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가족이 왔었다
5층 병동 입구에서 병실까지 들려오는 윤호 목소리가 카랑카랑하다
여기가 할미 집이라는구나
할미 보러 가자고 했으니 여기가 할미 집이라고 생각하네
오자마자 엄마가 들고 온 케이크랑 빵을 먹으려고 손부터 씻는다
세정제 거품을 골고루 발라서 양손을 문지르고 물로 씻은 후
잘라놓은 케익을 한입에 쏘옥 잘도 먹는다
몇번 먹고는 그사이 다른 호기심이 생겨서
밖에 보러 가자고,
병실이 이어져 있는 복도를 다 돌아다닐 모양이다
워낙 목소리 톤이 높아서 입술에 손을 갖다 대고
쉇 소리를 연신 하면서 한 바퀴 돌고는 간호사들 근무하는
센터 앞에서 키와 몸무게를 자동으로 재는 기구를 발견하고
한 명씩 올라서 본다
윤호는 키 93 센티에 몸무게 14.5
유라는 키 91 센티에 몸무게 14
이제는 아주 비슷하다
노래도 하고 예쁜 짓도 하고
초코볼을 먹고 입술에 립스틱 바른 듯 초콜릿이 반질거린다
그걸 거울로 보고 재미있어하는 아이들
어린이 만들기 교실에 참가하려고 시간 맞춰 나갔다
나중에 동영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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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카랑카랑한 윤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네요.
생전 처음 와 보는 병원이니 얼마나 궁금하겠어요?-
그레이스2018.04.14 21:10
말리지 않았으면 병실마다 다 들어가 볼 기세였어요
할머니가 잡고 걷는 바퀴달린 보조기구도 흥미롭고
눈에 보이는 것마다 처음보는 것들이니 호기심 천국이지요
유라가 말을 더 잘하고 말이 자연스러운데
말하는 건 윤호가 훨씬 많이 한다네요
끝임없이 질문하고
하고싶은 말 다 해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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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8.04.15 06:18
하윤이 하영이에게는 아직도 비밀이예요
할머니가 아파서 수술한다고 했지만
할아버지가 서울 병원에 와서 있다는 건 애들에게 비밀이예요
당장 병원에 보러 가겠다고 할꺼라서 감당이 안돼서요
한번으로 끝날 것도 아니고,
아이 셋 데리고 며느리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꺼라서요
아이들 유치원 보내놓고 그 사이에 며느리가 왔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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