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 간다고 가방을 챙길려니,
지난번에 들고 온 후추통이 생각난다.
지난번에 명훈이 집에서 떡국을 끓이다가 벽장속에 후추를 찾으니,
알갱이채로 있는 통후추 한병이 포장도 안뜯은채로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이 통후추를 어찌 갈려고 이걸 샀단 말이냐?
에구~~~ 시근머리도 원!
새로 가루후추를 준비해놓고 통후추는 부산가서 갈아서 쓴다며,
가방에 챙겨서 신촌으로 가져갔는데 그걸 세훈이가 보고는 뭐냐고 물었고,
나는,
니 형이 생각이 있는 게냐? 없는 게냐?제법 나무라면서... 통후추를 사놨더라고 길게 설명을 했다.
아이고~~ 어머니~~~ 어찌 이러셔요오~~~~~
이건 즉석에서 바로 갈아서 쓰는 통이란 말입니다.
이런거 못보셨어요?
포장을 뜯어보셔요~
얼른 뜯어보니 요렇게 생겼다.
까만 부분을 돌리면 갈아져서 나오는...
"에구~~ 어쩌지??"
"어머니~ 아무리 그래도 어머니보다 형이 더 똑똑한거 맞지요?"
"그래"
"형이 생각없이 뭘 샀을리가 없으니 아무것도 손대지않는게 상책이예요."
"그럼 이담에 올라올때 도로 갖다놓을께~"
그러고는 들고 내려왔었다.
지내다보니
그까짓꺼 무식이 탄로나도 할수없지 뭐~ 내가 아들 눈치보게 생겼냐며, 그냥 써 버렸다.
신제품,새로운 성능으로
무식이 탄로 날 일들은 자꾸 생기고,
점점 새로운 것들에 어설퍼지는... 구세대 티를 팍팍 내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