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와 대화 중에
남편이 부산 가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면서
나도 가끔은 해운대가 많이 그립다고 하니
아버님 가실 때 어머님도 망설이지 말고 부산 가시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대답했었다
하루 전, 큰아들과 대화 중에도
음식을 가끔 배달시키냐는 질문에 한 번도 배달시킨 적이 없다고 대답하면서
아버지가 배달음식을 싫어하신다고 덧붙였더니
어머니는 모든 안 좋은 상황은 아버지 탓으로 연관시킨다고 하네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짜장면이나 짬뽕을 시켜 먹지 않는 이유는
배달되는 과정에 다 식고 불어서 맛이 없어지기에
해운대에서 한 번 시켜 보고는 거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들이 결혼하기 전이니 아마도 2009 년이나 2010 년에 서울 가서
두 아들과 같이 중국집에 가서 요리를 3 가지 시켜놓고 내가 주방장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었다
요리를 먹기 전에 갓 만든 짜장면을 먹고 싶으니 반 그릇만 만들어 달라고 하니,
짜장면을 먼저 드시면 요리가 맛이 없어질까 봐 우려된다 하길래
배달이 어려운 동네에서 살아서 맛있는 짜장면을 못 먹은 지가 오래됐다고
그러니 어려운 부탁을 한다고 사정을 설명해서 아주 맛있는 짜장면을 먹었던 에피소드가 있다
남편이 배달음식 시켜 먹는 걸 싫어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도 싫어해서 배달 시키지 않았으면서 남편 탓으로 돌린 것이다
해운대 가고싶은 마음을 참는 것도
사실은 혼자서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번거롭고
해운대 가서 혼자 호텔에서 묵는 것도 그 비용이 아까워서 내키지 않아서 이다
남편은 낚시와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 가는 것이니 동행할 수가 없고
둘이서 함께 갈 때는 남편이 취미생활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거다
그러니 내가 해운대 못 가는 게 아니라 안 가는 거다
나에게 안 좋은 일에는 무의식적으로 남편 탓을 하는 버릇이 생겼구나
반성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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