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에 많이 읽힌 글을 순서대로 보다가
눈길이 머문 2007 년 11 월에 쓴 글 [내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일]을 복사했다
16 년 전에는 내가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리 있게 잘하는 게 아니라 버벅거리는 정도가 한심할 지경이라서
우선 나부터 다시 훈련을 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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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안녕히 주무셨어요?
인사와 함께 작은방으로 들어오던 세훈이
아니 벌써 컴퓨터를 켰어요?
놀라면서 옆으로와 같이 글을 읽고는,
(이른 아침 아들이 일어나기 전 신문사의 논설과 칼럼을 읽고 있던 중
마침 평소의 우리 생각과는 반대되는 논조)
아들이 하는 말;
에구 답답해! 제대로 반박을 못해주니 속이 갑갑해요 한다.
그런 일로 속에 화를 만들지 마라.
속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네 생각을 제대로 전달을 못해서 억울함으로 그런 것일 거 야.
네 머릿속으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반박해주고 싶은 의견을 제대로 문장으로 만들어서 마음속으로 읽어봐라.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라도
내 의견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풍부한 문장력을 길러라.
그게 남을 설득하고 이길 수 있는 실력이다.
나는 설령 나와 반대되는 가치관을 가진 자라도
글에 기품이 있고, 논리 정연하다면 그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사람 의견을 존중해 준다는 뜻이지.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해서 설득력 있는 말과 글로 네 품격을 높이도록 애써라.
그러면 저런 글에 흥분하지도, 속상하지도 않게 되고 반격할 논조를 구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더 발전해서 한마디 더 붙였다
담에 너희 아이는 영어유치원 보내지 마라
(영어를 배우겠다고 그런 식으로 돈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뜻)
언어능력은 어느 나라 말이던지 다 똑같다
초등학교까지는 돈 들인 만큼 과외가 빛을 내겠지만
중학생을 넘어서면 알고 있는 지식수준만큼 이 그대로 반영되니
유치원생, 초등학교 때는 다양한 공부와 사고의 폭을 키우는 방향으로 아이를 유도해라.
다양하게 응용할 내적인 지식이 없는데 과외받아서 좔좔 외운다고 영어가 유창 해지냐고?
우리말로 하는 인터뷰도 제대로 못하는 애들이 영어라고 잘할까?
미국에서 나고 자라도 모두 다 영어 잘하는 거 아니다.(생존에 필요한 생활영어 하고는 격이 다른)
아침밥을 먹고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또 한마디 더
내가 전하려는 뜻이 말의 기교가 아니고 말의 깊이니라,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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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덧붙인 글
내가 아들에게 부탁하는 -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문장으로 만들어서 표현해 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나 다 많이 경험한 일이겠지만
"아~~~ 아까 그 말은 하지 말 것을 !"
혹은
"내가 왜 그때 아무 말도 못 했지? 억울해 죽겠네 "
그런 일 종종 겪게 되잖아요?
여러분의 댓글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을 때의 낭패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데
하고 싶은 말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못 해서 속이 터지는 사람도 큰 도움이 될듯하여 하나 더 덧붙일게요.
하고 싶은 말을 그 순간에는 못 하고 나중에 생각할수록 억울한 마음이 들 때
(논쟁이 아니라 미워하는 사람에게 퍼붓고 싶은 내용이라도)
녹음을 한번 해보세요
그러면 자신의 말이 얼마나 뒤죽박죽인지, 한말 또 하고...
제대로 핵심이 안 잡히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말로써 표현하는 건 흔적이 안 남아서 잘 고쳐지질 않지요 )
그러니 글로써 제대로 된 문장으로 만들어서 자기의 생각을 표현해 보라는 것이에요.
자꾸 반복해서 핵심을 정리하는 버릇을 길러야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이고 브리핑이나, 설득이 필요할 때도 좋지 않겠어요?
이렇게 말하지만
오십이 넘은 나도 실수하고 실수하는, 그래서 후회가 많은 결점 투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