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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버릇 들이기 그리고 습관.

by 그레이스 ~ 2012. 1. 1.

12시 땡 하자마자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는 게... 좋아 보였다는  어느 분의 댓글을 읽고...

해마다 12월 31일에는 두 아들과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을 내용으로 전화를 한다.

 

그리고 밤 12시를 넘기자 마자 새해인사 전화를 받는다.

먼저 아버지께 새해인사를 드리고 그다음에 엄마를 바꿔서 또 인사와 덕담을 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오고 부터이니 전화로 새해의 첫인사를 하는 게 10년은 더 된 것 같다.

남편과 나도 피곤해서 잠이 오더라도 

12시에 아들들 전화를 받을려고 티비를 보면서 기다린다.

 

자식들이 새해 첫인사를 부모님께 제일 먼저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둘째가 우리집 방식을 며느리에게 말해줬을 테고...

전화는 며느리가 시아버지께 했고, 그리고나서 아들이 바꿨다.

 

내가 예의를 많이 따지는 건 나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짐작을 할 게다.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식 편에 서서 자식을 이해하고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무한정 풀어주는 성격은 아닌 거지.

 

결혼식 후에 신혼여행 다녀와서 첫 시집에 인사 오는 걸 생략하라고 했었다.

보름만 있으면  새해이니 1월 1일에 인사 오면 된다고.

그랬는데 임신 초기이고 입덧도 시작했고...

꼭 오겠다는 걸 펄쩍 뛰는 시늉을 하면서 오지 말라고 했고,

 

1월 첫 주말에 결혼식 참석으로 서울 가야 하니까 그때 새배를 하라고 했다.

물론 한복을 갖춰 입고 제대로 하라고 할 거다.(새배를 안 받고 넘어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대한 배려를 해주더라도 격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방식이다.

 

음력설에는 차례 모시러 안 와도 된다고 신혼부부에게  외국여행을 가라고 했다.(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아직 말하지 않았지만 새댁에게 큰 숙제가 하나 있다.

음력 1월 10일 내 생일은 며느리가 준비하라고 할 예정이다.

 

아직 음식을 할 줄 모르는 며느리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입시공부만큼이나 고민이 되겠지.

찹쌀밥에 미역국 하나만 끓여주면 된다고 혼자서 해보라고 할까?

머리 싸매고 고민하기 전에 해결방법을 알려줄까?

 

너그러운 듯 하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년(벌써 작년이란 말이 자연스레 나오네요)엔 그레이스님의 블러그를 통해서
    여러가지를 깨우치고 재미있는 말씀에 호기심있게 드나들었습니다.
    감사드리구요 올한해도 요로시꾸오네가이시마스(잘 부탁 드림니다)

    • 그레이스2012.01.02 08:29

      여름하늘님~^^
      여름하늘님과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바라는 일이 이루시기를...
      작년 한해...저도 많이 고맙습니다.

  • 키미2012.01.02 14:34 신고

    새해 카운트 다운 하면서 여동생과 전화 붙들고 있다가 새해 인사 했습니다.
    남편도 바꾸어서 인사하고, 엄마가 안 계시니 이젠 동생들이 저를 의지합니다.
    어제 밤중에 눈이 내려서 아침엔 쌓였더니 이제 거의 햇빛에 녹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그레이스2012.01.02 15:28

      키미님~ 건강하고 즐거운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른일에 정신 팔렸다가 3시에 시작하는 필라테스 수업을 놓쳤어요.
      이제 나가서 4시부터 혼자서 운동해야겠어요.

      여동생부부는 연말연시 온천으로 부부여행을 떠난다고 했는데,오늘 쯤 돌아왔을려나?
      동생들마다 딸 혼사를 치루어서 사위가 생기고 보니, 다들 이제는 한 집안의 어른이 되어서 독립된 느낌이 들어요.
      세월이 그만큼 흘렀고,또 형제자매 모두 그만큼 늙었다는 거겠죠?

  • 별꽃2012.01.02 19:38 신고

    블로그 구경 잘하고 갑니다.
    부산 분이라서 그리고 저가 좋아하는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사시는군요.
    오늘 올리신 글에 저도 공감을 합니다.
    지난 11월에 저도 며느리를 봤지요.
    그레이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레이스2012.01.02 21:00

      어머나~^^ 반갑습니다.
      부산 사시는가요?
      블로그를 시작하고는 부산이 고향인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우연히 검색하다가 부산을 보고 반가웠다면서 인연이 되기도 했지요.
      비슷한 시기에 며느리를 맞이했으니...
      앞으로 도움되는 이야기도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 달진맘2012.01.03 03:32 신고

    맞는 말씀 입니다.
    공감도 하구요...
    1월첫 시모님 생신상 며느님께서 잘하실거라 믿습니다.
    예절을 격식을 갖주고 사는일은 꼭 필요한 일이가고 판단이 듭니다.
    어른이되면 그런일에 절도있게 대처를 해주셔야 하는데 아주 훌륭하십니다.

    • 그레이스2012.01.03 07:29
      생일상을 차려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중입니다.
      이번은 그냥 넘기고 일년의 실습기간을 거쳐서 12월에 시아버지 생신상 부터 차려라 할까 하고요.
  • 10042012.01.03 14:02 신고

    우리집방식. 좋은데 애들도 애들집방식을 만들어나갈텐데 안성맞춤처럼 맞으면 좋을텐데 상충되는 자신들의 '우리집방식'을 만들면 안될텐데 남의일에 괜한 걱정이 되네요. 앞으로도 저보다 앞서 인생을 사시는 그레이스님에게서 많은 교훈을 받고 싶어요.

    • 그레이스2012.01.03 17:24

      정말 고맙게도 아들이랑 생각이 비슷한 며느리를 맞이했어요.
      친정부모님도 교양있으시고, 또 딸을 잘 키우셨습디다.
      사랑 받을 아이는 생각도,말도,행동도... 모두 이쁘게 합디다.

      갓결혼한 젊은부부가 '자기들만의 방식'이라?? 글세요?
      두사람만의 생활에서는 당연히 자기들만의 방식이 있겠지요.
      하지만
      시어른들과 관계되는 일에는 시댁의 방식에 따라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내 주위에 그런 새댁은 못봤습니다.
      우리집 며느리뿐 아니라 친척들 며느리와 시집간 딸들도 다 그러니까요.

  • 승연모2012.01.03 23:39 신고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시어머님방식을 따라 우리집방식을 만들었듯이 우리 아이들도 우리방식을 따라 자기집방식을 만들겠지요. 결국 우리집방식이란 모든 가정에서 수만년 전부터 내려온거네요.

    • 그레이스2012.01.04 08:29

      반갑습니다~^^
      승연모님 말씀대로 우리집 방식이라는 게 그렇게 물려받은 것을 자기식으로 다듬어서 또 자식에게 물려주는...
      유명한 가문일수록 더 독특한 그집만의 방식이 있겠지요.
      안동 김씨,풍양 조씨,파평 윤씨 등등...

      저 역시, 처음에는 시어머니 방식대로 따르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친정의 풍습,그리고 외가의 풍습까지... 보고,듣고,배운 많은 것들을 섞어서 내방식이 되었으니까요.
      음식도 그렇잖아요?
      남편이 좋아하는 전통적인 시댁음식과 내가 좋아하는 친정의 음식,살면서 배운 새로운 음식...
      식탁에 올라서 자녀들이 먹는 건 여러가지 다양한 음식이지요.
      며느리는 그중에서 몇가지 음식을 물려 받게 될 것이고요.

  • 사랑jy2012.01.10 20:02 신고

    저희는 신정을 지냅니다. 그리고 난 뒤 일주일 후 지난 일요일에 아버지 생신상을 저랑 동서랑 상의하여 차렸습니다.
    친척분들이 다 모인 가운데 생신축하를 받으시는 아버지의 흐믓한 모습속에서 저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며느님도 잘 하실것입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한 한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그레이스2012.01.10 21:34

      편한옷을 입다가 처음 양복을 입으면 불편하듯이,
      운동화만 신다가 처음 하이힐을 신으면 불편하듯이,
      처음 운전을 배우면 서툴고 어렵듯이,
      격식을 처음 몸에 익히려면 성가스럽고 불편하겠지?
      그래도 그렇게 하나하나 익숙해지면 그게 좋은 풍습이 되고...

      친척분들 앞에서 부모님이 얼마나 자랑스러우셨겠어?
      어깨가 으쓱해지고...
      며느리에게 고마운 맘이 가득하셨겠지?

      내 며느리도 잘할거라고 믿어요~

  • fish2012.01.14 17:21 신고
    찬 바람 쌩쌩 불기가 시베리아 벌판 보다 더한 14살짜리 저희 아들이 이번에 저에게 깜짝 서프라이즈로 자정이 지나자마자 옆방에서 저에게로 전화 걸어 " 엄마 Happy New Year!" 하는데 모든게 눈녹듯 녹아버리더라구요..

    내년에도 앞으로도 계속 되었으면 하고 저도 바래봅니다.
    그레이스2012.01.14 21:11내가 아들에게 잘 쓰는 문구하나 소개할께~

    명심해라~!
    모든 습관에는 그 시작이 있다는 것!!
    습관은 어느날 문득 결심하는, 내마음속으로 다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것.
    그 다짐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몸에 익숙해지면 그게 너의 습관이 된다는 것을.

    수희씨 아들에게도
    새해의 첫 시작이 부모님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습관되기를...
  • 정소희2012.01.22 10:44 신고

    저도 결혼하고 한달 뒤 시아버님 생신이라 생신상을 차렸었어요..
    정말 정신도 없고..뭘 해야 될지 걱정하는 절 보다 못해 시어머님께서 메뉴도 넌즈시 힌트주시고 그랬었네요.
    결국 잘 치뤘는데..시아버님께서 부엌에서 음식 준비하는 제 모습이 너무 안쓰러우셨다고 하셨대요..ㅎㅎ
    아마 익숙하지 못한 살림 솜씨가 아버님 눈에도 보이셨었나봐요..ㅋㅋ
    그래도 그렇게 안했음 아마 여즉 생신상 한 번 못차려 드리고 독일로 올 뻔 했어요..
    아마 며느님도 훌륭하게 차려내시겠죠 ^^
    생신 지나신 후에 블로그에 어떤 사진이 올라올지 궁금해요~~ㅎㅎ

    • 그레이스2012.01.22 13:13

      ㅎㅎ 소희씨도 그랬구나~ 처음 하는 일이라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지 짐작이 가네.
      그래도 정말 잘했네요.
      이렇게 외국 주재원으로 나가서 살게 되었으니... 두분 어른께서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실꺼예요.

      내가 며느리에게 그랬어요.
      앞으로 살다보면 꼭 그날 다른일이 생겨서,생일준비를 못하 수도 있을테니,
      그러면 짜장면을 먹어도 좋고,피자를 배달해서 먹어도 좋다고...
      그냥 그렇게 너가 해야하는 일이라고만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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