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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봄 옷

by 그레이스 ~ 2024. 3. 24.

벚꽃 피는 봄에 (몸통이 찐빵처럼 늘어나서 ) 입을 옷이 하나도 없다고 구시렁거리다가

비싼 새 옷을 사는 건 너무 아깝고 

비슷한 느낌의 값싼 옷이 없을까 온라인 매장을 기웃거리느라 아침나절을 보냈다

값이 비싼 건 돈이 아깝고 싼 건 맘에 안 들고...  

 

누가 나를 눈여겨볼 것도 아닌데 유행이 지난 옷이면 어떠랴 

옷방 뒤쪽에 걸려있는 오래된 버버리 종류를 다 꺼내 다시 입어보는 패션쇼를 했다 

 

15 년 전 즈음에 산, 야유회나 여행을 갈 때 입었던 구겨져도 괜찮은 버버리

 

 

20 년 전 에스카다 면세점에서 샀던, 겨울에도 입을 수 있게 도톰한 안감이 있는 버버리인데

안감을 빼니까 입을 수 있겠다 

 

10 년 전 친구들과 여행 간다고

오일릴리 매장에서 샀던 얇은 여행용 반코트는 그 후 몇 번 안 입었던 거고 

 

5,6 월 간절기에 입으려고 안 감 없이 맞췄던 버버리는 사고 이후 한 번도 안 입은 듯

 

그러니 

새 옷 사겠다고 인터넷 매장 기웃거리지 말고 20 년 전에 샀던 옷을 재활용하자 결심했다 

 

대박인 것은 27 년 전에 입었던 옷이

요즘이라도 추운 날 초록 재킷을 입고 수영장 가도 되겠다 

 

1997 년 3 월 3일 세훈이 입학식에 모직 원피스 위에 풍성하게 입었던 재킷이 

반팔 니트 위에 입으니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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