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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돈과 가치관의 변화.

by 그레이스 ~ 2018. 1. 30.

 

복권에 당첨되거나 횡재해서 큰돈이 생겼던 사람들이

오래 못가서 그 돈을 다 탕진하는 사례와

여러 해 전에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미국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실직을 하고 나니

1~2년 치의 생활비를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는 기사를 읽었던 게 기억납니다.

 

갑자기 큰 돈이 생기면,

우선 좋은 집 장만하고, 멋진 차를 사고, 옷과 시계 보석을 명품으로 갖추고, 외국 여행을 다니고...

한 번 생활수준을 높여 놓으면,그 수준에 맞춰 살려고 과소비를 하게 되고,

처음 샀던 물건들은 시시해져서 더 비싼 것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어

나중에는 검소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정신적으로 병든 상태가 되더군요.

 

고액 연봉자로 취직을 하게 된 젊은이도,

그 수준에 맞게 좋은 집을 모기지로 사고, 그에 어울리게 소비를 많이 하다 보니,

저축이 별로 안 되는 상황이어서 실직과 동시에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을 겪게 되었겠지요.

 

그런 정도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어요.

대기업을 그만둘 무렵

외국 회사로부터 좋은 조건의 제의를 받았는데, 연봉을 달러로 받는 계약을 했습니다.

그 해 가을에 IMF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가 터졌지요.

한화 대비 달러의 가치가 갑자기 두배나 올라버렸습니다.

매달 천만 원 받기로 한 월급이 2천만 원씩 입금이 됩디다.

외국에서 입금되는 돈이니 전부 국세청에 바로 보고가 되어 세금은 무척 많이 내고 살았어요.

매달 의료보험도 150만 원씩 내고요.

 

나중에는 실적배당도 많이 받게 되니...

그동안 돈걱정 많이 하고 살았으니 마음껏 써보라면서 큰돈을 줍디다.

여러 해 동안 명품백과 명품 옷 사치도 꽤 했었지요.

몇 년 지나니까 간덩이가 커져서, 감사한 마음이 줄어들고 당연한 걸로 생각이 바뀝디다.

남편도 점점 다정하고 헌신적이 사람이 아니라,

가족 위에 군림하는 성격으로 변해갑디다.

시동생들에게도 뭉칫돈을 줘서 형에게 더 많이 요구할 만큼 기대치를 높여 놨고요.

그러다가, 시동생 사고를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오랜 세월 노력으로 만든 재산이 아니고,

갑자기 생긴 돈은, 허영에 빠지고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을.

 

많이 벌었고, 많이 썼고,

다양한 경험도 많이 한 10년이,

나에게 삶의 자세에 대한 큰 교훈과 지혜를 줬습니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

자식들이 부모보다 잘되는 것.

건강하고 평온한 일상.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

이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는 것을...

 

    • 부자들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부자들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할게요.
      올해 70세 된 어느 언니는
      돈을 잘 굴리는 시어머니 덕분에
      젊은나이에 달세를 받는 건물을 증여 받아서 매달 달세로 생활을 했어요.
      충분히 생활비가 될 정도로 월세가 들어오니까,
      서울에서 명문대학을 나온 남편이 직장에 붙어있지를 못합디다.
      입사해서 두세달만에 사표내는 걸 몇번 반복하더니,
      영영 놀고먹는 생활을 했어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잡다한 취미에 빠지고...
      몇번이나 이혼하고 싶었다고 합디다.
      돈에 발목이 잡혀서 그냥 살았겠지요.
      언니의 남편은 지나치게 마신 술 때문에 일찍 몸이 망가져서 10년도 전에 환자가 되었어요.
      자기 노력으로 번 돈으로 나이가 들어서 건물을 샀으면,
      젊어서는 건전한 생활을 했을테고 나이 들어서는 월세 받아서 평탄한 생활을 했겠지요.
      30대에 목표를 가지고 땀흘리는 생활을 안했으니,
      그런식으로 나태해졌다고 판단됩니다.
      그 사례를 보고는,
      우리는 물려줄 빌딩이 없어서,
      내아들을 망치는 일은 없겠구나~ 하고 농담을 했습니다.
      마음고생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도 해야하는데,
      땀흘려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면 정신적으로도 성장이 안되는 것 같아요.
      삶의 지혜가 생긴다는 건
      그런 과정을 다 거친후에 터득이 되는거니까요.

  • 수선화2018.01.30 15:50 신고

    언제나 진솔하고 메시지가 정확한 말씀 경청 합니다.
    저도 제가 어렵던 시절에 나누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게 평가 받던 일들이
    조금 넉넉해진 후에는 제가치보다도 너무 저평가 된다는것에 적잖이 실망도 하고 절망도 하고....
    아무리 무상보시라지만
    힘들었어요.

    • 그레이스2018.01.30 16:46

      형제를 돕는다는 것.
      처음 시작은,가게를 얻어서 장사 밑천을 대주면 잘살게 될꺼라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흔쾌히 도왔는데,
      번갈아 가면서,
      망해먹고 또 요구하고 망해먹고 또 요구하는 걸 겪게 되면,
      점점 수렁에 빠지는 기분으로,
      분노와 절망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됩디다.

  • 라라2018.01.30 16:59 신고

    좋은 블로그를 알게되어 행복합니다. 많은 것응 깨우치고, 배우고...
    그냥 눈팅만 하는것이 너무 염치없어서 감사한 마음. 몇자 적었습니다.

    • 그레이스2018.01.30 17:20

      반갑습니다~
      댓글 남겨줘서 고마워요

  • christine2018.01.30 19:01 신고

    고액연봉을 받으셨을땐 그만큼 누리고 사는게 당연하다 생각합니당~~ 월5백과 월이천은 삶의패턴은 다르니깐용~~ 
    능력이있는분 주변엔 부작용이 종종 생기더라구용~ 부모는 글타치고 형제가 도와주는것도 당연시하고 결과도 안좋고ㅠㅠ
    저와 친한 지인 한분도 시동생들 사건사고 수습하느라 힘들어 지인남편분이 더이상 도와줄수없다하니 술먹고 형 회사에와서 드러눕고 행패부려서 경찰까지 온적도있어용 시누들은 지인한테 잘나가는 오빠가 번돈 식구끼리 좀 나눠쓰자는데 그게 모그리 잘못된일이냐고...

    그레이스님처럼 사시는게 멋진 삶이죵~~ 해운대view보이는 집에 거주하시고 파라다이스에서 운동하시는것도 멋찌지만 ㅋㅋㅋ 명&세훈씨가 성공도했지만 무엇보다 인성이바른아들들이라 느무 좋아보여용~~ ㅎㅎ
    돈이 암만 많아도 자녀들이 안풀리면 그많던 돈도 줄더라구용~~ ㅎ

    • 그레이스2018.01.30 20:02

      돈은 움켜쥐고 있으면 안되고 쓰면서 살아야 한다는
      아는 언니의 문자를 받고
      그건 아니다 싶어서 내 생각을 설명하다가
      과거사까지 공개하게 되었네요
      가진 돈이 없어도
      내가 살아온 세월이 다 멋지고 만족스러워요
      삼십대초에 런던에서 주재원 생활했던 것도 행운이고
      사십대에 공부 잘하는 아들 덕분에
      남의 부러움을 받으며 어깨에 힘주고 살았던 것과
      풍족했던 오십대 10년 까지
      모두 무지개 색깔로 소중하고 아름답게 기억됩니다
      그래서
      돈이 없어도 부자가 부럽거나 전혀 아쉽지 않고
      내가 살아온 나날이 아주 만족스러워요

    • christine2018.01.31 11:21 신고

      넹~~ 저도 노후에 그레이스님처럼 제인생을 돌이켜보았을때 만족한 삶을 살고싶어용~~돈은 써본사람이 가치를 알고 또 경제적인 관념도 생기는것같아용~~

      다행히 전 바깥생활을 오래하면서 물건에 대한 욕구는 빨리 졸업한것같아용~~ 제가 좋은거 가지고 댕겨봐야 별 알아주지도않고 ㅎㅎ1인당소득이 2만불언저리 일때는 과시도 좀하고 남의시선을 의식해서 남에게 보이기위해 돈을 쓰지만 3~4만불이상 국가에 살아보니 본인들이 필요할때 써야지 제가 제돈쓰면서 남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당~~괜히 외식을하고 남들이 들고다니는 가방이 좋아보여 그걸사고 그럴 필요가 없었던거죵~ ㅎ
      전 살아오면서 언니들에게 경제관념에 대한 코칭을 많이 받고 살고있습니당~~ 한달수입이 얼만지 자산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가족들도 아무도 모르는 작은언니만해도 조카들 어릴때 애들옷 병원 바로옆 시장에서 사입히고 병원2층 미용실(컷트 만이천원, 파마4만원)에서 머리하고 단돈 만원도 허투로 안쓰고 가끔은 헷갈릴 정도로 검소하게사는데 부모님한테 돈을 써야할때, 집안일 대소사때 돈 쓰는거보면 Wawoo!!! 감탄사가 나오게 쓰더라구용~~

      언니가 가족여행을 가거나 이사를가거나 차를살때 보면 '역쉬 전문직은 우리랑 급이 다르구나, 저래서 다들 공부를 하는구나'~~ 모 요런생각이 안들수가없네용 ㅋㅋ
      재산의 규모를 떠나 내형편에 맞게 돈을 쓸때와 아껴야할때는 잘구분하고 살아야 돈걱정안하고 살것같고 만족하는 삶은 돈만가지고 되는건 아닌것같아용~~

    • 그레이스2018.01.31 12:49

      여러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나열해봐도,
      정말 행복하다고,사는 게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적인 만족입디다.
      배우자에게 사랑 받고 서로 존중 받는 아내와 남편.
      (부자들은 열명중 여덟은 바람피워서 아내를 속썩인 일이 있더라구요,남편에게 무시당한 삶이 얼마나 굴욕이겠어요?
      자식들에게 존경과 위함을 받는 부모.
      자식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아서 부모를 흐뭇하게 해주고,
      그런 후에,
      사는 거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약간의 경제력만 되면,
      시골에서 살든,도시에서 살든,서민으로 살든,
      사는 조건에 관계없이 행복하다고 말합디다.

  • 星姫2018.01.30 19:33 신고

    저도 그져보기만 하던 사람입니다
    와서 귀여운 손녀 손자분들보고 같이 웃었고 귀엽다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 보면서 나도 저리 헤야지 하면서
    아직은 없지만 태어나면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을 관리 하는 모습 인생 길어지는데
    저도 저리 할수 있나하고 그레이스님 멋있습니다

    • 그레이스2018.01.30 20:15

      성희씨~
      반갑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과 재롱을 지켜보고
      마음껏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경험하기 전에는 몰랐어요
      상냥한 며느리들이 자주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고
      전화로 설명을 해줍니다
      며느리들이 참으로 예쁩니다
      우리는 복이 많은 부모구나~ 하면서
      뿌듯해하고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의 경험이
      앞으로 며느리 보실때 또 손주가 태어날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mommom2018.01.30 21:54 신고

    안녕하세요 맘맘 블로그에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요즘들어 까페에 올려주시는 글을 읽으며 더 배우고 싶은 맘에 블로그까지 찾아오게되었습니다.
    그런데 딱 지금 제게 필요한 메세지를 주셨어요.

    고액연봉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서 비싼 유치원비가 줄어드니 생활에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던 차,
    이번에 월급이 오르게 되니 저도 모르게 제게 없는 사치품 (차, 가방,시계 등)을 사볼까 하는 맘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차는 시승까지 해봤지만 옵션넣어 견적을 보니 너무 비싸서 다음번,, 혹은 그 다음 승진을 기약하며 바로 접었고,
    명픔가방정도(?) 하나쯤은 사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 글을 보니,, 정신이 번쩍 나네요.
    멋내기쇼핑은,, 1년 생활비 저축액을 달성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렵니다.

    언제나 귀한 조언 고맙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그레이스2018.01.30 22:33

      어머나~!
      네이버 카페에서 블로그 주소도 없이 어찌 여기를 찾아왔네
      나는 맘맘을 보면 항상 감탄하게 되더라
      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다니면서 또 대학원 공부도 하는
      그 열정과 노력에 감동 받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이번에 승진한 소식도 얼마나 반갑던지...
      항상 응원해요~~~
      본인에게 주는 승진 축하선물로
      비싼 백 하나 쯤은 괞찮을텐데...^^

      카페에는 육아에 대한글을 쓰지만
      블로그에는
      생활중의 온갖 에피소드가 다 나열되어 있어서
      이런 내용도 공개하냐고 좀 놀랄지도 모르겠다

    • 루제르나2018.01.31 17:04 신고

      저도 맘맘님은 가방 하나 정도 사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네바와서 사요~~ 제가 무슨 브랜드던 8% 할인해서 사줄께..

    • 그레이스2018.01.31 19:33

      그러네~
      유엔 직원은 면세 되니까 혜숙이가 사주면 되겠네
      맘맘이 사는 동네서 제네바가 멀지 않으니
      둘이 만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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