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온 이후로
전화로 서로 안부만 묻고 윤정씨의 일정이 빡빡해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매주 혹은 2 주에 한 번 사천에 가서
장 봐서 친정아버지 뵙고 일박하고 올라오니
먼 길을 수아 데리고 고속버스 타고 왕복하는 것도 체력이 딸리는 일이고
뉴질랜드에서 학교 다니다가 온 수아가
각 과목에 부족한 건 없는지 챙겨 봐 주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가 개학한 이후에 만나자고 미루었던 게 오늘이다
우리 동네로 오겠다고 해서
정선 곤드레 솥밥집으로 11 시 반에 만나자고 했다
12시로 약속을 정하면 이미 주차 자리도
식당에 앉을자리도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아서 30 분 일찍 약속했는데
11 시 20 분에 거의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곤드레 비빔 솥밥과 고등어구이 세트를 시켰다
점심을 먹고는 바로 옆 가게 - 단팥빵으로 유명한 빵집으로 옮겨서
나는 커피를 윤정씨는 차를 마시는 중
화장 안 한 맨얼굴로는 사진 찍는 걸 피하느라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돌아서 못 찍게 했었는데
이제는 꾸밀 것도 없으니 포기하고 덤덤하게 그냥 있는다
앞머리를 자른 게 아니고
매일 빠지는 중에 그래도 새로 올라오는 머리카락이 있어서 앞머리는 물론이고
머릿속에도 짧은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보인다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가 많아서 두 시간으로 부족했으나
수아 마치는 시간에 데리러 가야 하니
1 시 30 분에 빵집에서 나와 죽전역에 내려 주고 왔다
윤정씨가 선물로 가져온 약과 꿀 고향에서 가져온 참기름
그리고 빵집에서 디저트로 드시라며 사 준
단팥빵 박스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더 많이 담은 걸 보고 하나씩만으로 충분하다고 덜어 냈다
윤정씨~ 커피 마시면서 잘 먹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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