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한 집에 들어가면 어떻게 꾸며놨나, 어떤 가구가 있나, 집 구조가 어떤가 그런 게 궁금해야 하는데,
동생과 나는 제일 궁금한 게 오빠의 서재였다.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서재가 어디냐고?
이사를 오기 전에 웬만한 책들은 처분을 하고, 아끼는 책들만 가져왔다는데, 그게자그마치 5000권이 넘는다.
전번 집에서는 두 벽면으로는 모자라서 서점에서 진열하듯이 책장을 옆으로 밀면 안에 또 책장이 있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진열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원목으로 맞춘 16개의 책장이 큰방의 3면을 꽉 채웠다.
어쩌자고 디카를 안 가져갔는지 원! 핸드백에 넣는다고 옆에 두고는 그냥 갔더라는...
꽤 구경거리가 될만해서 다음번에는 꼭 사진으로 담아와야겠다.
부부가 오래 살면 닮는다더니, 올케도 따로 방하나에 서재를 꾸몄다.
서재가 둘, 부부 침실 하나, 손님용 침실 하나... 참~ 오빠 집답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오빠와 동생들과 함께 만나면 어린 시절의 얘기에서부터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번에 79세 되신 이모님께 세배 가서 들었다며,
60년 전에 언니(우리 엄마) 아기 낳는 해산 도우러 갔다가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우리들을 한바탕 웃겼다.
20대 중반의 엄마, 그리고 최초의 내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때 살던 집.
추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동안 회사 사보에 연재했던 글들을 책으로 내었다고, 오빠의 이번에 출간한 책을 받아왔었고,
오늘 그 책을 읽었다.
책 마지막 목차에 에필로그식으로 있는 일본에서 공부하던 시절의 아버지와 할머니에 관련된 글을 읽고 나니,
봄날의 아지랑이 마냥~ 아련하고도 간절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