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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

우리 달력.

by 그레이스 ~ 2012. 1. 11.

어느집에서나 다 그렇듯이,

갓 시집온 새며느리에게 집안 행사의 날짜를 알려주는 건 시어머니의 몫.

사돈댁 두분의 생신과 며느리의 생일도 수첩에 표시를 해 둘려고 물었더니... 아들이 탁상용 달력을 준다.

컴퓨터로 사진을 출력해서 직접 만들었다나?

재치가 있고, 재미있는 달력이다.

 

야구르트를 먹는 며늘아이와 과자를 먹는 세훈이.

둘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아버지는 웃음이 터졌다.

 

 

 

어린시절 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시절, 그리고 마지막 12월엔 결혼식 사진까지.

성장과정이 담겨져있는...

 

1월 부터 넘겨보니 집안 행사를 모두 표시해뒀네.

꼼꼼하고 세심한 세훈이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날 물어보지않았으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

이틀후 생신이었다는...

 

시어머니께서 친정아버지 생신까지 챙기냐는 며느리의 물음에,

약간의 유머를 섞어서,

"유치원 꼬마들은 그들 끼리의 교류하는 법칙이 있고,

여학생들은 즈들끼리 통하는 사교가 있고,

자식을 결혼시킨 어른 세계에는 또 그들끼리 지켜야하는  법이 있느니라~^^

그게 세상 살아가는 메뉴얼이다." 라고 대답했다.

 

 

  •  
    • 그레이스2012.01.11 20:30

      달력을 받고는 '참~ 세훈이 답다' 싶더라.

      며느리가 아기옷 받고는 많이 고마워했어.

  • hyesuk2012.01.11 16:00 신고

    빵꾸난 세훈씨 무릎 어쩔껴~~~ㅋㅋㅋ

    저희도 몇년전에 사진을 모아 저렇게 만들어 드렸더니..
    해가 바뀌어도 그 달력 계속 쓰시고 계시더라고요..
    세훈씨 따뜻한 마음씀씀이가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답글
  • 깨몽깨몽2012.01.11 21:47 신고

    참 따뜻한 도시 남자 - 따도남입니다.ㅎㅎㅎ 울 아들도 따도남인데... ^^*
    저도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다시 태어나 저런 남자 만나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돈댁 친정아버지 생신도 챙기시냐고 물어보는 이유 중엔,
    반대로 친정에서도 사돈댁 시부모님 생신 챙겨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저도 신혼때, 친정에서 시부모님 생신때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나중에 시어머님이 첫 해만 하시고, 하시지 말라고 전하시더군요.
    반대로 사돈인 친정부모님 생신 챙겨드리는 것이 정신없어 깜빡할 수도 있고, 부담스럽다고...
    아마도 친정은 개혼이라 이것저것 신경이 많이 쓰였고, 남편은 막내라서 다른 형제들 사돈들도 안하는데,
    부담스럽다는 마음이셨나봐요.
    친정엄마는 시어머님이랑 절에도 같이 가고, 불자 금목걸이도 해드리고 싶고,
    해드리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시어머님이 형편이 어려웠던 동서가 마음이 불편할까봐,
    명절때 친정에서 보내는 선물조차 동서에게 말도 안하고 감추시고해서
    중간에서 저는 섭섭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요.
    ( 동서인 형님이 좀 예민해서 사건들이 많았지요, 장모사랑 못받는 아주버님이 불쌍하다고해서,
    명절날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고... -.-)
    물론 지나고 생각하면 시어머님이 현명하셨지만,
    시어머님은 아무것도 하시지 말라하시고, 친정어머니는 뭐든 드리고 싶어해서 보내고
    제가 중간에서 동서눈치보느라, 시어머니,친정어머니 눈치 보느라, 참... 힘들었지요.
    비밀글이 안되니, 개인적인 별별 이야기를 다하네요. ^^*

    답글
    • 그레이스2012.01.11 23:32

      요즘은 어느집이나 자녀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사돈댁에 인사하는 건 다들 잘 챙기잖아요?
      나도 부담이 안되게 가벼운 인사를 했어요.
      예의를 차리는데 뜻이 있으니까...

      며느리가 그렇게 말한건, 별도로 선물을 안보내셔도 괜찮습니다 라는 겸손의 의미였어요.
      안그래도 명절에 무엇을 보낼까?
      어느정도 액수의 선물을 사야하나?
      고민고민하다가,
      아예 양쪽집 다같이 선물을 생략하자고 연락했어요.
      내가 너무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더라 했더니... 며느리가 웃습디다.

  • 깨몽깨몽2012.01.12 10:33 신고

    사돈사이라는 관계가 서로 예의를 갖추면서도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존중하는 사이가 돼야 하기에 참 어려울 것같아요. ^^
    뭐든 나눠주고 주는 것을 좋아하시는 친정엄마덕분에 고마운 줄도 모르고 저역시 많이 얻어가지고 오는데,
    엄마의 넉넉함과 시어머님의 깍듯한 예의를 배워야 하는데, 늘 저보다 나이드신 분은 어려워해서 쉽지않더군요.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레이스님을 통해서 예의를 갖추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우고 갑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2.01.12 18:55

      선화씨 처럼 시댁도 친정도 같은 도시일때는 점심때 밖에서 만나자든지... 그런 경우도 있습디다만,
      (내 친구중에는 여고동창끼리 사돈이 되었어요)
      멀리 떨어져 살면 그런 사소한 만남도 어렵잖아요?
      내생각에는 사돈끼리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예의를 차리면서 지내는게 더 좋겠다 싶어요.
      이유는... '내 단점이나 실수를 들키고싶지않아서' 라고 말하면 웃을려나? 근데,진짜야~ㅎㅎㅎ

      친정에서 많이 챙겨주고 김장이랑 음식도 다 만들어서 주는 것도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얻어먹어서 좋긴한데,
      정작 딸은 배울 기회가 없어서 솜씨가... 40대가 되어도 김치 못담가먹는 주부들도 있어요.

      내 며느리는 친정에 신세 지지말고,
      서툰 솜씨일망정 본인이 직접 만들어보고,점차 배워나갔으면 좋겠어요.
      봄부터 요리학원에 다니라고 말했는데, 계획이나 세웠는지 모르겠네.

  • 달진맘2012.01.12 18:37 신고

    사돈지간에 예우를 가추고 격에맞는 챙김이 필요 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근데 작은아이의경우 웃동서심기를 많이 헤아리드라구요
    많치않은 자식늘나아 키우다 부부연을 맺고 사는데 양가사돈 생신과 명절에는 분수에맞게 인사를 하는게 도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근데 가족 달력이 아주 좋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2.01.12 19:07

      저희 며느리 친정부모님은 교양 있으시고 예의바른 분이어서 매사에 조심을 많이 하십디다.
      그래서 저도 실수 안할려고 바짝 정신 차립니다.
      제 여동생도,남동생도, 딸의 부모여서 사위쪽 사돈이 훨씬 조심스럽다고 하네요.
      저는 딸이 없으니, 딸의 엄마 마음을 모를꺼라며 저한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줍니다.

      달력을 한장한장 넘겨 보면서 어린시절을 생각했어요.
      내년에는 아마도 손주 달력이 되겠지요?
      11월 말 쯤에 100일이 될테니, 출생에서 백일까지~

  • 여름하늘2012.01.12 22:38 신고

    ㅎㅎ 아드님이 빵구난 바지 입고 앉아서 과자먹는 저 사진 전에 봤는데
    달력으로 다시 보니 아는 사진이라고 막 반가워지네요 ㅎㅎ
    " .......... 그들끼리 지켜야 하는 법이 있느니라~"
    아휴 말씀도 잘하시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2.01.13 08:49

      봄,가을에는 짧은바지 안에 두꺼운 스타킹을 신게 하잖아요?
      울산에서 경주 놀러간다고 새스타킹 신겼더니만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서 스타킹도 빵구나고 무릎도 까지고...
      그래도 과자를 사줬더니 울음을 그쳤네요.
      찬주의 눈을 내리 깔고 야구르트 빨아먹는 입술과 볼록한 뺨을 보고있어도 즐거워요~

      며느리와 같이 있으면,내가 장난스레 말하고,웃기는 말을 잘합니다.

  • 하늘정원2012.01.13 18:31 신고

    아드님 부부가 예쁘게 사네요 ! 남도 이리 예쁜데 바라보는 부모입장은 이루 말 할수 없을것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12.01.13 21:12

      젊은부부의 자세한 내막은 모릅니다만,
      제가 보기엔 둘 다 상냥하고,상대를 위하고... 예쁜 모습이네요.
      양가 부모에게 실망 주는 일 없이 화목한 가정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까만콩2012.02.05 16:39 신고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또 들게 해주신 글 ...

    남편은 무녀독남 외아들이고 ... 전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끼인 둘째 ...
    이런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고 ... 두 아이 낳아 잘(?) 키우고 있고 ...
    시아버님, 시어머님,친정아버지,친정어머니가 친구처럼 잘 지내셨어요...
    독일 저희집에 오실때도 네분이 같이 오셔서 재미있게 지내다 가시고
    저희 없는 한국에서도 네분이 종종 만나셔서 서해 바다에 회도 드시러 가시고
    양평으로 국수 드시러 가시고 ...
    그런 모습들이 ... 외국에 뚝 떨어져 잘 지내지죠? 건강 어떠세요? ... 말 밖에 할 수 없는 저희들의 죄송스러움을
    도리어 우린 잘 지내고 있으니 괜챦다 ... 하시며 도리어 저희들을 위로해 주셨답니다.
    그러다 작년 11월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남으신 세분이 충격이 크셨죠.
    그래도 날 풀리면 세분이서 나들이 가신다는 소식에
    가을에 세분이서 같이 저희 미국집에 놀러 오신다는 소식에

    도리어 저희가 행복해집니다 ... ^^

    답글
    • 그레이스2012.02.06 20:49

      양쪽 부모님이 친구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건 자식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고 또 남에게는 부러운 일이지.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참으로... 여러가지로 수진씨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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