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생일날 아침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면,
할머니께서 정한수 한그릇을 떠 놓고,
두손을 비비며 기도를 드리고 계셨다.
들릴 듯 말 듯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소원을 빌어주시는...
나는... 눈을 감고 움직일 때 마다 사그락 거리는 소리와 그 냄새를 맡으며 참 아늑하고 행복했었다.
아이의 생일 날에는 머리 감고 속옷까지 새옷으로 갈아 입으시고 새벽에 그 아이의 머리맡에서
건강과 장래를 빌어주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똑같이 큰애의 생일날 아침에
경건한 마음으로 건강과 장래를 빈다.
지난주에,
엄마가 챙겨주는 마지막 생일밥이 될 것 같으니 네 생일날에 맞춰서 서울 간다고 했더니
인도 출장이라고 했었는데,
어제 서울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었다.
옆에서 챙겨주지못해도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니
외국에 있을 때 처럼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은 없다.
예전에 썼던 생일날의 편지를 다시 읽어본다.
http://blog.daum.net/bschung3758/318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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