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남편은 정형외과 비뇨기과 안과를 다녀왔다
동네 정형외과에 진료를 받고 종합 병원으로 갔었고
비뇨기과도 두 군데를 갔으니 다섯 곳 병원을 간 셈이다
세브란스 정형외과에서 왼쪽 어깨는 수술하지 말고 그냥 사시라 하더란다
비뇨기과는 검사와 촬영에 25만 원 들었다 했고
수술비는 의료보험이 안 돼서 900만 원이 든다고 했다
MRI는 보험이 안 되니까 예전에 신장 MRI 촬영은 120만 원이더라,
작년에 뇌혈관 MRI 촬영도 100만 원 정도였다.
수술비 900만 원이 문제가 아니라
수술 후 항생제와 진통제를 오래 먹어야 할 텐데
그러면 신장에 엄청 나쁠 거라고,
콩팥이 먼저 망가지면 어찌하냐고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라고 했다
하루를 더 고민하고,
수술로 얻는 이익보다 위험부담이 더 크겠다고 비뇨기과 수술은 안 하겠다고 결론이 났다
어깨 수술도, 비뇨기과 수술도, 백내장 수술도 안 하는 걸로
내가 환자가 되어 내 몸을 돌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니
만약에 당신이 병이 들어서 간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나는 할 수가 없다
요양병원으로 갈 수밖에
그러니 평소에 관리를 잘하시라고 부탁을 했었다
우리 집 사정이 그런 이유도 있지만
병이 나기 전에 관리를 하려는 건 남편의 철저한 성격이 더 큰 몫을 했을 거다
나는 남편과 반대의 성격이라서
검사를 안 하면 약 처방을 받을 수 없는 상황 말고는 엑스레이나 시티 촬영도 안 한다
보험이 안 되는 MRI는 아예 안 찍겠다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가 아니면
그냥 이렇게 살다가 나중에 큰 병이 발견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치료 안 하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할 테니까
어차피 노인들은 치료를 해도 몇 년 더 살고, 치료를 안 하면 일 년
그 정도 차이 더라고
나는 환자로 투병생활 하면서 오래 사는 건 절대로 안 하고 싶으니까
앞으로 어떤 검사도 안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