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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예단비.

by 그레이스 ~ 2012. 3. 17.

 

 

 

오랜 사귐을 가져온 사이에는 말하지않아도 서로 통하는 게 있고,

 

내가 어떤 말을 하면 상대방은 무엇을 생각 할 것이라는 짐작을 한다.

 

그러기에, 내 말과 행동이 어떤사람으로 비춰질지 항상 조심하게 되고...

 

부모와 자식사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식들이, 부모를 실망 시킬까 염려되어 어느 기준을 벗어나지 못하듯이, 

 

부모들 또한 자식들이 기대하는 그 범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큰애가 전화로 물었다.

 

여자쪽에서 남자쪽에 보내는 예단비라는 게 있어요?

 

그래~ 있어.

 

그러면,어머니 입장에서는 얼마 정도 받게되나요?

 

대강 오천에서 일억 정도?

 

혹시........(뜸을 들이다가), 그거 안받으면 안되요?

 

저는 그게 참 싫은데요~ 결혼에 돈이 오고간다는, 그 문화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성의표시로 주는 선물만 받으면 어떻겠어요?

 

순간, 당황스럽고, 가슴에서 철렁~! 하는 소리가 나는 듯 했다.

 

알았다,생각해보마~  일단 그렇게 대답하고 전화를 끝냈다.

 

 

항상 그러하듯이...

 

이성적으로 분석을 먼저 해보고, 어떻게 처신하는 게 현명한 결정인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짧은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서운함과 좀 억울한 느낌, 그러면서도 그게 옳은 판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

 

한편으로는, 세상이 변했는데도 결혼풍습만 그대로이구나~!! 놀랍기도 했고.

 

딸을 키운 부모도 그만큼의 교육비와 온갖 정성이 다 들어갔는데, 옛풍습을 그대로 따를 필요가 있겠냐고?

 

다시 전화를 걸어서,

 

"니생각이 옳다, 예단비는 안받겠다고 전해라~ "

 

 

 

아들이 내가 기대하는 그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을  못하듯이,

 

나 또한 아들이 원하는 어머니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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