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 년 가을에 모임을 시작했으니 37 년간 만나왔던 친구들이다
그 모임을 해체한다는 건 아쉽고 섭섭한 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3 년을 쉬는 사이에 친구의 사망과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앞으로 계속 이어가기에는 금전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들의 나이가 많아져서 자녀의 결혼축하금이 끝나고 나니까
남편의 사망과 본인의 사망도 생겨서 오래 가지 않아서 비축금이 고갈되게 생겼다
자녀들 결혼이 다 끝났는데도 비축금이 2 천만원이 넘어서
그렇게나 많이 쌓아 놓을 필요없다고 일본 단체여행도 갔다 왔고 국내여행도 했었다
그랬는데 사망 부의금 150 만원(개인적으로 인사하는 건 빼고) 과
아파서 입원하면 30 만원 병문안 인사를 하던 것도
큰 부담이 될 정도로 환자가 많아졌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거고
비축금이 고갈되고 나면 한 명당 얼마씩 부담해야 되는... 그런 사정을 설명하고
이번에 해체하자고 의견이 나왔었다
그리하여
2019 년 12 월 이후 수술하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위로금을 안 주고
그전에 몇 달씩 참석 못해서 회비가 밀렸던 사람도
2019 년 12 월에 다음 해 1 월 회비를 당겨서 낸 사람도 전부 무시하고
지금 남아있는 약 700 만원을 n 분의 1로 나누어 각자의 통장으로 보내주는 걸로 결정했다
몇몇 친구들이 나에게,
너는 그렇게나 큰 사고를 당해서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 입원도 오래 했는데
병문안도 못 가고 위로금도 생략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인사를 한다
나는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입원을 했고
또 부산으로 내려왔을 때도 코로나가 심해서 문병을 올 수가 없었으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니는 잘 사니까 섭섭한 마음 가지지 말라고 농담도 하고)
모임이 있었던 날,
헤어진 한 시간 후에 각각의 통장으로 나누기를 한 금액이 들어왔다
생각지도 못한 공돈으로 부산 가서 쓴 경비가 충당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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