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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행

이별...

by 그레이스 ~ 2008. 8. 28.

 

남편은,

아침밥을 먹는 아들을 옆에서 쳐다보다가  쥬스도 챙겨주고,물도 챙겨주고...(나는 아무 할일이 없네)

  

아들이 양복을 입고 현관을 나서기전 머뭇거린다.

조심해서 가시라고 말을 하고는 아버지를 쳐다보다가  두사람 깊은 포옹을 한다.

 

아무말 안해도 내가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겠지?

예~

눈빛이 촉촉해진 아들이 말없이 다시 한번 더 팔을 벌린다.

와락 끌어안는 아버지...

 

그렇게 작별인사를 하고 아들이 출근한 후,

한동안 말없이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나는 안보는 척 설겆이를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깊은 숨을 쉬더니,

나에게 이것저것 당부를 하시고...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선게 11시.

공항가는 택시를 전송하며, 그자리에서 남편을 생각했다.

서울 가는동안 무슨생각을 하실까?

 

 

  •  
    • 그레이스2008.08.29 05:48

      울컥하고 뜨거운게 올라왔을겝니다.
      아들이 나간후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더라구요.
      설거지를 하는양 못본척 했답니다.
      저희 집 남편도 종종 대범한척 하느라,아무렇지도 않은척 감정포장을 합니다만
      그 여린 마음이 쉽게 탄로가 나서 내게는 보이던걸요.

      아들도 그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아버지만큼 잘할수는 없을것 같다고...
      가족에게 헌신적인 아버지를 그렇게 표현합디다.

  • June2008.08.29 02:06 신고

    실은 남자인 아버지가 마음이 엄마보다 약하답니다.
    그런데 스타일구길까 봐서( 웃기는표현이지만), 그런 자리를 피하시는것 같어요.
    제 남편도 매번 아이들이 무슨일이 있을때에는 저보고 대표로 가라하고는
    궁굼하고 보고 싶어 매일 저에게 전화하며 시시콜콜히 물어본답니다.

    선생님도 비행기타셔서 고국에 가시면서,
    아드님에 대한 대견함과 든든함 그리고 만족하심과 함께
    그 큰 사랑을 확인하시면서 또 헤어짐을 섭섭해 하셨을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내일"이 있기에 더욱 잘된 아드님을 보시기 원하시면서
    서울로 오셨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레이스님이 계셔서 마음이 노이셨을것 같어요.

    답글
  • boss2008.08.29 09:26 신고

    부자간의 정이 보기 좋습니다...

    보스의 아버지도 항상 돌아다니신 분이라...
    당신 반평생이상을 해외에서 보냈으니까요...
    남자로 보면 정말 멋진 사람이지만...
    남편으로 아빠로 보면 마이너스인 사람...
    그레이스님 글 보니 갑자기 아빠생각이나서...
    죄송합니다...--;;

    남은 기간도 건강하고 즐거운 영국생활 되시길...^^

    답글
    • 그레이스2008.08.29 14:01

      지금 60 대 남자들.
      그들의 젊은시절은 전쟁같은 나날이었지요.
      특히 현대,삼성,대우... 대기업 중역으로 산다는 건 사생활 포기와 동의어 였으니...
      남편은 그 바쁜 와중에도 아들에겐 유난했어요.
      사장님의 골프 제의를 거절하고 중학교 1학년 아들과의 등산약속을 지켰던 일화도 있으니...
      (아들과 먼저 약속을 했으니 양해해달라고)

  • 깨몽깨몽2008.08.29 17:49 신고

    아드님과 아버님의 말없는 이별 장면이 영화처럼 머리속을 지나가면서
    내가 다 코 끝이 찡하고 대견하고 든든하고 슬프고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도 그레이스님이 조금 더 계셨다 가시니, 조금은 아드님께 위안이 되겠죠?
    아드님과 즐거운 시간보내세요.

    답글
  • 그레이스2008.08.29 22:13

    여기 시간으로 아침 7시 전화를 하니까 김해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탔다고 하더라고요.
    집에 도착해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었는데,
    화단에 물주고 창문열어 환기시키고...
    아무 염려없으니 잘~ 놀다오라는 두번째 전화를 받았어요.

    제법 일찍 외출했다가 조금전에 들어왔어요.
    두시가 지났으니 늦은 점심이네요.
    피카디리에서
    한국식당앞에서 들어가서 비빔밥을 먹을까 망설이다가 그냥 왔는데...

    답글
  • hyesuk2008.08.29 22:23 신고

    읽는 제가 다 울컥..
    아저씨가 겉은 강한척 하셔도 속은 더없이 여리신것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08.08.29 23:13
      원래 성격이 그래요.
      불같이 강하기도 하지만 정이 많은...
      섬세하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상도 남자의 성격과 반대라고 보믄 맞나?
      출생이 평양이니 평양남자 기질에 서울남자의 섬세함?
  • 까만콩2008.08.30 07:27 신고

    아~~쨘하다 ,,,,,

    가슴에 품고 계신 아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굳은 포옹으로 다 표현해 내시네요.
    맞닿은 두 가슴은 알고 있을거예요.
    백마디의 말로도 부족한 두 사람 사이의 교감이 무엇인지 ,,,,,

    또 아들 가진 엄마가 무지 부러워 져요,,,,ㅠ.ㅠ

    답글
    • 그레이스2008.08.30 15:32

      가끔은 나도 세남자가 부러울때가 있어요.
      그들의 의기투합이...
      아들이 중고등학생때 세남자만 배낭을 메고 주말여행을 떠난적도 종종 있었어요.
      남자의 인생경험을 전수한다면서...
      우리집에선 여자가 소수민족~

  • 화앤문2008.08.31 06:02 신고

    이 댁 부자간 얘기를 듣다보면요....
    제가 시집올걸.. 하는 생각이 다 든다니깐요... 3=3==33

    답글
    • 그레이스2008.08.31 08:07

      오늘 아들과 시내 나들이를 나갔다가
      예쁜애기들과 여러번 마주쳤는데,
      명훈이가 하는말이
      빨리 아기가 있어서 아버지 관심의 물꼬를 돌려야 하는데...하더라구.
      요즘 남편의 관심사는 아들의 결혼에 집중되어서...
      아마 손주가 있으면 아들은 잊어버릴것 같아요.

  • 희망2008.09.02 08:39 신고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아들과 아버지의 포옹...

    '아들이 다시한번 팔을 벌린다'....
    가슴이 찡하네요 어쩌나....
    한국에 잘 돌아오셨겠죠 사장님은.
    그레이스님도 건강하게 잘 계시다 돌아오세요

    울지마시고

    답글
    • 그레이스2008.09.02 14:30

      항상~
      헤어질때는 뭉클 해지고...
      잘 지내라고 입은 웃으면서도 눈앞이 뿌옇게 되고...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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