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월이 시작되는 즈음에는 사소한 일에도 서러워지고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워진다
30대 40대에는 온갖 서러움이 한꺼번에 터지는 듯이 울면서 며칠을 보냈는데
50대 이후에는 그 슬픔도 점점 옅어져서 담담하게 9 월을 보냈었다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신 날짜가 1969 년 9 월 14 일 음력으로 8 월 3 일이다
마흔 두 살의 젊은 엄마, 내 나이는 열아홉
어린 동생들은 4 학년 6 학년 중학교 2 학년 고등 1 학년.
열아홉 판단에도 동생들이 나를 의지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울면 안 된다는 결심을 하게 되더라
갑자기 어른이 된 듯 행동을 단속하고 살다가 꽁꽁 묶어둔 슬픔이 어른이 되고 난 후에 터진 듯
30대에는, 엄마 생신에도 어머니날에도 돌아가신 9 월에도 하염없이 울었다
40대가 되어서는,
엄마가 단 하루만이라도 우리 사는 세상에 와서 보고 가셨으면... 불가능한 넋두리를 했었다
돌아가시는 순간에 어린 자식 걱정에 눈을 못 감았을텐데
우리는 엄마 없는중에도 잘 자랐고 지금 잘 살고 있다고 오빠는 대기업 부사장이 되었고
남동생은 대학교수가 되었고 10살이었던 막내는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다고
딸들도 다 잘 살고 있다고 엄마 계시는 곳으로 전화라도 하고 싶었다)
50대와 60대 거의 20 년은 엄마 기일이 다가와도 슬픔 없이 담담하더니
교통사고 이후 걷는 게 불편해서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상태가 되니
복잡한 마음에 예전의 그 슬픈 감정이 되풀이되는 듯
이번에도 9 월이 시작되기 전에 계절 감기처럼 우울이 찾아오네
침대에 누워 상념에 빠져있던 중에 큰아들이 전화를 했다
추석연휴에 같이 여행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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