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게 서러우세요?
삼십대 젊은이의 질문이다.
'은교' 라는 영화에,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며,
"나이 든 사람들이 왜 젊은 사람들을 부러워하죠?
못가져본 시절도 아니고, 예전에 거쳐온 시절인데..." 라는 물음이다.
은교에 나오는 노교수는, 순리를 거슬러 어린 여자를 사랑하는...
그러니,젊음이 부럽고 또 젊은이와 경쟁하려니 자신의 늙음이 고통스럽겠지요.
노인이 되어서도 10대 소녀를 사랑한 괴테 처럼... 피카소 처럼...
젊음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겠다고 했던가?
그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늙은이들이 젊은이를 바라보며 부럽다고 말은 하지만,
젊은사람이 부러운게 아니라,
젊음 자체가 부럽고, 오버랩되어 보이는 나의 젊었던 그 시절이 부러운 것이라고...
그시절의 풋풋함, 그시절의 감성, 그시절의 열정, 그시절의 체력, 그시절의 사랑...
나의 그시절이 그리운 거라고.
하지만, 다시 젊은시절로 돌아가겠느냐고 물으면... 나는 사양하겠습니다.
마라톤 전구간을 완주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30대의 나,40대의 나,50대의 나... 지나온 그 순간들이 다 소중했다고 말하고싶어요.
대충 그렇게 썼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있는 노년에 관해서, 점점 다양한 생각을 하게된다.
60세가 된 그해 1월에 다짐했던 내용도 다시 기억해보고...
80세까지가 내 수명이라고 가정하고 앞으로 20년이 남았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기록하자고 했다.
이제 18년 남았네.(한동안 잊고있었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저서 '노년에 관하여'를 보면,
젊은이들에게 노년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젊어서는 가지지 못하는 깊은 사려와 판단력이 생기고,
젊은시절에 가졌던 욕망 갈등 야망, 이런 것들과의 전쟁이 끝나고 자기자신의 자아와 함께하는 삶을 즐기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법을 알게되는...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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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럴 수도 있네요. ㅎㅎㅎ 제가 2주일 동안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에 매달려서 노년에 관한 논문 작은 거
답글
하나 쓴다고.ㅎㅎㅎ 노년에 관한 걸 쓰다보니 모른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구요.
저도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라면 안 갑니다.-
그레이스2012.05.29 20:00
어머나~!
역시 작가라서 다르네요~
키케로의 저서에 대해서 말 할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이 반가움~!!
탁월한 능력의 인간 키케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과거에 대해서 아쉬움이 없다는 건, 비교적 잘 살아왔다는 자부심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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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2.05.30 09:32
오늘 아침 남편에게 질문했더니,
답글
어린아이 시절 부터 통털어서 가장 편안한 시기는 지금이고,(아무 걱정없이 취미생활만 하면 되니까)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돈을 잘 벌어도 시간에 자유가 없었던 시절은 행복이라 할 수 없으니까
아이들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런던 주재원 시절 부터 10년간 이라고 합디다.
그때부터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었고,
(시어머니 시동생에게 나가는 돈도 생활에 위협은 아니었고)
두아들은 부모의 기대치 보다 더 잘 자라주었던 시기 였으니까.-
그레이스2012.05.31 10:02
특히나, 젊은시절엔 - 오랜세월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던 책 - 고전을 많이 읽는게 정말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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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싱그럽고 아릅답긴한데 저도 지나온 과정이라 부럽다기보다는 그들을 바라보는게 좋던데...
답글
나이드니 지헤도 삶에 안목도 생기고 하여 헛된 과욕이 아니면 좋은시기인듯 싶습니다.-
그레이스2012.06.01 19:34
육십 즈음에 가장 바라는게 있다면 건강 아닐까요?
큰병이 없어도 소소하게 팔다리가 아프다든지... 눈이 나빠졌다든지, 칫과에 다닌다든지... 병원 갈 일이 자꾸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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