을 해도

예수님 믿으라고 자기의 신념과 소신대로 종교를 강권하는 행동이다.

하나님을 안믿고 예수님을 인정 안하는 인간은 개 돼지나 마찬가지라는 식의 발언에 참을 수가 없었다.

ㅇㅇ씨의 말은 언어폭력이라고.

그렇게 해서 전도가 되겠냐고?

더 심한 말을 하고싶었지만,일행들이 있어서 참고 또 참았다.

(나중에 다른 부인은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속을 뒤집어놓고 5분도 안돼서,40년지기 친한 사이라서 그런 말도 할 수 있는 거라고 한다.

웃고 넘겨야지 어쩌겠냐.

내 속만 부글부글...

 

며칠동안,

피할 수 없는 사이이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무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나를 다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제발~~~

아무리 오래된 사이라도 기본예의는 지키면서 만났으면 좋겠다.

 

 

  • 무던히 참으셨네요! 인내의 결과 있으시길^^

    • 그레이스2017.11.22 14:09

      그자리에서는 참았으면서,돌아와서 3일씩이나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네요.
      다음에도 똑같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 키미2017.11.22 11:50 신고

    아...그래도 좀 너무하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 다 참으니까 그 분은 계속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그레이스님이 나서서 어쩌면 해결해 줬으면 하고 바랄지도..
    어떤 성향의 사람들은 나서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해결해주길 기다리기도 하던데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해결하면 자신이 어드바이스 한 것처럼 또 공치사를 하질 않나...
    아무튼 사람과의 관계는 어려운 일입니다.
    전 요즘 사실 제 사회성에 문제가 있나 생각중입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습니다.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만나는 사람도 남편과 학생들. 여동생과 매일 통화..
    그런데 마음은 편합니다.
    저도 절 다스리는 시간이 필요한 때입니다.

    • 그레이스2017.11.22 14:21

      다른분들도 교회의 권사이고, 남편들은 책임장로이고 그래요.
      그러니,나서서 반박하기는 어려웠을 거예요.(여덟가족중에 두가족만 무교입니다)
      말로써 전도하지 말고,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우리들이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더군요.
      다른 부인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도, 전도는 사명이라면서 박박 우깁디다.
      그래도 참을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침 식사시간이어서 옆 테이블에는 남편들이 앉아있었어요.
      큰소리로 논쟁이 되면 남편들도 알게 될까봐서요.

    • 키미2017.11.22 15:43 신고

      저는 카톨릭인데, 성당에 가면 신부님이 강론 시간에 천주교 신자들은
      너무 전교를 안한다고 우스개소리를 하신답니다. ㅎㅎ
      그래서 신천지에서 처음엔 카톨릭신자를 타겟으로 삼았는데
      전교만 안 하는게 아니라 전재산을 내놓지도 않는 성향이라
      이젠 기독교신자들을 타겟으로 삼는다네요. ㅎㅎ
      미사시간에 다들 웃었어요.
      천주교는 좀 조용한 편이긴 해요.
      저만해도 성당에 가자는 소리를 안하니까요.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하시는게 좋죠...이런답니다.

      감리교회가 바로 집 뒤에 있는데,
      마을의 대부분 노인분들이 교회에 나가세요.
      그런데 저보고 교회 나오라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시는데..
      성향 차이인 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2017.11.22 19:14

      맞아요.
      기독교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이지요.
      한편으로는
      남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이고,귀찮은 일 궂은 일에도 앞장서는 성격입니다.
      남의 일에도 찾아가서 같이 밤샘을 해줄 정도로 인정도 많고요.

  • 바다2017.11.22 12:14 신고

    저는 대놓고 얘기합니다.
    종교, 정치 얘기는 하지 말자고..
    하다보면 언성이 높아지고..생각이 차이가 커서 아예 하지 말자고 하지만
    계속하면 얘기를 합니다.^^

    • 그레이스2017.11.22 14:26

      사십년동안 백번도 넘게 거절했고,노골적으로 듣기싫은 말도 했었지요.
      거절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더라도, 계속 기독교 권유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예요.
      나는 그사람 때문에 기독교 자체가 끔찍하게 싫어졌어요.

  • 여름하늘2017.11.22 23:16 신고

    글을 읽어 내려가니
    정말 부글부글 하셨겠다 싶어요
    40년지기라서 그런말을 할수 있다는 말
    친하다고 니꺼내꺼 없이 덤비는사람이라면
    정말 부글부글 해질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2017.11.23 07:19

      내자신이 감정절제를 잘한다고 믿었는데,
      막상 그런일을 당하니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 싶어요.

  • christine2017.11.23 00:10 신고

    정말 코드가 안맞는 사람과 주기적으로 만나는건 painful합니당~~
    저도 기독교지만 울나라 크리스쳔들 진짜 정신좀 차려야해용~~ 그레이스님 지인처럼 주변에 부담을주면서 기독교를 더 멀어지게하는 사람들은 진짜 답이없어용 ㅠㅠ
    기독교야말로 실천의 종교인데 행동은 안하고 말로만 떠들고 타종교에 대해 rude한 표현을 서슴치않고 부담 plus 불쾌감을 주고 ㅠㅠ우리교회, 우리목사님만 중요하고~~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전도가 무엇인지 묻고싶네용~ ㅠㅠ 타인을 배려하지않는 크리스쳔과 종교에 관한 말을 섞는건 저 역시 no thank you입니당~~존경할만큼 훌륭한 크리스쳔들도 많은데 엉터리 크리스쳔땜시 기독교가 욕먹는게 참 안타깝네용 ㅠㅠ

    • 그레이스2017.11.23 11:47

      며칠 마음정리를 하면서,
      내자신이 너그럽고 화를 잘 안낸다고 생각했는데,아직 멀었구나~ 싶었어요.
      그 자리에서는 잘 참아내는데,
      속이 부글거려서 감정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어요.

  • christine2017.11.23 00:21 신고

    무교로 살다가 해외생활을하면서 종교를 가져야겠다고 맘먹고 현지교회를 갔습니당~~한인교회가 있었지만 이왕이면 현지교회를 다니면서 그들의 종교와 문화를 접해보고싶어 호기심을 가지고 다녔는데 살아보니 종교가 있는게 더 낫겠다싶어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고있습니당ㅎㅎ

    한인교회에서 왜 한국교회를 두고 넘나라교회를 가냐고 말도 안되는 전도를 하길레 딱 짤라 기독교가 넘나라종교고 시작을 현지교회에서 해서 바꿀생각이 없다했습니당~~

    나라를 옮길때마다 한인교회에서 똑같은 논리로 절 설득하고~~ ㅠㅠ 연락도없이 저희집에 찾아오고.... 목사님설교테이프를 한주도 안빠지고 저희집우체통에 넣어놓고 ㅠㅠㅠ 적당히 reject를 하면 좀 알아들으실거라생각했는데 도저히 안될것같아 한인교회목사님부부에게 식사대접해드리고 clear하게 말씀드렸습니당~~'종교를 가진건 잘한일인것같다 그리고 한인교회를 안가고 현지교회를 다닌건 제가 살면서 젤 잘한일같다' 요래 말했더니 왜 그런생각을하냐 물으시길레~ '현지교회 목사님들이 그렇게 가난하게 사는지 몰랐다... 사모님이 part time으로 공장에서 일을하고~~너무 소박하게 사시는걸보고 좀 안됐다는 생각도했다~ 교회행사를 하면 새벽부터 나오셔서 젤 늦게까지 남아일하시공.. 어느날, 행사끝나고 집에가려다 목사님부부가 남아서 뒷정리하시는거 보고 우리도 거들어서 목사님과 거의 마지막에 나와 같이 주차장쪽으로 걸어가는데 남편이 갑자기 서있더니 화장실에 가자하더라.. 주차장에 목사님차옆에 남편차가 서있었는데 남편이 예배때마다 정말 오래된차가 늘 서있어 요새누가 저런차를 타고다닐까??? 누가 버리고갔나??? 요래생각했었는데 그차가 바로 목사님 차였다~~목사님차에비하면 너무나 고급스러운 남편차가 바로옆에 서있어 남편이 미안해서 차마 자기차로 못가고 화장실에갔다가 목사님차 나가는 소리듣고 나오더라~ 호&뉴에서 규모가 세손가락안에 드는 대형교회 목사님이 그렇게 살더라~~ 기독교는 이런종교인것같다 실천을하고 행동을해야지 말이 모가 필요하냐??"
    참다참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니 그후론 잠잠하시더라구용~~ ㅎㅎ

    • 그레이스2017.11.23 07:17

      속이 후련해지네.
      내가 하고싶은 말이 딱 그것이예요.

       
      위 본문의 부인은 저하고는 안맞지만,
      교회에서는 정말 필요한 인재라는 생각도 합니다.
      전도를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을 기독교로 이끌었고,
      교회 행사에는 개인 일은 뒤로 미루어두고,솔선수범으로 앞장서니까요.
      각종 모임에서도 행사가 있으면 행선지와 숙소를 알아봐 달라거나,
      단체버스나 숙박비를 깎아달라거나
      어렵고 성가신 일을 저 친구에게 부탁한다고 들었어요.
      일년에 두번 부부모임 여행지에서 좋은 먹거리를 보면,목사님 드린다고 한박스 더 사곤 합디다.
      교회와 관계되는 일에는 사비를 쓰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독교 교인들 사이에서는 환영받는 부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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