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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신촌에서.58

by 그레이스 ~ 2010. 11. 25.

집보러 다니는 일 - 총 다섯 집을 방문했었고,그 중 한곳으로 어제 계약을 했다.

한진 해모로 

지은지 3년 되었고,한강이 보이고,지하철역 바로 옆이고, 맞은편에 큰 마트가 있는.

 

전세값이 상당히 비싸긴 했지만 집주인이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을 해놓고 갑자기 이사를 가게된 집이어서,

결혼해서 신혼생활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 내가 적극 추천을 했다.

"4년 쯤 살다가 다음에 이사는 집을 사서 옮겨라" 하고.

 

계약을 하고 돌아오면서 뜻밖의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난하다는...

가진 거 없이 마음만 부자인게 아닌가? 하는...평소에는 한번도 생각해보지않았던 기분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어찌나 비싼지...

두 아들에게 전세가 아니라 집을 한채씩 사줄려면 얼마나 더 필요한가 라는 계산에...

 

어느게 부러운 삶일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사는 방식의 차이,가치관의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 다닐때 친했더라도 사회인으로 오랜 시간 살다보면 비슷한 생활수준의 사람들 끼리 어울리게 마련이라서

절친이었던 친구와도 좀 뜸해지기도 한다.

 

친구중에,

고생고생, 절약절약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친구가 있다.

아직도 시장옷을 사입고,10만원짜리 가방을 들고,일에 묶여서 친구들과 함께 해외여행도 한번 못가는...

그러면서 서울 강남에 아들 줄려고 집을 2채나 사놓은... 

먹는 거 쓰는 거 매사에 지나치다 싶어서

"너~ 왜 이렇게 사니?" 한마디 하면, 돈 버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알뜰한 자기자신을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생각하는...

 

사는 방식이 다를 뿐, 어느게 더 나은 삶이라고 아무도 말 못하겠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어서 나를 희생해도 좋다는 생각이 부러울 수도 있고.

지금 내가 사는 방식이 부러울 수도 있고.

 

자식들에겐 어떤 부모가 좋을까?

 

 

  • 정말 서울 집...비싸지요??
    저희 집 두 채를 다 팔아도 서울..
    이름하여 그 강남(대치동)에는 전세도 못 얻겠더라구요.
    아..얼마나 상대적 빈곤이 느껴지던지..
    그래도 전 서울에서 안살꺼니까...하고 위로했답니다.

    저희는 시골로 갈꺼거든요..어디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나중에 아이들이 편하게 쉬러 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0.11.25 14:38

      오늘 내려갈껀데,목욕탕 수리하러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수리가 일찍 끝나면 저녁에라도 갈려고 했는데 아직 안와서 내일 오전에 가야겠다.

      30평 전세가 3억 7천이더라. 3억 6천에 계약했다.
      매매가는 7억이래.
      대치동엔 30평이면 기본으로 10억이 넘더라.
      이러니,
      부산 집값은 서울에 비교할 수가 없지.
      하기사 부산에서도 최신 고층 주상복합은 큰 평수가 아니라도 10억이 훨씬 넘는다.
      새로 짓는 고층 빌딩에 약간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는데,
      지난번 화제 이후에는 더욱 더 그냥 살기로 했다.
      나이가 많아져서 지금의 집이 부담스러워지면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던지...

    • 디오2010.11.25 17:26 신고

      지금의 그 빌라도 참 좋아요.
      복층이라서 더...
      경관도 좋고..
      특히나 정원까지..

    • 그레이스2010.11.25 21:58

      우리집은... 한가지만 빼고 모든게 맘에 드는데... 그 한가지가 엘리베이트가 없는거!
      3층 건물이니까 엘리베이트를 설치할 수도 없잖아?
      계단 올라가는게 힘들어서 무거운 물건이 있을때는 경비 아저씨들에게 신세를 지고 그런다.

  • 해린엄마2010.11.25 21:00 신고

    그 친구분 자식들은 과연 부모의 그 고마움을 알까요?
    제 주변을 보면 받기만 하면서 자란 친구들은 오히려 부모님의 고마움을 잘 모르고
    빠듯하게 쪼개면서 살았던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했더라구요.

    저는 자식입장이다 보니 솔직히 부모님이 많이 주신다면야 좋겠지만.

    너무 받는데만 익숙해지면 정신적으로 성인으로서 독립하고 성숙하는데 그닥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부부는 워낙 양가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보니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여러모로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들긴해요.

    과연 우리가 언제쯤 집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좀 갑갑해지거든요.

    집 장만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해요.

    특히 해린이가 학교 들어가기전에 소위 말하는 학군 좋은 곳에 터를 잡아야한다는 욕심이 생기니 더더욱이요.

    하지만. 아무런 노력없이 부모님의 희생을 전제로한 도움을 받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옳은것 같지 않네요.
    결혼할 때 시부모님께서 현재 살고 계신 집을 처분하고 저희에게 돈을 주신다고 했을 때 저희가 싫다고 했거든요.
    부모님은 부모님의 여생을 즐기실 권리가 있고

    그분들이 행복하게 사시는것이 장기적으로 저희에게도 행복한 일인것 같아요.
    그레이스님의 아드님들은 너무나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했고

    앞으로의 삶은 각자의 힘으로 충분히 해내갈 수 있을거예요.


    그레이스님 인생 성공하신것 아닌가요?
    그레이스님이 제 인생의 롤모델인걸요.
    저도 열심히 살아서 꼭!!!! 불끈!!!!

    답글
    • 그레이스2010.11.25 22:22

      지금 부산이야.
      오후 5시 전에 일이 끝나서 곧장 출발했지.
      집에 도착하니까 9시 였어.
      적당히 우유나 마시고 과일 먹고 넘겼으면 좋았을텐데,
      햇반 하나 뎁혀서 김치랑 먹었다.
      첨에는 사과 반개,단감 반개 먹고,
      우유에 콘프레이크... 그래도 부족해서 밥을 먹었으니...
      배 불러서 움직이기 힘들 정도가 되어버렸네.

      달라고 손내밀지도 않는 두 아들에게 각각 10억씩은 주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생각이 바뀌어서 전세 얻어준 것과 결혼비용 부담하는 걸로 끝내고,
      내가 살아있는 동안 충분히 쓰고 살다가 나머지는 유산으로 남겨야겠어.
      우리 부부가 몇살까지 살지...
      살다보면 얼마가 남을지도 모르겠고...

      또다른 친구의 시어머니께서 부산진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돈이 아까워서 점심에 짜장면 한그릇 사먹는 것도
      잘 못했다던데,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 셋에게 50억 재산을 물려주셨다더라.
      내 친구는 처음부터 집에 일하는 사람 두고,청소하고 빨래하는 것도 제손으로 안했어.
      그렇게 고생해서 버는 사람,호강하며 쓰는 사람 따로 있더라.

      큰아들이 그러네
      지금까지 해주신 것으로도 충분하고 또 자기들도 경제력이 있으니까
      부모님 돈으로는 하시고싶은데로 즐기면서 사시라고.

  • 빈티지2010.11.26 22:37 신고

    진작 알았으면 집 보러 다니실때 같이 다닐걸 그랬나요???
    그 동네도 제가 휜히 들여다 보는 동네라서요..

    여기서 말씀 드릴 얘기는 아니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3주전에 시아버님도 암 수술 하시고 아직 병원에 계세요 ㅠㅠ
    제가 병 간호를 해야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양가에 다 환자가 계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제가 부산에 가긴 힘드니까
    서울 오셨을때 한번 뵈어야 되는데 쉽지가 않네요..
    다음에 오실땐 미리 연락 좀 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시간을 한번 맞춰볼께요.^^ [비밀댓글]

    답글
    • 그레이스2010.11.27 08:42

      그동네도 잘 아는구나, 이사하믄 놀러와~~~
      이삿날은 12월 24일로 정했는데,
      이사해놓고 정리도 할겸 좀 있을테니까 그때보자

      양가의 어른이 다 편찮으셔서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겠다.
      한번 경험했던 일이어서 좀 침착하게 받아들이기는 했겠지만...

      자주 문병가고,잘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자기 몸 돌봐서 건강 챙기는 거 소홀히 하지말도록 [비밀댓글]

  • 청이2010.11.28 13:14 신고

    저는 그레이스님과 같이 사시는 데 한표.
    아들들 잘 키우셨으니, 자기네들이 잘 알아서 할 것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0.11.28 19:15

      부모의 재산이 남으면 자식에게 물려주는게 당연한데,
      주위에서 말하기를,아주 많은 재산이 아니라면
      노후를 편안히 살고나서 죽기전에 남은 재산을 물려주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그말이 정답인 듯 합니다.

  • fish2010.11.28 23:43 신고

    친정엄마한테 샤넬 선물받으면서 든 생각이 감사하면서도

    나도 과연 내 딸에게 이렇게 해줄수 있을까? 라는게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처음엔 저희집 올케들도 전세만 해주고 집은 안사주시나 하고 기대하는듯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감사해 하더라구요..
    혼자계셔도 자식에게 손안 벌리고, 때마다 아들 며느리 손주들 챙겨주시고

    그레이스님 말 처럼 어느것이 정답이라 할 순 없지만 저희 엄마는 저희에게 강조하시길
    버는것 보다 쓰는게 더 어렵다고..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던게기억에 남아요.

    답글
    • 그레이스2010.11.29 09:55

      때마다 아들,며느리,손주 챙기는게 은근히 돈이 많이 든다고 그러더라.
      아이들 장난감,옷...
      유모차 하나라도 어찌나 비싼지 값비싼 물건은 할아버지,할머니가 사줘야 한다고 경험자들이 그러네.
      젊은이들은 절약하고 저축해야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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