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아침에는 3분의 1 그릇의 밥을 먹었다
반찬은 장조림 김치 숙주나물 오이와 도토리묵 무침 버섯국
우유 한통과 요구르트 한통
우유와 요구르트는 나중에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놓고
우리 반찬을 꺼내서 골고루 먹었다
새벽에 위장과 창자를 깨끗이 씻은 듯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더니
이제는 조금씩 먹을 수 있으려나 보다
진통제는 여섯시간 마다 엉덩이에 맞는다
저녁 7시 밤 1시 아침 7시 낮 1시...
통증보다 어지러움이 더 괴로웠는데
오늘은 어지러움도 많이 나아졌다
사람이 살만하니까
머리가 감고싶어서 온갖 궁리를 다 해본다
일주일에 한번 봉사자가 온다는데
허리를 숙일 수 없는 환자는 뒤로 누워서 감는것도 무리다
밤마다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심란하다
마취에서 깨어나 병실로 올라온 새로운 환자다
잘 참아내는 사람도 있지만
밤새도록 신음과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남자가 그렇게나 못참으니 좀 이상하더라
매일 새로운 환자가 몇사람씩 수술을 하고 올라 온다
오빠와 올케언니가 KTX를 타고 8시 반에 출발했다고
병실을 묻는 문자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