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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주변 사람들.

by 그레이스 ~ 2012. 5. 7.

예단에 관한 글을 보고, 고민을 의논하고싶다며 전화가 왔다.

시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엊그제 시댁으로 예단이 왔단다.

시어머니께서 엄청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예상과는 다르다고...큰아들에게 전화해서 푸념하시면서 우시더라는...

며느리 입장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내 의견을 말해주고,시어머니께서 빨리 마음을 푸실 수 있는 (급소를 자극하는) 비책을 써라고 했다.

 

작년 가을에, 50대 중반의 아는 동생이 딸이 결혼하게 되었다며,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털어놓은 사연이...

딸이 같은회사에 근부하는 청년과 연애를 했는데,키 크고(180) 잘생기고,좋은대학을 나왔고,성격이 좋더란다.

결혼을 하려고 보니, 형편없이 가난한 집안의 큰아들이더라는...

그래서 남자가 차마 프로포즈를 못하는 걸 알고 딸이 먼저 결혼하자고 매달렸다고,

 

중대한 의논이 있다며 집에 내려온 딸이... 애원을 하면서,

만약에 허락 안해주셔도 같이 살겠다고 하더란다.

청년의 어머니는 평생을 파출부로 일해왔고, 아버지는 노동일을 하신다고...

 

이웃으로, 주변사람으로,가장 도움이 되는 말은...

이미 벌어진 일을  긍정적으로 말해주고,결단을  칭찬해주는 것.

반대해봐야 자식 가슴에 상처만 남긴다, 사윗감 하나 좋으면 다행 아니냐?

당신이 넉넉한 형편이니 한꺼번에 딸 시집 보내고 아들 장가 들이는 것 으로 생각해라~

당신은 그만큼 베풀 수 있는 사람이다~

돈보다 더 큰 덕을 쌓았으니 노후에 크게 복받을꺼다~

심란해하는 아우를 한껏 칭찬하고 풀어줬다.

 

혼사를 앞두고 신부집에 예물이 가고... 신랑집에 예단이 가고...

그 과정에 꼭 주변사람들이... 부족하다,그게 뭐냐,, 서운하겠다 등등으로 부추기고 화근을 만들더라.

주변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남의 일에 약올리는 처사는 무슨 심뽀일꼬?

 

엄마가 가슴에 화를 품고 있으면,자식에게 나쁜 기운이 전해진다는... 것을 아는가?

(젊은엄마는 자라나는 아이에게..., 나이많은 엄마는 성인이 된 자식에게...)

그러니, 서운하고,화나고, 속상한 일은 되도록 빨리 털어내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도록 평소에 훈련해야겠지?

 

 

    • 신부집이 다행히 넉넉한 형편이어서 서울에 아파트도 구해주고,
      예단과 혼수 패물 등등 양쪽집 결혼비용을 모두 신부엄마가 준비했어요.
      그 과정에 한번씩 푸념을 하면...이왕이면 기분 좋게 해라고 다독이고 격려를 했었지요.

      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 자운2012.05.08 00:27 신고

    결국은 남의 시선 때문에 더 속상해하고, 비교하게 되고 그런 것 아닐까요.
    그 분, 부디 마음 잘 추스렸기를 바랍니다.

    • 그레이스2012.05.08 07:39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아들이 그런 경우에 이웃에서 많은 기대를 하도록 부추기고 이것저것 코치를 합디다.
      비슷한 조건의 아들을 둔 친구가 예단비를 1억을 받고 또 신부집에서 아파트도 사줬다는 말을 듣고
      그 시어머니도 1억은 올꺼라고 기대를 하셨던 모양이예요.
      아무튼. 참....

  • 해린엄마2012.05.08 00:47 신고

    언제나 모범적이고 가장 이상적인 해답을 찾으시고 실천하시는 그레이스님이 계셔서
    저는 삶의 등대가 있는 기분인데

    두 아드님은 얼마나 든든하고 자랑스러울까요.
    아마 며느님들도 곧 알게 되겠지요.

    제 짧은 생각과 마음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길을 제시하고 열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긴다는건 정말 쉽지 않는데. (그것도 업무가 아닌 일상에서)
    그레이스님의 그 지혜를 본받고 싶습니다.

    • 그레이스2012.05.08 07:50

      이번에 남편에게서 뜻밖의 찬사를 들었다.
      "당신을 엄마로 둔 명훈이 세훈이가 부럽다" 하시더라.
      앞으로도 자식들에게 등불 같은 엄마가 되라고 하면서...

      해린이 엄마에게 전화로 말했던 그 일도 있고...
      나는 사건이 생기면,
      이왕 벌어진 일... 수습할 방법을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감정을 빼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해답을 찾자.
      그런 자세가 내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해린엄마에게 말했듯이 손해를 보고 명예를 택했다.

  • 씨클라멘2012.05.08 00:59 신고

    그레이스님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언제나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상대의 입장까지 배려해서 통 큰 판단을 내리시고,
    또 그렇게 결정하신 일에 대해서는
    중심 흔들리지 않고 확실하게 밀고 나가시는 지혜로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 됩니다.^^

    서울 오실 때 함 뵙고 싶은데..
    다음 서울 행을 하실 때는 기별 함 주세요~~

    • 그레이스2012.05.08 07:54

      이번에 또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눈치챘지?ㅎㅎㅎ

      나도 만나자고 전화할까 몇번이나 망서리다가 연락을 안했다.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
      5월 중순에 가면 연락할께~

  • 꿈꾸는그녀2012.05.08 12:34 신고

    정말 현명하신 분이라는걸 느끼면서, 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
    같은 일은 아니지만, 저도 어제 어버이날 행사로 시댁어른들과 동서내외와 식사를 하다가 기분이 몹시 상하고 내내 마음이 괴로웠는데,
    말씀 하신 것처럼 어차피 벌어진 일,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면 기분 좋게 하고 제 품위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올리신 글을 보면서 제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말씀을 들은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님처럼 저도 기품있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네요.
    와서 종종 배울께요.

    • 그레이스2012.05.08 20:58

      정말 흐뭇하고도 고마운 글을 남겨주었군요.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젊은시절에는 감정을 절제하고 조절하는게 참 어렵더라구요.
      속상하고,서운하고,분노하고,서럽고.. 그 중의 어떤 일이라도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잖아요?
      가난한집 맏며느리...
      몇번 겪다보니,
      되도록이면 빨리 나쁜 감정을 비워내고, 평정심을 회복하는게 나를 위하는 길이라고 깨달았어요.
      나를 귀하게 여기자, 품위있게 포장하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몇번 연습하다보면,
      점점 버릇이 들어서... 나중에는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말도 듣게 되는군요.

  • fish2012.05.08 13:54 신고

    그레이스님 !! 진짜진짜 존경하지 않을 수 없어요...
    다들 결혼해 본 사람이라면 예단문제가 나오면 "이 결혼을 해? 말아?' 라는 고민 한번 쯤은 해봤을거 같아요.

    아마도 두 아드님 며느님이 얼마나 좋은 어른들의 가족이 되었는지 알게 될거에요.

    건강 조심하세요~

    • 그레이스2012.05.08 21:15

      혼수나 예단문제로 마음을 상하는 경우가 50%라면
      수월하게 서로 양보하면서 결혼하는 경우도 50%가 된다고 생각해.
      윗글의 주인공 처럼 완전히 다해주는 엄마도 있잖아?

      다행스럽게도 내 주변에는 유난스러운 사람이 없더라구.
      세상이 많이 달라졌더라.

  • 깨몽깨몽2012.05.08 17:22 신고

    윗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저역시 무슨 일이든 이왕하는 것,
    당당하고 품위있게 실천하시는 모습을 늘 감탄하고 많이 배우고 닮고 싶습니다.
    남매를 키우니, 곧 머지않아 저도 겪게 되는 일이 되겠지요. *^^*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집에서 다시 태어나면 맏이로 태어나고 싶지않다는 친구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 제 친구들이 말만 그렇고 다들 착하거든요. ㅎㅎㅎ.)
    경제력이 있든 없든, 맏아들 맏며느리 맏딸 맏사위는 남다르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 그레이스2012.05.08 21:23

      맏이로 길러진다는 거...
      어려서 부터 책임감과 부모의 기대를 의식하면서 자라니까~ 고달픈 운명이다 그치?
      하지만,
      맏이로 자랐기때문에 얻어지는 장점도 많잖아~ (책임감,인내심,결단력,포용력,이해심...)

  • fish2012.05.08 22:24 신고

    아 참~~ 어버이 날이라서 인사 올린다고 들어왔다가 답글들만 달고 나갔었네요 .
    오늘이 지나기 전에 다시 남깁니다. ^^
    제 나이비슷한 또래나 이 블로그에 찾아 오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좋은 부모님 같은 분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그레이스2012.05.08 23:29

      수희씨~ 고마워요~^^
      나를 지지해주어서 어깨가 으쓱해지네.

      찾아와서 내 글을 읽어주고,인사말을 남겨주는 모두에게 고맙고...깊은 정을 느낀다.
      내 글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분들... 나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또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지켜보고싶어.

      이번 어버이날은 내게 특별한 날이야.
      며느리가 생긴 첫해이잖아.
      용돈도 많이 받고 꽃바구니도 받고...

  • 사랑jy2012.05.09 19:46 신고

    어버이날은 잘 보내셨는지요?
    세월에서 얻은 귀한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너그럽고 배려심있는 어른이 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그레이스2012.05.09 21:11

      오랫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참~ 저위의 fish 는 예전 아이디가 앵무새 인데 기억 할려나?
      벌써 5~6년이나 되었네.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많다보니까 여러 일을 겪으면서 살아온 경험도 많고...
      그래서 30대 40대에게 경험을 얘기헤주는 상담자 역활을 하게 되는군요.
      아동심리와 교육이 전공이다보니... 멘토역활도 하고...

      호응해주는 여러분들 덕분에... 많이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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