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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며느리... 고마운 일들.

by 그레이스 ~ 2022. 1. 25.

예전 글을 찾아보니 

2020년 1월 4일 교통사고가 났고 

장파열 복부 수술하고 6일 후 척추수술을 했고

움직일 수 있게 되어 21일 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하고 2차 병원으로 가야 해서

큰아들은 퇴원 날짜가 되기 전에 요양병원을 여러 곳 알아봤다  

시설이 맘에 안 들고, 의사가 어떻고, 못 움직이는 노인환자들만 있는 병원이어서 안되고...

아들 혼자서 전부 퇴짜를 놓고 갈 곳이 없다고 하면서 

강남에 있는 고급 휴양병원으로 그중 제일 낫다면서 비용은 자기가 내겠다고 했다 

 

졸음운전 피해로 끔찍하게 다친 것도 억울한데 

상대 보험회사에서 감당해야 할 병원비를

아들 돈으로 지불해야 하는 고급 병원에 내가 왜 가냐고?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거절했었는데,

큰며느리가 하는 말이,

아들 집에 놀이방 장난감을 거실로 옮기고

방을 비워서 환자용 침대를 임대로 빌려 놓고 사설 간호사를 채용해서 

어머님을 우리 집으로 모셔 오자고...

2 주 정도 수고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단다 

 

나는 당연히... 절대적으로... 거절을 했지만 

며느리가 그런 제의를 했다는 게 너무나 고맙고 감동이어서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는 따뜻함이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설령 맘에 안 드는 일이 생기더라도

며느리를 이해하고 좋은 점만 봐야지 결심하게 된다 

 

1월 21일 세브란스 퇴원하고 분당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가서 

다음날 병문안을 온 작은며느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눈물 흘리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머리 못 감아서 노숙자 같은 시엄마를 보고 

다음날 샴푸랑 대야를 들고 와서 샤워실에서 내 머리 감기는 모습을

남편이 찍은 사진이 그 무렵 블로그에 올려져 있다  

 

명절이 가까워지니 

며느리와 사이가 안 좋은 어느 시엄마의 사연에 

나는 며느리가 고마웠던 지난 일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적는다 

 

 

  • 정말 다 생각나네요. 그때 얼마나 놀랐던지...
    요양병원의 간병인도 생각나네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코로나가 딱 시작되던 시기여서 조금 더 늦게까지 병원에 계셨으면 진짜 힘들었겠습니다.
    면회도 안 되고, 퇴원도 안되고..
    무사히 회복하셔서 천만 다행입니다.
    재활 꾸준히 받으셔서 얼른 지팡이 없이 걸으시면 합니다.
    새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26 07:18

      지금 생각이 났는데,
      분당 요양병원에는 간병인들 전부 조선족이어서
      1월 20일 그당시에 중국은 코로나가 심하다고 소문이 났습디다
      명절에 고향 가려던 간병인들도 포기한다 그러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도 안했을 때인데
      2월이 되고... 대구에서 중국 다녀 온 사람들이 퍼트렸다고 했었지요
      2월 1일 앰브란스에 누워서 부산으로 갔었고 그다음날 해운대 백병원에서 재활치료 시작했었는데
      보름만에 코로나 때문에 중단했잖아요

  • 여름하늘2022.01.25 21:32 신고

    그러니까 2년이 지났네요.
    정말 힘든 시기 보내셨지요
    2년동안 그동안 얼마나 고충이 심하셨는지...
    그레이스님은 며느리님의 고운 마음씀씀이를 기억하고
    간직하고 계시는 훌륭한 시엄마이십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26 07:22

      아침에 다시 본문과 댓글을 읽고...
      그당시 생각이 나서 울컥 합니다

  • 토론토 양배추2022.01.25 23:30 신고

    그레이스님 저는 님과 친구를 맺은지가
    얼마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가끔 그때의 교통사고 이야기를 하셔서
    대충 짐작만 했었지요.
    지금 글을 읽어보니 참으로 감동이네요.
    아들이야 내가 낳은 자식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며느리가 그렇게
    고운 마음을 썼다는것을 생각하니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암튼 고생 참 많이 하셨네요.
    고부간에 서로가 이해하고 잘 지내기가
    생각처럼 쉬운일은 아닌데 그것도 다
    그레이스님 복이거니 생각이 듭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26 07:28

      큰며느리가 나에게 직접 말했어요
      자기네 집으로 가자고요
      아들이 너무 바빠서
      매일 병원으로 가서 어머니 상태를 보는 걸 못해서 마음이 안좋다고 하더라
      집에 오시면 밤마다 뵐 수 있으니 서로 안심이 될 것이다... 하면서요
      며느리의 그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지요

  • christine2022.01.26 10:14 신고

    진짜 착한 며느리들이예요~ 전 시어른들 병원에 계실때 좋은 병원 찾아드리고 힘든일은 간병인에게 다 맡기고 반찬서비스 해드린외엔 한 일이 없네요ㅠㅠ 그리고 자식들의 호의를 거절하시는 그레이스님도 대단하십니당~ 솔직히 그레이스님은 시댁갑질을 좀 해도 모라할 사람도 없을거예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26 11:52

      재활치료 다녀와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 댓글 쓴다
      재활치료는 호흡을 제대로 하는지 배를 누르고 또 압박도 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 물 한잔 마시고 가니까
      돌아오면 밥먹는 게 우선이다

      오늘은 또 심각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도 해결방법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허리를 못쓰니까 팔힘을 이용하느라 어깨에 무리가 가고
      서 있거나 걸을 때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가 무릎 종아리 발목을 도와서 노동을 분산시켜줘야 하는데
      나는 종아리와 발목이 다 책임지니까
      계속 다리에 쥐가 나는 거란다
      어깨와 발목의 인대가 굳어서 정상보다 짧아졌더라

    • 그레이스2022.01.26 12:00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바라는 것 무엇인가 를 가끔 생각하는데
      내가 죽고난 이후에 며느리에게
      고마운 시어머니로 기억되고 싶다
      손녀 손자들에게는 그리운 할머니가 되고 싶고

  • 산세베리아2022.01.26 12:09 신고

    요즘 그레이스님댁 같은 며느님 없다고 봐요&&
    그 어려운 고통을 잘 이겨내셔서
    손주들 재롱 보시니 다행이십니다
    재활 열심히 하시면 더 좋아지실거예요^^
    힘내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26 16:59

      예~ 맞아요.
      오늘 재활치료 가서는
      몸이 점점 더 나빠지는 원인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어요
      이유를 알았으니 집에서도 더 노력해야겠어요

  • christine2022.01.26 16:59 신고

    그레이스님께서 할머니를 생각하시는것처럼 손주들에게도 그런 할머니가 되실거예요~

    전 시어른들을 생각할때 많이 고맙지만 특히 아들이라고 서울로 대학보내주셔서 밥벌이하게 해주셨고 저에게 시댁스트레스 딱히 안주셨고 당신들때문에 둘이 싸우면 안된다고 늘 말씀하신것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저엔겐 넘 고마운 분들이시지만 딸아이가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기억이 별로 없는게 많이 안타깝네요 ㅠㅠ

    훗날 손주들에게 우리 할머니는 그리움을 넘어서 넘 멋진 할머니셨다 생각할수있게 건강하게 지내세요~

    답글
  • 데이지2022.01.26 23:02 신고

    끔찍한 사고의 여파로 아직도 몸 아프고 너무 고생 많으시네요. ㅠㅠ.
    두 며느리의 예쁜 마음이 정말 보석보다 더 귀하고 울컥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27 08:22

      명절이 가까워지니
      이런 일이 있다 어쩌면 좋겠냐는... 갈등의 하소연을 보고
      나는 며느리가 고마웠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 Chris2022.01.28 14:37 신고

    착한 며느리 보셔서 참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좋은 시어머니였으니까 며느리가 착해 질 수 있었다고 봐야될지요.
    서로 주고 받는 마음이니 내가 선하면 착한 상대 만나는 이치인 것 같습니다.
    큰 사고 안나고 하루 보내는 것도 복인 것 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답글
    • 그레이스2022.01.28 15:36

      심성이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 우리 가족이 되어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정말이지...
      큰 사고 안나고 평범하게 사는 게 복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자기 몸 아프면 돈도 명예도 다 필요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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