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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견봉성형 수술하고 일주일

by 그레이스 ~ 2023. 12. 18.

 

견봉성형술은 절개를 하고 뼈를 깎는 게 아니라 

복강경처럼 구멍을 3 개 뚫어 기구를 넣어 화면으로 보면서 뼈를 깎는 방법이었다 

외부로는 큰 상처가 없으나 통증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먹고 

내부의 열을 식히려고 아이스팩을 넣어 어깨를 감싸는 보호대를 퇴원 후 이틀간 하고 있었다 

진통제 때문에 소화가 안 된다고 오늘은 약을 끊을까 하다가 혹시나 염증이 있을지 몰라서 

이제 일주일이 지났으니 하루에 3번이 아니라 한 번만 먹고

며칠 더 있다가 10 일이 지나면 중단하겠단다.

 

일요일에 샤워를 하고 오후에 입원을 했으니 6 일째 되는 토요일에는 도저히 더 참을 수가 없다고 

일단 머리라도 감고 싶다고 소독한 거즈로 교체를 한 후에

염색용 비닐을 몸에 두르고 그다음 미이라처럼 부엌용 랩으로 칭칭 감고 

마지막에 의료용 테이프로 목덜미를 다시 감았다

그 모습을 사진 찍어놨어야 하는데 깜박하고 놓쳤다 

사실, 허리를 숙여서 엎드리면 머리 감기는 건 그렇게 유난 떨지 않아도 충분히 되는데

간단하게 물로 몸을 씻고 싶어서 그랬던 거다 

 

남편이 아프다고 할 때마다 속으로는 저 정도로 뭘 그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통증 때문에 밤중에 눕지도 못하고 거실을 서성이다가

새벽이 되고 날이 새는 그런 일도 많았구만 (혼자서 중얼거리는...)

살이 썩는 듯, 불에 데이는 듯 눕는 게 고통이었던 이유를 나중에야 알았는데

수술하면서 절개된 살 때문이 아니고

수술 중에 끊어진 살 속의 신경 때문에 아픈 거라고 열 달이나 지난,

가을이 되어서야 들었다

 

하루에 한 번씩 소독하던 걸 오늘은 수술 부위의 딱지도 떼어내고 약을 발랐다 

일회용 반창고로 마무리하고 

 

남편은 세심하고 철저한 성격이라서 뒤탈이 생기지 않게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나는 넘어져서 다리에 생긴 딱지도 저절로 떨어지도록 기다리지 못하고 

대충 괜찮겠다 싶으면 뜯어내는 성격이어서 잘못 건드려서 피가 나기도 했었다 

 

남편은 나를 보면 안심이 안 되고 

나는 남편을 보면 에구 속 터져 소리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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