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집(+ 일기)

여름을 즐긴다고요?(보트 추가 설명)

by 그레이스 ~ 2023. 8. 4.

계절 중에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놀라움과 부러운 마음으로 감탄을 하게 된다 

 

나는 언제 한 번이라도 여름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렸을 때는 좋아했을 것 같다

냇가에서 목욕하고 참외 수박 먹던 그 시절에는... 

 

20대 초반부터 지극정성으로 화장했었다 

정성스레 화장하고 외출복 차려입고 나가는 타입이었으니

결혼해서도 변함없이 매일 화장을 했는데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화장하고 손 씻고 아침밥을 했으니

화장한 얼굴은 사택에서 나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신혼생활을 사택에서 시작했는데

그 당시 울산 현대 조선소(현대 중공업 초기 회사명) 사택은

앞 뒷집 옆집과의 사이에 담이 없는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넓은 운동장 같은 곳에 각각의 집이 있고 작은 화단이 있는 형태여서  

주택과 주택 사이에 경계가 되는 울타리가 없으니

언제든지 이웃이 올 수 있는 환경이어서 단정한 차림으로 생활하게 되었다

더구나 신혼 2년간은 아이가 없었으니 더욱 그러했으리라

나중에는 그렇게 사는 게 습관이 되었을 테고)

 

그러니 여름에는 얼마나 불편하겠나 

땀이 나서 얼굴이 번질거릴까 봐 수시로 화장을 고쳐야 하고 

옷에 땀이 베이는 것도 무척 신경 쓰이고 

또 바람이 불어서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는 것도 거슬리고 

그런 이유로 여름을 아주 싫어했다 

 

반대로 남편은 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땀 흘리면서 운동하고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어 수영하고 

특히나 요트나 보트를 저어 바다 가운데로 나가는 걸 더 좋아했다 

 

84 년 탬즈강에서

 

런던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남편이 노르웨이에서 사 왔던 

해병대 군인들이 훈련하는 장면에서 자주 보였던 보트와 같은 종류인데

레저용은 군사용과 구분이 되도록 색깔이 노란색이다

군인들이 실전에서 사용하는 보트이니 무척 튼튼한 제품이란다

레저용은 돛과 모터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85 년 9 월 금강에서

85년 휴가 때 남편과 두 아들은 금강 상류에서 하류로 노를 저어서 내려오고

나는 자동차 운전해서 하류의 어느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86 년 8 월 동해안에서

 

86년 여름휴가에는 강릉 해수욕장에서 가까운 바다에서

바람 방향이 좋을 때는 돛을 이용해서 나가고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갈 때는 모터를 사용해서 달렸다

 

젊은 시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니 따라다녔으나

아이들이 자란 이후에는 남편 혼자서 바다수영하는 걸로 취미가 바뀌었다 

 

해운대로 이사를 간 해는 1999 년 봄인데 

여름에 해수욕장 모래밭에 내려 가 본 것이 

2013 년 첫돌 된 하윤이가 와서 손녀 데리고 간 게 처음이니

말해서 무엇하랴

 

해운대 해수욕장은 해마다 저렇게나 사람들이 몰려왔으나

나는 호텔 4 층에서 운동하다가 내려다보는 걸로 만족했다

 

 

수십 년간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여름이고

땀이 나서 옷에 베이는 걸 엄청 싫어하는 내가 

오늘은 팬티가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렸다 

 

아침부터 에어컨을 안 켜고 버텨보겠다고 결심하고는 창문을 열어놓고...

그래도 땀이 흐르니 

이왕 젖은 거 다림질이나 하자 하고

한낮에 남편 셔츠 여섯 장과 바지 세 장을 다려놓고 

옷이 젖었으니 침대 시트 위에 수영장용 큰 타월을 깔고 누워 있었다 

 

이제는 화장을 안 하고 사는 게 몇 년이나 되어 

화장이 뭉개질까 봐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좋다 

'우리 집(+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경 검사와 남편과 통화  (2) 2023.08.07
거실에서 생활하기  (4) 2023.08.05
냉동고 비우기  (6) 2023.08.01
낚시하러 출발  (4) 2023.08.01
이웃의 인사  (8) 2023.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