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어깨 수술을 두 번 해야 된다네
내일 하는 수술은 견봉(어깨뼈) 깎는 수술이고
내년쯤에 회전근개 손상된 인대를 당겨서 이어주는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된단다
그럼 왜 한꺼번에 안 하냐고 물었더니
위치가 달라서 한꺼번에 하면 수술 자체도 어렵고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려서 노인에게는 위험하단다
무리해서 한꺼번에 해 달라고 우길 일이 아니라서 알겠다고 했다네
아이고오~~
두 달 깁스를 하고 재활운동을 4 개월이나 해야 된다는데
그 걸 두 번이나 한다고?
생각만 해봐도 심란하지만 앞으로의 일은 그때 가서 해결하자고
놀란 가슴을 다독인다
조금 전에 용인 세브란스 병원에서 문자로 연락이 왔다
오후 2 시 반부터 5 시 반 사이에 입원을 하라고
가져갈 가방을 다 싸 놨으니 점심 먹고 천천히 출발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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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추가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병동을 신청해서 보호자가 필요 없다고 했으나
남편을 병원에 두고 혼자 집에 와서, 밤에는 맘이 안 좋았다
병원에서 수술실 가기 전에 보호자에게 문자를 보내준다고 했으니
문자를 받고 출발하자고 마음먹고 있는 중에 큰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9 시 반 즈음에 수술방으로 갈 것 같다고
그때 병원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운전해서 가시지 말라면서 택시를 부르라고 하네
여기는 택시가 안 온다고,
그러면 아들이 카카오 택시를 우리 집 앞으로 보내겠단다
5 분 후에 아파트 앞에 도착할 거라는 아들의 말에 바로 내려가서 대기하고 있었다
병원 도착하자 곧 9 시 47분에 수술 준비 중입니다 문자를 받고는
그 후에도 수술 준비중입니다 문자를 10 시 59 분까지 2번 더 받았다
11 시 4 분에 수술 중입니다 문자가 왔고
12 시 6 분에 수술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는 12 시 13 분, 12 시 59 분, 회복 중입니다 문자가 두 번 왔다.
오후 1 시에 101 병동으로 이동합니다 라는 마지막 문자가 왔고
9 시 45 분에 병원 도착해서 나는 무엇을 했겠냐?
3 층 수술실 앞으로 갔다가
가족이라도 대기실에 들어 갈 수 없으니 앞에서 서성이다가
건너 편의 회복실 앞에도 가 보고 다시 1 층으로 내려가서
입원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입구 앞 창가의 의자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출입증이 없으면 입원실 올라가는 출입구를 지날 수도 없다
12 시 13 분에 "회복중입니다" 문자가 왔을 때
출입문 차단 장치 앞에 서성이고 있으니 환자와 같이 입원실로 올라가는 분이
올라갈 거냐고 묻는다 (덕분에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10 층에 내려서 양쪽 끝의 101 동 출입문과 102 동 출입문을 보니
101동이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이다
한 번 더 출입증으로 들어가는 보호자를 따라 들어가서
남편의 이름이 붙은 첫 번째 병실에 들어가서 남편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12 시 25 분에 입원실로 올라가서 40 분을 기다린 셈이다
1 시에 이동 침대에 누워 남편이 올라왔으니
무려 4 시간이나 불편한 의자에서 혹은 걷고 서성이면서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내 몸도 많이 힘들어져서 30 분 정도 더 있다가 병실을 나왔다
가족이라도 오래 머물 수 없는 병동이라서 더 있을 수도 없겠더라
간호사들이 수시로 와서 불편함이 없는 지 체크를 하고 도와줘서 마음이 놓였다
병원 정문앞에는 택시가 계속 들어오니 기다림 없이 바로 탈 수 있어서 편하게 오면서
바람 불고 비오는 중에 시야도 컴컴해져서
직접 운전하지 않고 택시를 이용한 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택시를 불러 준 아들이 많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