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면서 세훈이 생일인 5 월 8일은
우리 집에서는 아들의 생일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내가 아들 생일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생각을 바꾸어 아들에게 대접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식당에서 아들이 사 주는 한정식 점심을 먹고
케이크는 아들 집에 가서 먹기로
초코렛은 며느리가 어제 사 온 케이크이고
작은 건 하윤이가 사 온 거다
하윤이가 며칠 동안 학원 갔다가 오는 길에
혼자서 집으로 갈 테니 데리러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기에
혼자 다녀 보려고 그런가 했는데
하루는 카네이션을 또 하루는 작은 케이크를 몰래 사 들고 와서
엄마에게 선물이라고 주더란다
하윤이 한달 용돈이 3만 원인데
카네이션이 2만 원 케이크가 15000원으로 한 달 용돈보다 더 큰돈을 모아
이렇게 선물을 해 주더라고 어제 사진과 문자가 왔었다
나는 그 케이크와 꽃을 오늘 직접 본 것이고
열두 살이 되니 딸 노릇을 톡톡히 하는구나
식당에서 이미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을 지경이었으나
허리 단추를 풀어서라도 케이크는 먹어야지
촛불을 켜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한 조각씩 먹었다
큰누나가 하준이에게 설명한다
오늘은 아빠가 촛불을 꺼야 하니 너는 참으라고
그리고 자른 케이크를 접시에 담는 것도 아빠가 먼저라고
그 말이 맞다면서 할아버지가 첫 조각을 아들에게 주니
하준이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하다
평소에 막내라고 뭐든지 먼저였던 모양이다
맘이 여리고 정이 많은 하준이가
세 밤만 자고 가면 안 되냐고 묻네
다음에 니가 할아버지 집에 와서 자고 가라고 했다
식탁에서 일어나 나오다가 거실에서 만들기 하는 레고 박스를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세상에나~~~ 누가 이렇게 정리를 하냐고?
내가 하지요~ 아들의 대답이다
사이즈별로 이렇게 정리를 해 놓지 않으면 원하는 부품을 찾느라 박스를 쏟게 된다며
만들기는 처음부터 정리가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하윤이, 하영이 방에 들어가 보니 책상과 옷 정리가 어른만큼 야무지다
하영이에게
너는 유치원 다닐때부터 정리를 잘해서 할머니가 감탄을 했다는
예전에 봤던 모습도 얘기하면서 칭찬했다
일본여행 가기 전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어머님 초코렛을 사다 드릴까요? 묻길래
우리나라 전병과 비슷한 센베이를 사 오라고 했더니
전통 일본식 센베이를 사 왔네
100 년 전통의 카스텔라도 한 박스
그리고
돈 봉투와 색다른 편지를 받았다
꽃을 펼치면 안에 편지글이 나온다
하윤이도 엄마 따라
편지를 봉투에 넣어서 주네
글씨를 나보다 훨씬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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