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아이 셋 데리고 미국 여행을 다녀온 아들 며느리
부모님께 드릴 선물이 무엇이 좋을지 궁리를 해 봤으나
어머님 맘에 드는 물건을 고르는 게 자신이 없어서 현금을 준비했다고....
며느리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오히려 현금이 더 좋다고 말하면서
지금의 60대 70대는 어린시절에 (아주 부유한 가정을 제외하고는) 용돈이라는 걸 받지 못했다고
그러니 일년에 두 번 명절에
그리고 어쩌다 손님이 왔을 때 선물 대신 용돈을 주시면 그렇게나 소중하고 고마웠다
그 돈은 오롯이 개인적으로 쓸 수 있어서
한국에서는 왜 손주에게 혹은 손님으로 간 지인의 집 아이들에게
학용품이나 선물이 아닌 용돈을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외국에 사는 어느 분의 지적도 있었지만
어린시절에 느꼈던 그 결핍으로
한국의 많은 어른들이 손주들에게 선물 대신 현금을 준다는
6.25 전쟁 전후에 태어난
우리 또래의 어린시절 궁핍을.... 며느리에게 얘기해줬다
휴대폰으로 입금내용을 확인해보니 무려 백만원이다
왜 이렇게나 많냐고?
2 주일동안 유준이 돌보느라 수고하신 두 분에게 그 고마움도 포함되었단다
절반은 남편 통장으로 보내고
내 몫으로 남은 50만 원에서 돼지 등갈비 2.1킬로와 닭가슴살 한 팩을 샀다
닭가슴살은
맛술과 소주로 익혀서 겨자소스 냉채를 만들려고
닭고기 냉채는 해파리 냉채와 맛은 비슷하면서도 닭가슴살을 사용하니
다이어트식으로 추천할만하다
금요일 오후 3시에 코로나 백신 4차를 맞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어차피 수영장에 갈 수 없으니
백신을 맞고 와서 음식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3차까지 백신을 맞은 이후에 가볍게 넘어갔으니 이번도 역시 가벼울 거라고 예상하고)
저녁에는 팔이 약간 뻐근했으나 다른 증세는 없이
다음 날 서울 갔다
가지고 간 등갈비 조림과 닭고기 냉채를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닭고기 냉채는 다음 주말에도 만들 거라서 레시피를 공개할 수도 있겠다
아이들 에피소드는 다음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