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남편과 나, 세훈이.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훌쩍 지나 3시가 되었다.
이젠 정말 잠을 자자고... 두 남자가 잠이 드는 소리를 듣고도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6시 반
겨우 3시간이나 잤을까?
눈은 충혈되었고, 얼굴은 푸석푸석 그래도 잠을 더 자기는 틀렸다.
커피를 연거푸 두잔을 마시고,
샤워를 하고,
1월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 3.5킬로 짜리 쌀
내가 올때만 2인분씩 밥을 했으니 아직도 쌀이 남았다.
밥솥에 스위치를 넣어놓고.
9시가 넘어서 일어난 두 남자.
밥먹을 생각이 전혀 없다.
약속시간이 1시이니 12시에 집에서 나가자고 한다.
넉넉한 시간...
또 나를 걱정해서 전전긍긍,노심초사... 어제밤 부터 눈치를 챘으나 내색을 안했더니,
이녀석 아침에 또...
직접적으로 "어머니 조금 조심해주세요~ "라고는 말 못하고, 언저리만 뱅뱅...
남편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친절해질 것 같은 남편에게 사돈이라는 사이는,
"사돈앞에서는 내 자식의 자랑을 해서도 안되고 흉을 봐서도 안되고, 서로 조심해야 하는 자리예요"
했더니 자기는 아주 친하게 가깝게 지낼생각이라며,
"당신은 자기가 뭐~ 토지에 나오는 서희인줄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 "
"꼭 마나님 포스로 주위 사람에게 부담준단 말이야~"
참으려다가 열이 팍~! 올라서 큰소리를 냈다.
"세훈아~ 내가 너한테 그렇게나 믿음을 못줬었냐~?!"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준비를 하면서도 침묵으로 냉냉하게 있다가 준비를 다 끝내놓고...
더 길어지면 아들 잡겠다 싶어서,
"이제부터 엄마가 기분 바꿀거니까 아무 염려 하지마라~ 그리고 엄마를 믿어라~" 그러고는 웃어줬다.
나는 거슬리는 말을 들으면 표정이 굳어지고 싸늘해진다고,
내가 찬주 부모님에게 부담주는 표정이 나올까봐 그렇게나 걱정하는 아들이 참.......
"어머니, 제가 성격이 소심해서 그래요~ "
내탓이 아니라고 비위를 마춘다.
상견례 장소에 가서는
(아~참~^^ 상견례때 자리 배치와 예의에 관한 것은 검색을 해서 알아봤다)
아주~ 꽃이 피었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친숙하게 우스게 소리도 하고,
어릴적의 에피소드도 이야기 하고,
우리 부부가 며느리 보고싶어서 얼마나 안달하고,온갖 주책을 부렸는지... 그런 얘기도 쏟아놓았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찬주를 만났다고...
남편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고...
성품이 좋아보이고 인상이 부드러운 좋은 분들이셨다.
신부쪽 아버지와 언니 부부, 우리쪽 아버지와 형은 떠나고
예비부부와 엄마둘, 한복집으로 가서 예비부부는 두루마기 갖춰서 겨울한복으로 맞추고,
엄마들은 원장이 권하는데로 맞추고.
예비부부와 나 - 압구정 현대백화점으로 갔다.
부산에서 올라오는게 쉽지않으니까 만난김에 해결하자 싶어서...
명품백과, 아르마니 투피스를 사줬다.
돈이 아깝지않을만큼 잘 어울리는 맵시~^^ 쳐다보는 내가 흐뭇해지더라.
저녁을 같이 먹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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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2011.09.19 11:09 신고
하하~ 토지에 나오는 서희... 에서 빵~터졌습니다. ㅎㅎ
답글
너무 재미있으세요.
어제 정말 큰일 치루셨네요.
사돈어른들 인상이 좋아보이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드님 사랑받으시겠어요.^^
한복
명품 핸드백
아르마니 투피스...
모두 궁금해용~~~
흠... 돈이 아깝지 않을만큼 잘 어울리는 맵시...^^-
그레이스2011.09.19 17:38
남편은 이제 부산으로 가시고...
사실... 고백하자면,
토지에 나오는 서희 같은 이미지로 보이고 싶은 욕심은...맞아요~ ㅎㅎㅎ
내가 쫌 그런식의 오버를 하는 편이거던요.
그래도 그렇지...
그쪽 부모님을 만나고 나니 더욱 더,
부담이 안되는 혼사를 치루어야겠다는 결심이 됩디다.
홍색 치마 초록 저고리, 광택나는 흰색 긴 두루마기... 무척 화려하고, 기품있어보입디다.
핸드백과 투피스는 평소에 며느리를 보면 사주겠다고 생각했던 브랜드의 제품~^^
국립 발레단 단원이었으니 몸매는 설명이 필요없는...
쇼핑하는 재미 - 이것 입어봐라,저것 입어봐라... 그것도 큰 즐거움이던걸요.
본인이 원하는 것으로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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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 될 분이 스타일이 멋지면 옷 사주는 재미가 솔찮아요.
답글
저는 요새 큰집 큰 딸, 옷 사주는 재미에 폭 빠져서.ㅎㅎ
뭘 입어도 이쁠 나이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히고 싶어서..ㅎ
축하드려요. -
정말 생생하게 후기를 잘 올려주셨어요.
답글
그 분위기가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군요.
그레이스님에게 혼사에 관한 예기를
많이 들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딸들을 생각하며 말이예요.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맵시!
참고할께용 ㅎㅎ -
집안에 희귀한 성별의 손님이라
답글
온 가족이 큰 성벽 처럼 둘러쳐
혹시나...마음 다칠세라...바람막이 역활을 하는
든든한 응원군이 많은걸 보고
웃음이 납니다.
표현이 ...상상이 가니까요.....
그리고...참 정도 많으신 가족이십니다.
또 얼마나 새식구가 이쁠까요?
복이 많은 ...집안의 새식구...일테구요.
그 복도 누구나 잡을 수 없는 ...타고 난다고 하던가...?? @@@
벌써 부터 새신랑의 사랑을 온전히 받고
시아버님과 시어머님 ...모두 휼륭하십니다.
내 가족이니 내 가족을 아껴야 남들에게도 존경과 인정을 받는다는 ...
얘기를 많이 듣고 살았으니까요.
좋은 아침입니다.
행복한 모습에 저도 기뻐요. -
이곳에서 많은걸 배워야겠습니다.
답글
앞으로 딸아이 보낼 준비며...사위맞을 준비...ㅋㅋ
지금도 많은 컷닝을 했어요...^^
이젠 저도 슬슬 걱정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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