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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평범한 날

by 그레이스 ~ 2024. 10. 27.

매월 마지막 일요일은 수영장 휴관이니까
오늘은 밖에 나갈 일이 없겠다
더구나 노트북이 없으니 뭔가를 찾아보는 것도 못하니
하루를 널널하게 보내겠다 싶어서
일단 한 달 사용한 매트를 다 빨아놓고
지난번 동생들 왔을 때
와인잔 찾다가 본 프랑스제 유리잔을 꺼냈다
여자들끼리 색깔이 고운 달달한 와인을 마실 때 사용했던 잔이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그릇 4개

용인으로 이사 온 이후로는
저런 잔이 있었다는 자체를 잊어버리고 살았네
아이들이 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도 하나씩 포장된 걸 나눠주니까
아이스크림을 컵에 담아 먹을 일이 없었지
배스킨라빈스에서 통째로 샀던 게 언제 적인지 모르겠다
꺼낸 잔을 싱크대 위 벽장의
손이 안 닿는 윗 칸에 올려두고 한 번씩 분위기용으로 써야겠다

두 번 삶아서 담아 냉동실에 두었던 귀리를 한 통 꺼내 잡곡밥을 지었다

남편밥으로 큰 통에 담은 건 냉동실에 보관할 거고
내 것은 두 통만 담고
찹쌀 맵쌀 섞어서 찰밥을 한 솥 해놓을 생각이다
미역국도 한 솥 끓이고 마트에서 사다 놓은 재료로 나물도 무치고
그러다 보면
오후도 금방 지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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