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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배달 왔어요~

by 그레이스 ~ 2023. 2. 1.

어제는 이상하게도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진 듯

하루종일 의욕상실 상태로 누워 있다가

밤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진통제도 먹었다

 

몸이 아픈 것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생각되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무리를 해서라도 활기를 찾아보자고 

아직 빨지 않아도 되는 남편 츄리닝 두 벌과 셔츠 두 개를 세탁기에 돌리고

물걸레를 몇 번 빨아서 남편 방 청소를 했다 

 

기운이 딸려 잠시 쉬고 있는 중에 큰며느리가 전화를 했네 

어머니 혼자 계실 거라서

커피와 디저트를 배달 시켰다고

 

그리하여 받은...

놀래라 뭐가 이렇게나 종류가 많냐?

 

펼쳐 보니 디저트 종류가 내가 맛있다고 언급했던 품목들이다

커피 옆의 긴 봉지는 에끌레어 두 개이고

 

그 앞의 작은 봉지는 애플파이와 도넛이다 

1981 년 가을 영국 가서 처음으로 애플파이를 먹었던 그 기억을 며느리에게 얘기해서

내가 애플파이를 좋아하는 줄 안다

 

커피 옆 둥근 박스에 든 것은 생크림을 바른 부드러운 케이크다 

카스테라보다 더 부드럽고 달콤한 시폰 케잌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생크림이 들어간 케잌으로 골랐단다( 전에 그런 말을 했었는데 기억력이 놀랍다야~~~)

라떼를 맘에 드는 커피잔에 부어 거실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며 호사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라떼는 잔에 부어보니 두 잔 정도 되겠네)

며느리의 전화를 받기 전에 

기분전환 하려고 예쁜 잔을 꺼내서 커피 마실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물 끓이던 걸 중단하고 커피와 디저트가 배달 오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저 잔에 부어서 마시게 된...

아주 예전 

두 아들이 다섯 살 여섯 살이었던 시절에도 

선물 받은 (또는 다른 나라로 출장 갔다 오시면서) 초콜릿 상자를 남편이 가져오면

아이들에게 세 개씩 정도 나눠 주고는 

나머지는 전부 이빨 자국을 내어놓는 버릇이 있었다

다른 건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남편 몫도 내가 먼저 맛을 보고 맛있으면 내가 먹고 탈락한 것은 남편 주고

그렇게 이빨자국을 내어 놨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궁금증이 발동하여...

 

어차피 내가 다 먹을 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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