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사는 지인이 보낸 준 와인 세트와 샴페인
내년이 토끼해라고 색다른 라벨이 붙었다
2018 년에 만든 레드와인과 2020 년에 만든 화이트 와인
어제 도착했다고 문자를 받았고
오늘 저녁에 현관 앞에서 들고 들어왔다
공기가 빵빵한 에어 박스를 뜯어 내니
블로그에 가끔 등장하는 미씨 유럽 카페에서는
해마다 연말에
국내의 후원 단체에 보낼 기부금 모금을 하기 위해 바자회를 한다
자기가 가진 물건을 내어놓기도 하고
새로운 물건을 사서 내어놓기도 하고
아예 현금으로 기부하기도(올 해는 현금 기부가 많았다)
아주 비싼 가격으로 샀던 옷이나 소품도 단 돈 5 만원 이하의 가격이다
해마다 개최하다 보니( 카페가 생긴 지 12 년이 되니)
회원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 중에는 거의 다 나왔겠다
특별히 탐나는 상품은 자기 집에서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권이다
네덜란드도 가고 싶고, 스위스도 가고 싶고...
아무튼 올해 내놓은 물품 중에
내년이 토끼띠 해라고
우리나라에서 라벨을 제작해서 붙인 와인 두 병이 한 세트로, 두 세트가 나왔더라
[130년간 와인의 품질과 전통을 중시해 온 스페인 토레스의 정신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칠레 미구엘 토레스와 신동와인의 협업으로
한국적 민화로 재 탄생한 토끼해 기념 와인입니다]
라는 설명을 덧붙여서
토끼띠에게는 우선권이 있냐고 농담 삼아 댓글을 썼더니 (내가 51년생 토끼띠라고)
바자회에 내어놓은 상품 말고
나에게는 특별히 따로 드리겠다는 글이 새로 올라왔었다
그리하여 받게 된 와인 한 세트와 따로 보내 준 샴페인이다
(스위스 사는 회원의 여동생이 신동와인에 근무하고
작년에는 호랑이 그림을, 올해에는 토끼 그림을 라벨로 만든 주인공이다)
와인을 보내 준 지인은
스위스 호텔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호텔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모교에서 높은 직책으로 일하는 엘리트 여성이다
30대 가장 힘든 시기에는
두 아이가 있으면서 직장에 출근하는 여성이
대학원에 진학해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1인 3 역을 해내는 모습에
(국내라면 친정엄마의 도움이라도 받을 텐데)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감탄을 하면서도 쓰러질까 봐 안쓰러웠다
어느 해였던가
한국으로 출장 와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만났던 기억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