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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파리소식.11 (엄마 손맛)

by 그레이스 ~ 2024. 5. 16.

제부는 13일 오전 비행기로 출발해서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새벽 2시에 파리 도착했다

 

본 이삿짐이 도착하기 전이니까 한국 양념이 없어서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등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가져오라고 했고

제부는 아내의 요구대로 임무수행을 잘했나 보다 

 

가져온 고춧가루로 배추 한 통을 사 와서 겉절이를 하고

배추된장국을 끓이고

양배추를 볶아서 나물처럼 만들고

 

거의 4 주만에 한식으로 저녁밥을 먹었다네 

정말이지 꿀맛이었겠다 

사위는 영국 출장 중이어서 엄마 아빠 딸 - 세 사람이 

 

가져온 고추장은 소고기 다짐육을 사 와서 

엄마가 한국으로 간 후에 한식이 생각나면 따끈한 밥에 비벼서 먹어라고 고추장볶음을 만들었단다

청주대신 와인을 넣고 설탕도 없으니 꿀을 넣어서  

 

다음 날 볶음고추장을 넣고 파스타를 만들었더니 별미였단다

 

알도와 딸, 그리고 부부가 함께 산책을 나가기 전에 타운하우스 중정에서 

 

딸과 알도는 집으로 돌아가고 

부부는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에펠탑까지 가서 셀카도 찍고 

 

저녁에 런던에서 돌아오는 사위를 위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돼지목살 1 킬로를 사 와서 간장조림을 만들었다는데

불어를 모르는데 돼지목살을 어떻게 설명했겠냐고?

번역앱으로 다 소통이 된다네

 

뼈를 바르고 칼집을 내어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서 녹말이 없어 밀가루에 묻혀 팬에 굽고

당근, 감자, 아스파라거스도 팬에 굽고

양념장은 청주가 없어서 맥주를 넣고 만들어 팬에 끓인 다음 

노릇하게 애벌로 익혀놓은 고기를 넣어 조렸단다

쌀밥과 된장국 김치

메인요리로는 목살간장조림에 곁들인 야채구이와 파절임에 상추가 상에 오르고 

와인을 곁들여진 상차림은 근사했다는데 (사위가 아주 맛있게 먹어서 흐뭇했다고)

자기 접시만 찍어서 전체샷이 없다 

 

엄마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으로 친척들 사이에 소문난 사람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한복 짓는 솜씨는 유명해서 1960년대 신랑신부 결혼식 한복은 친척뿐 아니라 

지인들도 읍소를 하고 매달려서 날짜가 임박할 때는 밤을 새워 비단옷을 만드셨다 

나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외출복 원피스는 물론이고

중학교 입학해서 교복을 맞추고 찾기 전에 흰 블라우스는 허락했던 기간에 

시장에서 파는 레이스 달린 부드러운 질감의 블라우스를 입고 싶었으나 

엄마가 만들어주신 면 부라우스를 입고 한 달간 학교 갔었다 

 

음식솜씨도 평범한 가정식은 물론이고 별식을 잘 만드셨다 

미꾸라지탕 장어탕 가죽나무 어린잎에 찹쌀풀 입혀서 만드는 가죽자반 

겨울에 먹는 찜 종류들 

 

우리 육남매 중에 여동생이 엄마의 솜씨를 물려받아서

재료가 부족하거나 없으면 비슷한 걸 넣어서라도 그럴싸하게 만들어 낸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색다른 퓨전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나는 엄두도 안 날 것 같은 여건에서도 뭔가를 뚝딱 만들어 내는 걸 보면 

쟤는 엄마를 닮았구나 ~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