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우 아가씨들이 결혼을 상상할때,
예쁜 드레스를 입고 멋진 곳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하는... 그게 정상 아닌가?
선영이는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그게 왜 필요하냐고?
결혼식 당일 비용으로 한집에 수천만원씩 들여서 식을 치루는 것이 얼마나 필요없는 낭비냐?
혼인신고만 해도 무방한 것 아니냐?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그렇게 말한단다.
명훈이 생각도 역시 그렇고...
전화를 받고보니 참~!!!
무슨 뜻인지 잘 알겠는데, 부모의 사회생활도 무시할 수는 없는거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고나면 정도 이상으로 간소했던 결혼식이 후회된다.
그러니, 합당한 예식장을 알아보거라~했다. (선영이도 엄마에게 엄청난 압력을 받은 모양이고)
어제 오후에 몇군데를 돌아다녔는데,
5,6,7월에 호텔 결혼식장이 빈곳이 없더라는 소문은,
5천만원 미만의 적당한 가격의 빈곳이 없더라는 말이었나보다.
반얀트리,신라호텔,쉐라톤 워커힐 모두 야외결혼식도 가능하다는...
아침에 다시 전화가 왔다.
이렇게 비싼 결혼식이 꼭 필요하냐고?
한정식으로 유명한 삼청각에도 가봤는데,
그곳은 호텔의 4분의 1 ~ 5분의 1 가격으로 결혼식이 가능하더란다.
어머니의 의견은 어떠시냐고 묻는다.
세훈이를 먼저 보내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감정변화를 들려주고,
딸의 결혼식이 신부어머니에게 주는 의미도 말하고,
세훈이가... 다음에 형 결혼식은 어머니 흡족하도록 호텔에서 성대하게 하시고,
제 결혼식은 저쪽 형편에 맞추어서 간단하게 할께요~ 어머니 죄송해요~~~ 이해해 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얼른,목소리를 가다듬어서... 괜찮다고,그게 뭐 대수냐고, 미안해 하지마라~ 엄마는 이해한다. 그렇게 말했었다.
서운해서 눈물이 난게 아니라,
내아들이 지금 어떤 기분일까... 엄마 눈치보면서, 그렇게 말하는 세훈이의 심정이 읽혀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점점 생각이 변해가더라구.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한번 결혼식을 시켜보고 감정의 변화를 겪은 나와는 달리,
자녀의 첫결혼을 기대하는 엄마의 입장은 다르지.
처음에는 온갖 상상을 다 했을... 기대에 어긋나면 실망도 클테니까.
나는 선영이 어머니 의견에 따르겠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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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suk2012.03.11 23:18 신고
어제 저희 시어머님께서 서울에서 안사돈어른과 신랑신부 한목을 맞추셨더라고요..저희 시이모님께서 한복점을 하시기 때문에 서울에 가셔서 치수를 재고 하셨나봐요..
답글
그 길에 안사돈어른께서 신랑신부 시계는 알아서 하신다고 신경쓰시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신부 시계를 로렉스 콤비로 생각하시는듯..
사실은 저희가 부조로 신부 시게를 하나 선물할까 생각했었거든요..
예산은 5백정도에 까르띠에 발롱블루 정도로..
수준에 미치진 않겠지만 나름 신부 예물은 저희가 준비하고 싶었는데..
신경쓰지 말라는 말씀을 들으니 우리를 배려하셔서 그러셨겠지만 저는 왜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될까요?..
돈으로 어머님께 부조를 하면 흐지부지 없어질것 같아..
큰걸로 하나 해주고 싶었는데..-
그레이스2012.03.12 09:34
까르띠에 발롱불루가 종류가 다른가?
12월에 보니까 천만원이 넘었는데, 그쪽에서 사면 상당히 차이가 나는구나.
조금 서운할수도 있지만 신부쪽에서 사준다니 돈 안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뭐.
준비한 돈은 시어머니 드리지말고, 시동생에게 신혼여행비는 형님이 부담하겠다 말하고 직접 줘라.
그러면 생색도 나고, 의미도 있을 것 같네.
명훈이는 "어머니 예단비 안받으면 안돼요? 전 그게 싫은데..." 하더라.
하룻밤을 생각하다가 그러자고 했다.
10원도 안받는, 아무래도 쿨~~~ 한 시어머니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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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가는 글이 입니다...화려한 결혼식도 있지만 진심이 담긴 소박한 결혼도 멋집니다.
답글
제 주위에도 교회에서 간단하게 올린 결혼식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아주 잘 살고 있는 친척이 있답니다!
결혼식보다 그후 어떻게 사느냐가 더욱 중요하겠지요 -
본인들의 생각도 중요하구요 전 친정어미입장에서 작은딸 혼인식을 저희목장 풀밭에서 해주었는데
답글
제가 많은 고생을 했지만 아름답고 소박한 결혼의식 이었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큰딸아이는 원한다면 혼주들이랑 가까운 가족들과 외국으로 여행을 하서 혼식의식을 치루고 오고 싶습니다.
전 가끔 제주변 분들이 청첩을 해주어 가면 돗데기시장같고 혼인식 을 하더말던 봉투만주고는 피로연 식장에서 와글쩍 떠드는 식의 결혼은 안해주고 싶었습니다. -
어제 밤에 들어와 글을 읽고
답글
오늘은 들어와 두분이 주거니 받거니 하시는 이야기 묵묵히 듣고...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나도 혼주가 될날을 생각하며 말이예요 ㅎㅎ -
2012.03.12 18:24 신고
그레이스님~큰아드님결혼식되어 가는 과정들을 흥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훌륭한 아드님에 손색이없는 예비며느님을 맞이 하시니 마음이 흡족하시고 행복하시겠어요. 축하! 축하드립니다~
혹시 참고로 말씀드리면야외결혼식은 제가 몇번 가보았는데 날씨때문에 계속 신경을 써야하고 하객들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낮에는 햇빛때문에 힘들고 저녁에는 해가 지면 서늘하고 추워서
식사할때 호텔에서 타월을 얻어 뒤집어 쓰고 식사했답니다.
제말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참고로 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비밀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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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친정엄마도 시어른 두분 다 공무원이시라서 제 결혼식을 공항터미널(그땐 여기가 최고였답니다^^) 에서 못한 걸 못내 서운해 하셨었지요.
답글
아마도 첫째고 딸이다 보니 여러가지로 그레이스님의 마음 같으셨을거에요. 현명하게 선택권을 잘 넘기셨네요.
지난 겨울 대학 친구들과 모임에서 요즘은 결혼 예식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비싸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 결혼식은 교회에서 아니면 100명 이하로 간단히 해야한다고들 얘기하던게 생각이나네요.
다들 좋은 부모님 밑에서 부유하게 컸던 나름 그때 당시는 드레스도 결혼식장도 최고로만 하고 결혼했던 친구들이 막상 나이가 들어 본인 자식들 생각을 하니 정말로 우리들부모님께 감사하자며 우리 아이들에겐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이야기를 했더랍니다.
제가 상상해 보는 저희 딸의 결혼식은 여건이 된다면 교회에서 조용하게 하거나 100-200 명정도로 가든 파티 아니면 정말 가까운 사람들과 발리나 하와이 같은 곳에서 여유롭게 하고 싶어요.
해외나와서 살다보니 저도 생각이 그런걸까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
그레이스2012.03.14 21:05
맞아~ 공항터미널 예식장~! 90년대 중반에도 그곳에서 많이들 했었지. 나도 하객으로 여러번 갔었거던.
(그때는 호텔결혼식이 금지되었었잖아)
일류호텔 결혼식은 기본이 1억이고(호텔에서 말하기는 7000 정도라 하는데 옵션추가가 되니까 대충1억이 나오네),
하객이 많고 장식에 좀 더 들었다 싶으면 2억이더라.
그러니, 놀랄 수 밖에.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 하와이 가서 해도 돈은 상당히 들겠더라.
왕복 비행기와 며칠간 호텔비용 그리고 파티비용 + 결혼식 비용...
또 살림집 꾸미기에도 엄청 돈이 들잖아?
점점 서양식으로... 너희들이 번 돈으로 결혼식 치루어라~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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