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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수영장에서

by 그레이스 ~ 2024. 11. 11.

글 제목 결정장애의 주인공이었던 부인이 8월 초에 결국 수술을 하고

만 3개월이 지났다고 지난 금요일 처음으로 수영장에 왔었다 

한 달이 지난 후부터는 병원에서 재활운동을 시작했을 테고

의사의 권유로 수영장 걷기를 시작한다네

인사와 격려를 하느라 잠시 걷기를 멈추고 한쪽에 서서 이야기를 나눴다 

꾸준히 하면 곧 다리에 힘이 생기고 잘 걸어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어제는 빙판길에서 넘어져서 척추 압박 골절로 치료와 운동을 하던 중에 

빨리 회복되고 싶은 조바심에 재활운동을 무리하게 해서 

고관절에 탈이 나 버렸다는 부인의 이야기에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어버려서 

즐기면서 하던 모든 취미생활과 운동을 중단하고 통증에 고통받는....

그 억울함과 외로움 슬픔에

나 역시 겪었던 일이라서 그 녀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었다

 

이제 60세가 되었으니

사고 이전에는 펄펄 날아다녔다는 말이 딱 맞겠다  

우리 몸의 관절들이 노화되어 연골이 거의 다 닳을 때까지는 아무런 증세가 없으니  

엑스레이나 다른 검사를 해 보지 않으면

첫 통증이 있기 전까지는 연골이 얼마나 남았는지 본인은 모른다 

막상 압박 골절로 병원에 갔더니  척추 연골이 거의 닳았더라 하고 

고관절도 사진을 찍어서 보니 멀쩡한 게 아니었더라고 

다치지 않았더라도 몇 년 안에 탈이 났을 거라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단다

여러 관절은 서서히 나빠지고 있었겠지만 

사고 이전에는 각종 운동도 취미활동도 여행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으니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듯이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밖에

 

60세의 부인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수영장에서 만난 어느 부인이 아니라 내 블로그의 오랜 독자였단다

9월에 광교 수영장에 와서 나를 본 첫날 

아는 사람 같은데 어디서 본 사람일까 생각하다가 블로그를 기억해 냈단다

하지만 아는 척하는 건 실례일 것 같아서 내색을 안 했다고

10 월의 어느 날, 혹시... 하면서 물어보더라 

생 얼굴이 아니라 수영복 차림으로 블로그 독자를 만날 줄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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