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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못 말리는 고집

by 그레이스 ~ 2024. 1. 4.

 

어깨 수술한 후 3 주가 지난 1 월 2 일 검사 겸 진료받으려 병원에 다녀오셨다 

잘 아물었다고 이제는 팔을 움직여서 정상적인 생활이 되도록

매일 재활운동을 하라고 권유하고 곧 골프를 즐길 수가 있겠다고 하더란다 

팔을 어깨높이로 올리는 동작만 통증이 있을 뿐 다른 활동은 괜찮다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은 알아서 잘할 테니 나는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이틀이 지난 오늘 아침 

24 일 예약을 하는 통화내용을 들었다

1 월 24 일 부산 백병원 진료예약을 했다네

(한 달을 넘게 참았으니 무슨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부산 가려고 

그중에서도 아내가 반대를 못 할 백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을 궁리를 했을 거다)

 

"부산을 가더라도 1 월은 참았다가 2 월에 가시지" 했더니 

어깨에 재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판단을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확인해야겠다네

그래서 mri 찍은 거 서울의 개인병원 것과 세브란스 것 두 개 다 가져가서 상담할 거라면서 

만약에 안 좋다고 하면 운동을 쉬어야 할 것 아니냐고 

혼자서 짜증 내고 투덜거리면서 긴 시간 분풀이를 하는... 듣기에 심한 말도 나온다 

 

나는 투명인간인 듯이 재활용으로 버릴 서류 뭉치를 정리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말을 안 하는 게 상책이니까 

나는 더 아픈 순간에도 저렇게 내색하지 말아야지 

옆에 있는 사람 괴롭게 화풀이하지 말아야지... 속으로 다짐하면서 

 

한 시간 넘게 짜증 내고 투덜거리다가 제풀에 풀어졌는지 

냉장고에서 야채를 꺼내 씻고 재료를 다듬느라 도마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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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깻잎, 오이, 살짝 데친 당근, 대파, 먹다 남은 닭다리살, 채 썬 불고기,

그리고 된장국

보조가 부엌에 안 들어가서 계란 지단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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